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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이 책을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때 봤다면 책표지처럼 이른 새벽, 또각 또각 소리나는 하이힐을 신고 바쁘게 출근하는 행렬에 끼어있지 않았을까? 만약 그때 사표를 던지지 않고 계속 다녔다면 지금쯤 나는 뭘하고 있을까를 생각하게된다.
결혼을 하면서 전업주부로 3년을 보낸 후, 결혼 생활이 로맨틱영화가 아니라 처절한 다큐멘터리임을 확인하고 경향신문사에 입사에 지금까지 버텨 부국장 겸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는 유인경 기자가 자신의 직장생활 노하우를 담았다. 직장생활 초년생 딸들에게 건네는 팁들이다. 50대가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유인경 기자의 말이 떠오른다. 전업주부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꾸준히 해왔기에 50대가 되어도 당당한 모습을 갖게되지 않았을까. 지금 내 상황에서는 어찌 벗어날 수 없는 전업주부의 생활이기에 당당한 50대가 될 수 있을까! 일하는 엄마가 아니기에 책 속 이야기는 무척이나 부러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다.
"딸아......혼자 밥을 먹어도 혼자 일하지는 마라."는 말을 던진 저자는 30년 직장생활 노하우를 담았다. 딱딱한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여자라는 이름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음가짐들을 들려주고 있다. 아직 워킹맘을 생각하기는 커녕 결혼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사회 초년생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내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전업주부의 삶을 살지 치열한 사회생활을 할지를 한번 쯤 그려볼 수 있다.
"우리도 출세하고 성공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런 조직문화에서 어떻게 해야 원하는 자리에 오르죠?" 저자가 요즘 젊은 직장여성들에게 받는 질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똑똑하고 유능하고 예쁘고 체력도 뛰어난 이런 알파걸들이 직장에 들어와서 알파레이디로 잘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20대 후반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저자는 알파걸들이 알파레이디로 성장하기 위한 팁들을 소소하게 담아냈다.
언제 쫓겨날지, 언제 왕관을 뺏길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여왕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신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고 직장을 다니게되면 엄마로서 '아이'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구나를 새삼느끼며 충격을 받았다. 지금의 나는 머릿속의 생각들이 오롯이 가족에게만 맞춰져있는데 이러다가 어느 순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이만 훌쩍 늘어나게되면! 훵해진 마음이 들겠단 생각에 우울해지는 한편 선배맘들이 왜 '나'를 조금씩 챙기라고 하는지를 또 새삼 깨닫게된다.
실력이 뛰어나고 직장에 대한 충성도도 높은데 기업의 여성간부가 한자리 수인 이유, 조직엔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유리창이 있는 것일까?에 대한 답도 들어있다. 직장생활에서 여성과 남성은 부인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실사례와 저자의 조언을 통해 들을 수 있어서 직장초년생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었다.
사회에 기여는 못하더라도 대책 없는 애교와 어리광으로 다른 여성에게 민폐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 방송매체를 통해 예쁘고 귀여운 여성들의 회사생활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여성들이 애교나 귀여움을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때론 사회의 공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들려준다. 드라마를 보고는 울어도 사무실에선 울지 마라! 상사의 말을 너무 단순하고 진솔하게 받아들이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마라! 뒷담화대신에 덕담을 하라! 술자리도 적당히 즐길줄 알아라! 등 사회생활의 소소한 노하우들도 담겼다.
"우리에게 기회가 왔을 대, 혹은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났을 때 재빨리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단다......그러니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한단다. 그게 친구에게 메일을 쓰는 것이건, 안부 문자를 보내는 것이건, 산책이건, 영어 공부건, 운전을 배우는 것이건 일단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을 때 곧바로 몸으로 지시를 내려 행동해야 하는 거야." - 262pgae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는다. 파릇한 사회 초년생들인 딸에게 던지는 이야기였지만 사회로 나갈 용기를 내지 못하는 지금의 내게도 마음 속 뭔가가 꿈틀거리게 만드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