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에 꽂혀서 하나 둘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말로는 안했지만 늘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들을 만화 속 이야기에서 듣게 되니 고개를 끄덕이며

어쩜 이리 내 마음을 잘 나타냈지?라며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는데요.

이번에 나온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마흔에 가까운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수짱시리즈처럼 마스다 미리의 독특한 만화들이 많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글밥보다 일상에서 느끼는 장면 하나하나를 단순한 선의 그림과 짧은 글들을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그림보다는 글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카도가와 학예 WEB 매거진에 연재한 것을 모은 것이다.

연재를 시작했을 때 서른아홉 살이었던 나도 후기를 쓰는 지금은 마흔한 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밀었다. 

마스다 미리 작가가 실제 서른아홉 살이던 시기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주고 있기에

마흔에 다가가는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의 이야기였다.

이제는 사랑, 설렘, 순수와는 조금은 거리감이 있는 나이지만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란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십대의 어린 시절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구나란 공감도 더한다.





이 책엔 특히 고교시절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남자 친구를 위해 하트 모양 틀에 수제 추콜렛을 만드는 것.

학교에서 존재감이 있어서 그 아이 근처에만 가도 남자들이 긴장하는 것.

가사 실습 시간 맛있는 파이를 만들면 남자 친구가 창문 밖과 복도에서 자신이 것도 달라며 기다리는 것.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는 것.

자전거에 둘이서 함께 타는 것.

방과 후 남자친구가 교실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같이 가자고 하는 것.

남자친구와 커플룩 입는 것.

남자 친구에게 하트 은목걸이 선물 받는 것.


마스다미리는 '나의 청춘은 항상 때를 놓쳤지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10대가 훌쩍 지나가버린 나이에도 그 감성은 잊지 않고 갖고 있는 듯하다.

나는 언제 이런 것들을 완전히 잃어버린채 내것이 아니란 생각으로 생각도 하지 않고 지낸것인지!

그녀가 해보지 못한 걸들이라 여기는 것들은 이제 내가 아닌 내 딸아이가 해 볼 수 있는 것들이란 생각에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아니 어느새!






아줌마가 되면 용감해진다고 했던가!

사람많은 곳에서 촌스러운 자외선 차단 모자를 거침없이 쓰고 얌전한 자세보다는 편한 자세를 고수하는 만화를 보며

아니 이건 완전히 내 얘기구나라며 웃게된다.

여자는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되면 작가도 미혼도 다 똑같아지는구나라는 생각까지.


그런데 이미 때늦었다.

무슨 짓을 해도 돌이킬 수 없다. 어른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늦었다. 정말 무슨 짓을 하더라도 청춘에 해보지 못한 것들을 다시 할 수가 없다.

처음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을 읽어갔을 땐 해보지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넘쳤지만

읽으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나는 이렇게 못했지만 너희들은 다 해볼 수가 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해볼 것 다 해보고 살아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른들이 늘 말씀하시던 것들.

니들이 내 나이가 돼봐야 이해가 가겠지만의 의미를 오롯이 느끼게된다.

나의 청춘은 항상 때를 놓쳤지만 젊음의 몸 담그고 있는 당신들은 놓치지 말아~!


은근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친한 친구와 맘놓고 편한 수다를 즐긴 기분이든다.

이게 바로 마스다 미리의 매력인 것 같다.

다음 신간은 만화가 더 가득한!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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