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힘든 시기에는 자연으로 나가서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그것을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 139page

 

작가로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반전운동으로 조국인 독일인들에게 비난을 당하고 아내는 정신병을 앓고 어릴 때부터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암울한 삶을 살아야했던 헤르만 헤세. 그는 고통스러운 삶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힘든 시기 고통을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이고 즐기라는 헤르만 헤세의 글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된다. 극한의 아픔을 겪은 저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격하지않고 시종일관 잔잔하단 느낌이 든다. 달관하는 자세라고 할까. 요즘 힐링이 대세라고 하는데 헤르만 헤세가 말하고 있는 삶을 견디는 기쁨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 들어도 힘든 시기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부족하다며 늘 전전긍긍하고, 재미있는 일이 없다며 항상 따분해하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날마다 벌어지는 사소한 기쁨들을 가능한 한 많이 경험하고, 거창하고 짜릿한 쾌락은 휴가를 즐길 때나 특별한 시간을 보낼 때 조금씩 맛보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  21page

 

 

총 3부의 구성으로 헤르만 헤세가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거 건네는 이야기들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말들이었다. 분주하게 바쁘게 부지런하게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서 살아가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요즘이다. 헤르만 헤세는 우리의 기쁨을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적은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라 말한다. 늘 만족감을 얻지 못하면서도 과도한 방법으로 여가를 즐기려고 하고 작은 기쁨을 즐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다 여긴다. 매일 아침 하늘을 쳐다보며 주위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사소한 작은 기쁨들은 원없이 느끼라 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책벌레라고 불리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신간 서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때 함께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된다면 스스로에게 짜증이 날 수도 있다. 몇 번은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는 스스로 여유 있는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16page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할 말도 남긴다. 신간 서적에 연연하기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을 보려하지 말고 바쁜 일상 중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쪼개어 볼 수 있는 절제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들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가장 으뜸은 우리가 날마다 자연을 접하면서 맛보고 누리는 즐거움이라고. 헤르만 헤세를 떠올리면 한가하게 정원을 가꾸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생각나는데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며 여유를 찾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한다.




 

 불면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힘든 고비를 넘으면서 나름대로 삶의 가치를 찾게 된다. 나는 그들 모두가 가능하다면 고통 속에서도 인내하며, 마음의 상처가 깨끗이 치유되기를 원한다. 또한 채신머리없이 자신의 건강을 자만하면서 천방지축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졸음도 느끼지 못한 채 내면의 삶이 짜증스럽게 겉으로 올라오는 그런 밤을 언젠가 한번이라도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 51page

 

"삶에 대한 놀라운 열정과 따스한 온기, 그리고 눈부신 햇살이 그 짧은 순간에 얼마나 많이 표현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날에 주어지는 선물을 가능한 한 순수하게 받아들이려고 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아픔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다. 아무리 큰 시련이 닥쳐도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할 것이다. 암울했던 날에 대한 기억도 아름답고 성스러운 기억의 한 토막이 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101page

 

"나는 오랫동안 직업도 가족도 고향도 없고, 사회적인 친분도 없으며, 어느 누구의 관심이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세속적인 믿음이나 도덕 기준으로 인한 심한 갈등을 겪으며 혼자서 살아왔다. - 157page

 

헤르만 헤세가 느끼고 있는 고통과 외로움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있진 않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굉장히 외로웠겠단 느낌이 든다. 어린 시절 자살을 시도할 정도였으니 그의 고통은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에게 현실의 고통이 버거워 자살을 하겠다는 편지를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럴때마다 헤르만 헤세는 힘을 주는 답장을 써줬다고 한다. 비록 내적 갈등으로 고통스럽고 외로운 삶을 살았을지 몰라도 그의 마음만큼은 정말 따뜻하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겠다 짐작한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안타까움도 생긴다.

 

 

 


 

 

 

"마음이 무거울 때 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노래를 부르고, 경건하게 행동하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짓고, 산책을 나가는 거다. 그런 것들을 이용해 나는 은둔자가 경전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 137page

 

"다시 밝은 빛을 보고자 한다면 슬픔과 정말을 뚫고 나아가야만 한다." - 167page

 

삭막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읽고 있으면 마음의 위안을 얻게 하는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들이었다.

책을 덮고나니 정작 그의 삶은 행복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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