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 아빠, 그 애잔한 존재들에 대하여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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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표지의 제목과 사진이 아주 인상적이다! "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다!라고 느껴진다. 한동안 사회가 엄마들에게 슈퍼우먼을 요구하더니 이제는 아빠들에게 슈퍼맨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 저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아빠들은 이래야한다며 어깨에 짐을 무겁게 올려주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유능한 것은 기본이요! 집안 살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거기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기까지하고 아내에겐 살갑다. 도대체 못하는게 뭘까 생각될 정도의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 훈육도 엄마보다 잘하고 살림도 꼼꼼하다! 정말 대단하다라는 표현이 나오고 마는 수퍼맨 아빠. 


슈퍼우먼을 강요받던 엄마의 입장이었기에 슈퍼맨을 강요받고 있는 아빠들의 입장을 생각하니 너무도 불쌍하고 안쓰럽다. 슈퍼우먼이 되지 못해 느꼈던 좌절감이 그대로 수퍼맨 아빠에게 옮겨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기러기 아빠들의 자살소식을 뉴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듣게 된다. 예전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가족의 붕괴앞에서 사람들은 이제 아이의 교육보다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성토한다. 많은 아빠들이 지쳐 쓰러지고 나서야 말이다. 안타깝다. 내 몸이 늙어가는 것이 눈에 보이듯 남편의 나이듦도 고스란히 내 눈에 들어온다. 늦은 밤 피곤에 쩔어 힘들어하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몸으로 놀아주려 애쓰지만 이내 허덕거리는 그를 쳐다보고 있으면 이젠 흐뭇함에 앞서 측은하다. 한편으론 아직 내 남편의 짐을 덜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쓰리다.








"가시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입니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버려요. 알들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 가시고가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 203


지금은 내용도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읽으면서 아주 펑풍 울었던 기억이 나는 가시고기. 이 책엔 남편과 아빠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열두편의 영화와 열두편의 소설이 소개된다. 가시고기, 날아라 허동구, 7번방의 선물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에서부터 홍어, 세일즈맨의 죽음, 나는 아빠다등의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영화와 책 속 아버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생각을 담았다. 앞부분의 영화 줄거리만 들어도 눈물이 울컥하고 나왔다. 모정을 떠올리면 따뜻한 엄마의 품을 떠올리게 되지만 부정은 왠지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마구 퍼부어주는 헌신적 사랑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 울컥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책은 아빠들에게 육아에 동참하라!며 건네기보다 엄마와 자식들이 읽어봐야할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우리네 아버지와 남편을 들여다보게 하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아내에게 남편과 아빠라는 존재는 정말 중요하다. 아빠가 믿는 만큼 자란다. 아빠와 사이가 좋은 아이들은 사회성도 좋단 교육서도 접하게 된다. 그만큼 지금까지 마음으로만 담고 있는 아빠들에게 이제 좀 표현하고 살라는 이야기란 생각이든다.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사랑 조금 더 표현하고 살라고. 영화와 소설 속에서 만나는 아빠들은 조금 더 많이 표현하고 아이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 같다. 현실 속 아빠들은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이른 아침 출근해서 늦은 밤 퇴근해야한다. 주말을 반납하며 일에 매달려야하는 아빠들도 있다. 그런 아빠들에게 왜 아이들과 놀러가지 않느냐 주말에 여행을 가지 않느냐고 새된 소리는 던지지 말아야겠다.








"아빠는 더 이상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슈퍼맨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걷는 인생길의 한 동반자일 뿐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아빠는 아내에게 속 깊은 이성 친구가 되어주고, 아이들에게는 언제든 놀이 상대가 되어주면서 고민이 있을 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빠가 최고의 아빠로 평가된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정말 버거운 무게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은 이런 아빠들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갖되 삶의 무게를 혼자서만 짊어지지 않는다는 문구였다. 기쁨도 슬픔도 괴로움도 즐거움도 고난도 환희도 함게 나누고 공유하는 게 꼭 들어가야했다. 슈퍼맨 아빠는 아빠 혼자서는 될 수 없는 것 같다. 아내도 아이들도 그 짐을 같이 덜어줘야 아빠는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내 아빠, 내 남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당신들 곁엔 내가 있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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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2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꿀꿀페파 2014-01-22 21:44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주말까지 완료하는걸로 체크할게요!
좋은 하루되세요!!
제 메일 주소는 esuin77@naver.com 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