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힘줄을 떠올리게 한다!" - 런던 타임즈

"전세계 문학상 12회 수상, '올해의 책' 40회 선정작!"

 

책 띠지의 문구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물론 책 제목 <자.살의 전설>과 책 표지의 이미지가 합쳐져 암울함이 책도 읽기 전에 덮쳐오기도 했다.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이비드 밴은 처음 접하는 작가다.

궁금해서 "데이비드 밴" 이라고 작가이름으로 검색을 해도 나오질 않았다. 구글로 검색해야 나온다.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의 주요 문학상 12개를 수상하고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떠오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잘 알려지지않은 작가인가?

그래서 더 궁금했다. 더욱 이 책이 주인공의 삶을 담은 반자전적 소설이라는 말에 작가의 인생에도 주목하게 된다.

5편이 단편과 1편의 중편이 담긴 소설이다.

 

 

"나는 알래스카의 알류샨열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케치칸에서 보냈다.

케치칸은 매년 강우량이 6천 밀리미터에 달하는 한대 우림으로 내 상상 속에서는 언제나 신비스러운 곳이다......중략......

물고기는 훨씬 더 신비했다. 처음 잡은 대왕연어는 나보다 컸는데 나를 끌고 물속으로 들어가려는 통에 아버지가 뒤에서 나를 40분 동안이나 붙잡아야 했다.

할아버지는 장장 120킬로그램짜리 핼리벗을 잡았다."  -308 page 한국 독자들에게

 

 

 

 

 

원서는 화려한 물고기 그림의 표지가 담겨있다. 한국어판 책표지보다는 왠지 원서의 책표지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판은 왠지 굉장히 우울한 느낌만을 담고 있어 너무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기때문이다.

책 속에서 물고기는 아주 강한 인상을 주며 등장한다.

 

한 단편 속에서는 주인공 소년이 부모님의 싸움에 집을 뛰쳐나가 남의 집에 들어가게된다.

그곳에서 어항 속 물고기들을 발견하고 왠지 배가 고파보여 먹이를 준다는 것이 피클을 한가득 어항 속에 넣어버린다.

당연히 물고기들은 피클과 함께 싸늘한 시체로 어항 바닥으로 가라앉게되고 만다.

또 새로 산 물고기를 이미 기르고 있는 물고기가 들어있는 어항에 넣는다. 그런데 새로온 물고기들의 기존 물고기의 눈을 모두 뽑아버린다.

주인공 엄마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새로산 물고기들을 건져 변기안에 넣고 물을 내려버린다.

실제로 구피를 키우다가 서로 뜯어 먹는 책 속과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기에 아주 생생하게 본 것과 같은 잔상이 머릿속에 가득하게 남는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잔인해보이는 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들.

그와 반대로 저자에겐 아버지와 아들의 행복한 한때를 상징하는 것에 물고기가 있다.

 

 

 

출처) 구글이미지

 

 

네 살배기 꼬마였을 때 핼리벗이란 거대 물고기를 잡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물고기일까 궁금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알래스카 핼리벗은 실제로 엄청나게 큰 물고기였다!


 

 

출처) David Vann.

 

 

"왜 떠나고 싶어?

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내 진짜 삶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그냥 겨울을 나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싶지도 않고요.

이해한다. 하지만 난 어쩌라고? 1년은 머물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게획을 세운 거고. 일도 그만두고 이곳을 산 거 알잖아. 네가 떠나면 난 어떻게 하란 말이냐?

몰라요.

그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니?

네. 미안해요. 로이는 겁이 났다." - 138 page 수콴 섬

 

 

저자의 복잡한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한 단편들보다는 저자의 진짜 이야기인 것 같은 "수콴 섬"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단편들은 그의 유년시절처럼 마구 뒤섞어놓은 듯한 느낌의 이야기라서 거부감을 느꼈다면 "수콴 섬"에서는 이제는 어느덧 성장한 저자가

이제는 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을 했는지, 왜 아버지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용서와 이해를 하려고 한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이 아버지를 거절했다는 그 속죄를 책속 이야기를 통해 절실하게 담고

저자의 삶을 담았다고 해서 당연하게만 흘러갈 것 같던 줄거리가 엽기적이고 충격적으로 흘러가는 것에 놀라게된다.

 

부모님의 이혼, 저자의 아버지는 알래스카를 전전했고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 방학 때마다 놀러갔다고 한다.

13살이 될 때 아버지가 저자에게 알래스카에서 함께 지내자고 했지만 저자는 거절했다. 그 직후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 저자는 그 속죄의 마음을 담아 책 속 중편 "수콴 섬"을 썼다고 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물고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부자의 사진이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보였다.

책에 이런 사진들도 함께 실려있었다면 더욱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책 속 단편에 나오는 주인공은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집에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 얼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은 저자의 "한국 독자들에게"를 통해 밝힌 저자의 유년 시절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이야기들이 실제가 아니라고 하기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생각해보며 읽게된다.

 

데이비드 밴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곧 만나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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