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 밝힌 '막다른 골목의 추억'.

 

"삶의 고비에 설 때마다 혹은 인과의 고리를 찾을 수 없는 불행에 맞닥뜨릴 때마다, 우리는 '왜 하필 내게 이런 시련이.'라고 생각하며 하늘을 원망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곤 합니다.

하지만 삶의 고비도, 예기치 못한 불행과 시련도, 어느 날 불쑥 내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생의 커다란 흐름 속에 이미 마련되어 있던 것임을, 아깝게도 시간이 한참 흐르고 마음도 추슬러진 후에야 깨닫곤 합니다. 그러니 당장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황량함과 시련의 깊이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227page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에게 마치 한겨울 구름 낀 하늘처럼 어정쩡하고 묘한 밝음과 어두움이 혼재했고, 그래서 나는 그를 좋아하게 될까 봐 주춤거렸다. 젊은 날의 사랑에는 아주 중요한, 내달리고 싶어지는 열정, 흥분, 그런 것을 전혀 느길 수 없을 듯해서였다." - 10apge

 

5개의 단편,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푹 빠져서 보게된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이들의 미래를 어떻게 될까란 생각으로 계속 읽게된 책이다.

짧은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이 담긴 추억을 들려줘서 그런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남는다.

 

어린 시절 풋풋하게 지켜주고 싶었던 소년에 관한 이야기  '따뜻하지 않아.'

첩의 아들이지만 집안의 귀여움을 받고 자라던 소년 마코토. 주인공 소녀는 그런 마코토를 지켜주고 싶었다.

유달리 집에 가기 싫어했던 마코토는 칼을 휘두르던 친엄마에 이끌려 동반자살의 희생량이 되고 만다.

그 후로 소녀는 마코토를 보지 못했다. 그날 집에 울면서 가기 싫다던 마코토를 보내지 않았다면 이 둘의 사랑은 이어지지 않았을까.

 

사랑이란 무엇일까란 의문을 던지는 '유령의 집'.

불타는 열정이 아니면 사랑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옆에 있으면 편하고 서로 말이 통하는 사이.

아무 말하지 않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가 무엇인지 몰랐다.

대학 동창이던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도 하지 못한채 8년이란 세월을 멀리 떨어져지내고 만다.

하지만 만나야할 사람은 만나게 되는 것인지 8년만에 우연히 만나 '결혼하자'란 말을 꺼내고 '좋아'란 대답을 한다.

활활 끓어오르는 사랑, 달달한 표현의 사랑과는 또다른 느낌의 깊은 사랑이었다.

 

가을에 어울리는 이야기다. 여성들이 좋아할 이야기.

누구든 다른 사람에겐 털어놓지 못할 비밀이 추억이 존재한다.

그런 추억이 행복한 것이라면 좋겠지마 그렇지 못하다면 나름의 치유방법이 필요하다.

고통스런 기억이 추억이 되는 건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스스로 만들 수밖에.

스멀스멀 우울함이 밀려올 때 꺼내들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