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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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소년

 

하루에도 수십번 아이고 웬수야!를 외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애 키우는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물론 이 웬수들때문에 웃고 살고 있는 거지만.

 

부모가 완벽한 아이를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고 착하고 예의까지 바른 아이. 퍼펙트한 아이!

모든지 완벽하게 잘하는 아이가 있다면? 웬수야라는 소리를 안하고 마냥 행복하기만 할까?

 

'예쁜아'라고 불러 줄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말고는 아무도 없는 바톨로티 부인.

집을 나간 남편이 있고 자식도 없고 홀로 외롭게 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독특한 패션의그녀를 유별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럴수록 바톨로티 부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범상치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진다.

주문한 기억이 나지 않은 커다란 택배가 도착한다.

집을 나간 남편이 주문한 것일까?

 

택배상자 속 물건은 20kg자리 캔깡통이다.

안에 들어있던 것은 8살 쯤되어보이는 사내아이. 쭈글쭈글한 사내아이였다.

공장에서 갓 출시된? 제품이라면서 동봉된 쪽지엔 "이 제품은 일상적인 관심 이상의 애정이 필요하다."란 문구가 적혀있다.

 

부모가 공장에 주문을 하면 부모가 원하는 맞춤형 깡통소년이 배달된다.

부모님께 기쁨을 주고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소년.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아이를 받게 된 바톨로티 부인은 사랑스런 소년이 마음에 든다.

아이를 위해서 옷을 사고 침대를 사고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마련해준다.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패션, 불량한 음식이 앞으로 험난한 일상이 남아 있음이 보인다.

 

8살짜리의 하루는 어때야할까?

부모들이 매일 잔소리하는, 틀에 박힌 모범적인 일상이 정말 좋은 것인가라는 뜬금없는 의문을 갖게하는 이야기다.

세상을 향해 문을닫고 살던 바톨로티 부인이 깡통 소년을 통해 사람들에게 문을 열고 사랑을 배우는 것이 인상적이다.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더 크다라는 걸 새삼 느끼게되는 이야기.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치를 맞추지 못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내가 내 부모에게 그런 기대치를 맞춰주지 못했듯이.

공장에서 인형찍어내듯이 다 똑같은 아이라면? 정말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가끔씩 너무도 보기싫은 내 모습을 닮아서 눈쌀이 찌푸려지지만 어쩌겠는가. 내 새끼인 것을.

부모는 자식이 자신의 보기 싫은 모습을 하면 잔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하는데.

아마도 내 아이는 나를 너무도 많이 닮았나보다.

 

세상에 날 닮은 아이가 있다는 것, 내가 낳고, 키우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할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이야기였다.

잠깐! 아이들도 내가 엄마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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