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0
오호선 글, 윤미숙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전래동화는 무섭다?

 

전래동화는 아이들이 꼭 읽어야할 책이지만 작은 아이는 전래동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잠자리에서 책읽어달라고 책을 골라올때면 전래동화는 쏙 빼놓고 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림과 내용이 무섭기때문이에요.

무시무시한 꿈을 꿀 것 같다고 보기 싫어합니다.

 

세계명작들의 그림과는 다르게 전래동화는 어두운 느낌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공주님이 등장하고 화려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아이들이 눈길을 끌지도 않습니다.

내용도 귀신이 등장하고 착한 사람이 억울하게 당하다가 나중엔 나쁜 사람이 벌을 받는다는 결말로 끝이 납니다.

꼭 교훈을 담고 있어야할 것 같고 흥미와 재미보다는 교육적 목적을 지녔다는 느낌이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는 그런 의미에서 그림체도 이야기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묵화의 느낌에 칼라풀한 도깨비들이 알록달록하게 보입니다.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참 무섭습니다. 꿈에 나올까 무서운 괴물처럼 나옵니다.

이 책의 도깨비는 귀여운 이미지가 강조된 것 같아요. 모두 웃고 있죠.

특히 흑백이 두드러지는 수묵화의 배경에 집중되는 부분에만 색이 담겨있는 페이지가 인상적입니다.

수묵화로만 그려졌다면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칼라풀한 색감을 넣으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전래동화 이야기 그리기등을 할때 책 속의 그림방법을 따라해보면 더욱 멋진 그림이 탄생하겠어요.

 

 


 

 

혹부리 영감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저물자 혹부리 영감은 고목나무 구멍에 들어가 쉬었어요.

한밤중이 되자 숲속에서 도깨비 한 떼가 몰려나왔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도깨비들은 무섭지 않아요.

모두 웃고 있고 빨강, 노랑, 파랑의 알록달록한 춤추는 도깨비입니다.

 

예전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부분입니다.

도깨비들이 영감을 위협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로 등장하는데요.

이 책 속 도깨비들은 흥겹게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홍홍양양 홍홍양양"

무한도전의 정현돈이 홍홍홍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는 도깨비를 보고 혹부리 영감도 구멍에서 나와 같이 춤을 춥니다.

혹부리영감도 도깨비들을 무서워하는게 아니라 하회탈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춤을 추네요.

그 모습에 도깨비들과 혹부리영감은 흥겹게 춤을 추고 노래합니다.


 춤과 노래로 흥겨워진 도깨비들은 혹부리영감의 오른뺨을 살살 만져서 혹을 똑 떨어뜨려줍니다.

혹이 떨어진 영감은 이웃집 혹부리 영감에게 이 사실을 말해줬어요.

이웃집 혹부리 영감도 도깨비에게 혹을 떼달라고 고목나무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혹부리 영감과 달랐어요.

도깨비들의 말도 듣지도 않고 "양양양양 양양양양" 소리만 질렀어요.

같이 놀고 춤추고 노래하는 영감과 달리 이웃집 영감은 마구 소리지르고 아무렇게나 춤을 췄어요.

숲은 온통 시끄러웠어요.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익숙하게 알고 있던 도깨비 방망이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도깨비가 혹을 떼갈 때도 뺨을 살살 만질 뿐이죠.

가장 잘 알려진 혹에서 노래가 나온다고 도깨비를 속이는 이야기는 1915년에 조선총독부가 펴낸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에 실린 뒤 해방이 된 후에도 교과서와 전래동화에 소개된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교훈을 주고 싶은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재미있는 소리로

장단을 맞추고 춤을 추는 흥겨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전래동화를 부담스러워하는 건 바로 이 교훈을 주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이야기는 그냥 흥미롭고 재미있어야한다는 뜻을 담은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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