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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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보낸 편지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

 

사랑스러운 두 남녀가 춤을 추고 있다.

얼굴에 한껏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

남자의 왼손에 반지가 눈에 들어온다.

 둘은 관계는 부부일까?

 

책표지의 사진이다. 그리고 이 사진은 실존인물들이다.

2007년 9월 22일 자택에서 아내와 동반자살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 앙드레 고르 부부.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리게 되자 남편 앙드레 고르는 공적인 활동을 모두 접고 20년간 간호했다.

하지만 결국 아내와 함께 한날 한시에 눈을 감는 길을 선택한다.

 

이 책은 동반자살하기 전 앙드레 고르가 부인 도린에게 보낸 한통의 편지다.

그래서 책임에도 불구하고 91page로 아주 얇다.

하지만 한통의 편지라는 점을 볼때 아주 긴 이야기다.

 

이 책이 발간되고 난 뒤 동반자살을 했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여운을 남기고 있다.

80을 넘긴 노부부의 사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애절함과 사랑표현이 담겼다.

젊음 청춘의 불같은 사랑과는 또다른 느낌의 깊이있는 사랑이다.

 

 

 

 

 

"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오직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 6page

 

 

 60평생을 함께 한 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나를 돌아보게 된다.

만약 남편이 불치의 병에 걸린다면 나는 같이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지금 이순간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그러지는 못할 것 같지만.

내 나이 80이 된 시기라면 아마도 같이 가고 싶을 것 같다.

단, 우리 부부 그때까지의 삶이 지금처럼 평탄해야 가능한 이야기겠지?

나는 그런데 남편은 과연 날 위해 같이 눈을 감아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혼소식이 들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이혼을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난다는 건 요즘같은 세상엔 정말 복이란 생각이든다.

그렇기에 앙드레 고르 부부의 이야기는 더욱 마음을 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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