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거짓말 : 성서 편 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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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화의 거짓말 성서편

 

나카노 교코의 그림 읽어주는 이야기를 또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무서운 그림 1,2,3", "명화의 거짓말 - 그리스편"을 통해서 명화는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편견을 확 깨뜨릴 수 있었다. 저자가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는 학창시절 미술교과서에 실려 시험을 보기 위해 쳐다보던 그런 존재의 그림이 아니다. 그림이란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알게 해준 책들이다. 2011년에 처음 알게되서 읽고 명화,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책들에 흥미를 갖을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이번에는 성서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게된다. 

 

지금 냉담하는 중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성서를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으로 몇번 간추린 성서를 읽어본 적이 있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 나오면 흥미를 갖고 넘어가게 되지만 세계 베스트셀러 1위라는 성서는 장르소설처럼 그리 쉽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머리로 이해를 하려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이 나오고 한번 의문을 품고 들여다보면 왜?라는 질문이 터져나오고 마는 참 난해하고도 난해난 이야기이다. 성서는 신앙이라는 의미로 무조건 받아들여야하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더욱 가까이 하기엔 좀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카톨릭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서는 기묘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정말 그렇다. 어릴 적 찰턴 헤스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벤허, 십계,모세는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에 무한 반복으로 봤던 것 같다. TV에서도 명화극장 시간에 '삼손과 데릴라'같은 영화도 참 많이 상영해줬었는데 요즘엔 이런 영화를 접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성서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 성경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때만해도 정말 잘 만든 영화다란 생각을 했었다. 요즘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접하지 못했기에 종교가 카톨릭, 기독교가 아니라면 성경과 종교화에 대해서 좀 더 거리감이 있을거라 생각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게 카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하다. 늦은 밤 깜깜한 와중에도 교회 십자가는 정말 많이 보인다는 우리 나라와는 성서를 대하는 것도 달라보인다. 저자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종교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 혹은 종교화를 통해 성서와 역사와 화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이교도가 보기에 '괴상한' 성서에 대해 하나씩 저자의 생각과 함께 그 배경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서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천지창조. 그동안 빛바랜 그림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화려한 밝은 색채가 살아난 그림을 책 속에서 볼 수 있었다. 12년에 걸친 복원 작업으로 되살아났다고 한다. 33세의 미켈란젤로는 거의 혼자 4년의 세월을 들여 이 그림을 완성했다. 이 그림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왼쪽에 선명한 배꼽을 가진 남자는 아담, 흰 수염을 기른 위엄있는 노인이 하느님이다.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순간의 그림이다. 구약성서에서는 하느님은 흙을 반죽해서 아담을 만들고 콧구멍에 숨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코를 손가락으로 바꾸고 손가락에서 손가락으로 전류처럼 생명에 전해지는 그림으로 탄생시켰다. 그러고보면 종교화는 성서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어느 정도 화가의 생각과 그 당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들을 반영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성서의 이야기를 그린 한 화가의 그림이 인기가 있으면 그 이야기를 다른 화가들도 그리고 비슷한 풍이 유행을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종교화는 어찌보면 신앙적인 색채는 많이 들어있지 않단 느낌도 들었다.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는 설이 있는 바티칸 근위병의 기발한 패션. 젊은 시절 코를 맞아 찌부러진 뒤로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던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에 자학의 이미로 뒤틀린 자화상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어떤 부분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천재에게도 외적미를 요구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천사라는 별명이 붙었고 잘생긴 여성 킬러였던 반면 그는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명화의 거짓말에 소개된 그림들이 조금 더 크게 담아져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이야기 하나하나를 담고 있는 그림의 부분 부분들에 눈이 가게된다. 책장을 앞뒤로 넘겨가면서 어떤 부분인지 찾아보게 되는데 책 속 작은 그림들이 부록으로 크게 제작되어 담겨있다면 더욱 멋진 책이 아닐까싶다.

 


 

 

 

지금은 세계 호텔 어디를 가도 성서를 볼 수 있지만 한때 지식계급의 필수어인 라틴어로 쓰여지는 바람에 권려자들이 독점했었다. 신성한 말씀이기에 미천한 무리는 읽을 수도 없었고 읽어서도 안됐다. 글을 아는 사람들에게 읽게 하고 귀로 듣는 것이 다였던 사람들에게 종교화는 특별한 의미였을 듯하다. 특히 특권 계급의 여자들의 경우는 저택에 장식된 당대 일류 화가의 종교화는 보는 즐거움과 함께 배우는 기회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종교화에는 한 화면에 어려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그림이 많다. 중요한 인물은 크게 그려졌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안쪽에서 앞쪽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진다. 이야기를 알고 그림을 보면 성서를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뭔가 복잡한 것 같고 이상한 의미를 모르는 그림들이 그려진 종교화들을 내용을 보고 나면 다르게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익숙하게 보아오던 명화 속에서 숨겨진 성서 이야기를 듣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성서를 모르는 사람도 한번 읽어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오래간만에 성서를 다시 한번 집어 들어야겠단 생각을 하게된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이 무한 탐이 나는 책이었다. 명화의 거짓말 또다른 시리즈가 빨리 춘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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