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소 인생이 다정해지기 시작했다 - 일, 결혼, 아이… 인생의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세상 모든 딸들에게
애너 퀸들런 지음, 이은선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이제야, 비로소 인생이 다정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어렸고, 다음엔 정신없이 바쁜 날들, 이제는 어느덧 나이들어버린 당신에게

스물에 꿈꾸고, 서른데 헤매다, 이제 더 행복해지는 길을 찾았다!

퓰리처상 수상작가 애너 퀸들런이 일, 결혼, 아이...인생의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세상 모든 딸들에게


마흔에 다가가는 나를 요즘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뭔가 확실하게 예전과 다르다고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다르다는 것은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커가는 딸아이를 보면 점점 더 그런 느낌들이 짙어지는데요.


저자의 스물두 살인 딸아이가 저자에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스물두 살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문구를 읽고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스물두 살때는 뭘하고 있었지? 내가 다시 그 때로 돌아가 과거의 나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무슨 말을 해줄지. 현재의 너를 즐겨라, 더 열심히 살아라등 낭만적인 말보다는 올해의 로또 복권을 가르쳐주겠다!라는 대답이 전광석화처럼 스치고 지나갑니다. 참 낭만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있구나를 깨닫는 순간입니다.


저자는 딸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스물두 살의 나에게 먼저, 너는 충분히 똑똑하고 재주도 많고 아주 잘하고 있으니 너를 호되게 나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말라고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슬픈 소식을 전할 것이다. 너는 지금 인생의 중요한 부분들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전혀 없다고 말이다."


이 책은 이런 저와 같은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여성들에게 인생을 돌아보고 이제 젊음이 시작인 딸에게 들려줄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어른이 되서 한참 그 나이때를 지나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걸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젊음, 한창 때라는 말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하게 된다는 것.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총 네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가 찾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이제는 인생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네가지, 놓아야 할 것 받아들여야 할 것 더 사랑해야 할 것,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삶의 행복부터 죽금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십대 시절에 상상했던 삶과 우리 딸들이 상상하는 삶은 180도 다르지만, 여성들을 향한 새로운 기대치와 사라질 줄 모르는 기존 고정관념의 불편한 조합은 여전하죠. 그러니까 이런 식이에요. "힐러리 클린턴이 지구를 통솔하러 나선다는데요. 그런데 그녀가 제모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힐러리의 제모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미치겠어요. -289page 



내가 책에서 우리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쓴 부분이 있어요. "네가 50년 일찍 태어났더라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이 되니? 사는 게 정말 비참했을 거다." 내가 뼈져리게 느꼈던 사실이 그 말 속에 함축돼 있어요. 뭔가 하면요.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나서 얼마나 다행이냐 하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 어머니와의 사별이 남긴 여파를 감안했을 때 이 나이까지 내가 살고 있는 것도 정말 다행스러운 일인 거죠. 나는 두 사람 몫을 살아야 한다는 인식, 우리 어머니는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에 내가 전부 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 298page 



나는 시간을 거슬러 스물두 살의 나를 만난다면 '그런게 있는 줄도 모를 만큼 평범한 것들이 영원히 남는 법'이라고 알려줄 것이다.


인생이 교훈은, 우리가 소유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것 속에.

성공이 아니라 실패했던 것 속에 담겨 있음을 마침내 깨닫는 순간이 온다.


부부가 오랜 세월 해로하려면 젊은 커플은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지 모르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행복해지기가 가장 쉽단다. 가진 걸 사랑하면 돼.


암 진단을 받고서야, 손이 떨려야, 왼쪽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져야 

그제야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가를 깨닫다니,

참으로 바보 같은 일이 아닌가.



여자에게 친구란 냉정하게 진실을 폭로할줄 알면서도 가끔은 솔직함보다 다정함이 더 중요함을 아는 사람이다라는 말에 눈이 갑니다.

어느 덧 나이가 들다보니 여자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위안을 받고 있는 저를 보게됩니다. 아가씨때와는 다른 아줌마들과의 수다와 공감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나이를 먹을수록 나를 알고 사랑해주는 여자들,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사랑해주는 여자들이 나라는 존재를 지탱하는 들보와도 같다라는 문구는 마음에 확 와닿았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옷장을 정리하듯 친구도 정리한다는 말에도 끄덕이게 됩니다. 얼마전 읽었던 책에서도 관계 정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살면서 냉정하게 생각될지 몰라도 인관관계 정리는 정말 필요한가봅니다. 남편이 못마땅하게 여기고 점심은 몰라도 저녁은 같이 먹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나타나면 기존의 친구는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듯이 갈아타는 그런 친구들은 정리하라 조언합니다. 가변운 관계보다는 깊은 관계로 마음을 나누는 진정한 친구를 만들라는 뜻이겠죠. 정말 힘든 말이지만 정말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도 아니요, 피붙이도 아니요, 그대 이름은 남편!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된다는 노래 가사가 퍼뜩 떠오릅니다. 하지만 한해 한해가 지나갈 수록 결국은 내편은 남편뿐이다란 생각이 견고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이요? 쉬워요. 이혼을 안 하면 되죠.라는 문구에는 피식 웃고맙니다. 이게 정답이다란 생각도 드네요.


"지난 사진들을 들여다보면 나이 들어가는 내 얼굴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보인다."


사진을 보면서 예전과 다르게 확 늙어버린 제 얼굴을 보게되는데 저자는 확실히 다릅니다. 나이 들어가는 내 얼굴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이야기가 보인다니!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울보며 아니 주름이 왜 이리 많지 나오는 뱃살에만 눈이 가는 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여자마음 공감에 끄덕이는 마스다 미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입니다. 딸아이에게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싶을 때 뭔가 입가에서만 맴도는 말들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아이 낳고 내 나이가 되서야 진짜로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함께 읽어보면 좋을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엄마는 딸을 딸은 엄마를 다시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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