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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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소설 완전 변태.

처음 제목에 혹했습니다. 변태 그것도 완전변태! 뭔가 기가막히게 뒷통수를 날리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줄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너무 하면 화를 부르는 법.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인지 아니면 상상하던 그 변태가 아니여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덮고나서 순간 멍해짐을 느낍니다.

 

9년만의 소설이라는 말에 장편소설을 기대했습니다. 뭔가 묵직한 울림을 주거나 감동을 주거나 뇌리에 기억되는 그런 장편말이죠.

기존에 만났던 이외수의 책들은 그림과 함께 짧은 촌철살인의 글이 담겨있어서 이제는 그런 형식은 그만!이라는 말을 하게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처음엔 기발하고 독특한 느낌을 줬을지 몰라도 계속 반복되는 느낌에 이건 좀 아니다 싶기도 했습니다.

이외수 작가의 명성이 있기에 그에 부흥하는 뭔가 엄청난 대작을 기대하는 독자의 바람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10편의 단편이 담겨있습니다. 제목 완전변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원래 단편 묶음집의 제목은 가장 메인이 되는 단편을 제목으로 한다고 알고 있지만 이 책의 제목은 눈길을 확 끌기용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 저처럼 곤충류의 변태 형식의 하나로 곤충이 알, 애벌레, 번데기의 세 단계를 거쳐 성충으로 되는 현상의 변태가 아닌 또 다른 변태를 상상하고 집어들었을거라 제 맘대로 해석해봅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새순>이었습니다.

택시를 사람들이 가득한 길. 사람들 사이로 한 아이가 살려달라며 달려옵니다.

그 뒤로 딱 봐도 험상궂은 깡패가 아이를 잡아죽일 듯이 쫓아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이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모두들 속으로 걱정만 할뿐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피해를 볼까 보고도 못본척 무시합니다.

아이는 깡패의 발길질에 피투성이가 됩니다.

그 모습을 보던 한 노인이 그만 참으라며 부드러운 소리로 말을 겁니다.

당연히 깡패는 욕설을 뱉으며 노인의 말을 무시합니다.

노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지기를 발휘해 깡패를 한방에 쓰러뜨립니다.

 

 

"노인은 벌써 오래전에 도덕과 양심이

이 세상에서 폐기처분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이 문구를 읽는 순간 마음에 확 와닿았습니다.

요즘 어르신들을 보면 오히려 젊은 사람들보다 도덕과 양심을 그리고 감성을 삶의 내공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점점 이기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눈에 담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들과는 다르다는 것들이 딱 낀 세대인 제 눈에는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단편들에는 노인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그때마다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말들을 건네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가는 아마 이 노인들의 시선으로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묘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도 있고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있고 모든 단편들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음 신간에는 단편이 아닌 묵직한 장편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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