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성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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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가슴속에서 우러나온 말들

 

'가난한 이들의 벗'이라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 소식이 들린다.

방탄차 대신에 오픈카를 타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허리를 숙여 손을 잡아주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개구쟁이같은 모습으로 아기 염소를 어깨에 올리고 활짝 웃는 모습이라던가

몸이 불편한 사람의 활짝 웃는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는 장면을 떠올리면 정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다가가기 어려운 근엄함보다 왠지 친숙하고 가까이가고 싶어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각국 정부에 관용의 정신으로 경제적인 소외가 없도록 가난한 자들에게 부를 재분배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기사를 보며

어린 아이와 약한 자들에게 손을 뻗고 있단 생각을 했다. 

가난한 자들의 벗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의 상징인 벨벳 망토와 붉은 신발대신 흰옷을 고수한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대신 포드를 타고 다니며 그 이름다운 행보를 보여준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이제까지 한 번도 교황명으로 사용되지 않은 이름이라고 한다.

청빈, 겸손, 소박의 의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뜻이라고 하니 그 이름에 참 잘 어울린다.

 

물론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반대등 논란이 되는 말들을 언급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무신론자들도 양심에 따르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반박을 사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신을 믿지 않아도 자신의 양심을 따르면 신은 자비를 베풀 것이다. - 프란체스코 교황.

 

언제부터인가 종교라는 것이 사람답게 살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변되지 않고

서로 다른 종교는 배타하며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종교때문에!

가만 생각해보면 정말 말이 안되는 말이다.

사랑을 외치는 사람을 생각하는 종교가 사람들을 갈라놔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자신과 같은 종교가 아닌 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바라볼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슴에 새빨간 십자가를 달고 성경책을 높이 들면서 전철안에서 하나님을 믿습니까, 사탄아 물러가라하면서

이질감을 느끼게하는 종교는 신도 원하지 않는 모습일거라 생각한다. 사람에 의해 변질된 종교.

그런 의미에서 프란체스코 교황의 말과 행동들은 가슴깊이 울림을 준다.

이 책은 사랑, 위로, 인도의 말로 주제를 나누어 그의 말을 전하고 있다.

교황직을 시작한 2013년 3월부터 4달간의 연설과 설교를 담았다.

 

 

 

 

 

"여러분의 미래는 생애의 이 소중한 한 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아는 데 달렸습니다.

투신을 무서워하지 말고 희생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미래를 겁먹는 눈으로 바라보지 마십시오!

희망을 생생하게 간직하십시오!

지평선에는 늘 빛이 있습니다." - 1부 사랑의 말들 중에서

 

성령과 교회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기에 무신론자들이 읽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한 교리를 담은 이야기가 아닌 베푸는 마음, 연대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기에

카톨릭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책 속 말들을 들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지 않더라도 어느 페이지 마음이 가는 곳을 펼쳐 교황 프란치스코가

어떤 말을 들려주고 싶었는지를 오롯이 느끼면 좋을 것 같다.

 

교황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겁거나 현실에서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교회는 자선단체도 아니고 문화단체도, 정치단체도 아닌 살아 있는 몸이라고 강조하면서

예수님이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게 허락해드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생기를 북돋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힘을 주도록 하라는 말에는

무신론자들을 향한 그의 마음을 엿보게 했다.

벽을 만들어, 틀을 만들어서 우리의 신을 믿는 사람들만 복을 받을 것이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포용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문구들이었다.

 

"젊은이 여러분에게 각별히 건네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일상의 본분에, 공부에, 일에, 친구 관계에,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몰두하십시오!" - 50page

 

 

젊은이들에게 곤란이나 시련이나 몰이해나 무서울 것이 없다며 시류에 거슬러 가라는 거침없는 말들도 듣게된다.

타인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파괴의 표지, 죽음의 표지판들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경제적 부를 쌓기위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현대인들을 돌아보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용서하는데 결코 싫증을 내지 않으십니다. 절대 짜증을 내지 맙시다. 싫증을 내지 맙시다.

그분은 사랑스러운 아버지이시고 언제든 용서하십니다.

우리 모두에게 자비심을 품고 계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도 모두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웁시다." - 49page

 

 

 

 

"그들에게 희망을 선사하십시오! 그들의 여정에 낙관주의를 선물하십시오.

창조계와 인간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가르치십시오.

인간은 창조주의 손도장을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전수하는 바를 여러분의 삶으로 입증하는 증인이 되십시오." - 2부 위로의 말들

 

 

 

 

"성령의 미는 힘, 그분의 은총이 없이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성령은 우리가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게 만드시고,

소위 '영지주의 교회'의 위험, 자기 울타리에 갇혀 '자기 본위의 교회'가 될 위험에서 우리를 구해주십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우리를 떠미십시다." - 3부 인도의 말들

 

자기 울타리에 갇혀있지 말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게 떠밀라는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지쳐버린 신앙, 습관화된 신앙에서 나가고, 자기의 고유한 도식에 갇히려는 유혹에서 나가야한다는 말에

정말 파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구나라며 끄덕이게된다.

부디 그가 생각하는 바른 교회가 세워지길 바란다.

 

좋은 엄마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좋은 엄마라면 자녀들이 자유를 갖고 결정적 결단을 내리게 도와야한다고 한다.

육아서에도 이런 말들이 있지만! 정말 이 문구는 육아의 진리인가보다.

쉽지는 않지만 엄마는 그 일을 해낼 줄 안다는 말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한쪽에선 성대한 축제를 한쪽에선 극도의 빈곤이 존재하는 세상.

이곳에 교황 프란치스코의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말들이 골고루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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