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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고! : 밥상 ㅣ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3
박남일 지음, 김우선 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11월
평점 :

타분하다?라는 말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평소에 이런 말을 쓰고 있던가?하고 생각에 잠기게되는데요.
뜻을 찾아보니 입맛이 개운하지 않다,음식의 맛이나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다,날씨나 기분 따위가 시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란 뜻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고리타분하다는 말을 쓰고 있었습니다. 고리타분은 익숙한데 타분하다는 말만 들으니 굉장히 생소합니다.
고리타분은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고 역겹게 고리다,하는 짓이나 성미, 분위기가 새롭지 못하고 답답하다란 뜻이었습니다.

구뜩하다란 말도 변변치 않은 음식의 맛이 제법 구수하여 먹을 만하다는 뜻인데 처음 들어봤습니다.
얼마전 캐미돋는다는 신조어를 접하면서 우리말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었는데요.
새로 생겨나는 말만큼 사람들의 말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말들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느끼게 됩니다.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지지고 볶고! 밥상은 그런 의미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말을 음식, 이름, 조리법, 맛을 나타내는 말로 나누고 묶음별로 뜻과 사용례를 쉽게 알 수 있게
그림과 함께 엮었습니다.

"조상 대대로 차려 온 우리 밥상에는 아름답고 맛깔난 우리말이 넘칩니다.
밥을 부르는 말도 많고, 떡을 부르는 말도 많지요.
또 철 따라 밥상에 올라오는, 푸릇푸릇한 먹을거리를 부르는
우리말도 많아요.
그런 우리말에도 구수한 맛이 있어요. 밥을 먹을 때 여러 가지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하는것처럼, 여러 가지 우리말도 골고루 잘 익혀 놓으면,
두고두고 마음의 양식이 될 거예요.
우리는 밥만 먹고 사는게 아니잖아요!" - 저자의 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우리말 사전이라고 책제목이 붙었지만 얇고 쉽습니다.
그냥 그림책처럼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말에 대해 접하게 됩니다.
"밥을 지을 때는 먼저 쌀을 씻은 뒤, 조리로 잘 일이서 돌을 골래내고,
가마솥에 안쳐서 센 불로 끓이고."
아이들이 조리로 잘 일다, 가마솥에 안쳐서라는 말을 평소에 접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신조어를 쓰지 말라는 말만 할게 아니라
잊혀져가는 우리말도 많이 접하게 해줘야겠단 생각을 하게됩니다.
우선 저부터도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표현을 담은 우리말을 많이 알아야할 것 같아요.
우리 밥상에서도 그냥 맛있다, 맛없다의 표현이 아닌 달곱쌉쌀하다, 시금털털하다등 많이 표현이 있다는 것.
아이들과 대화할 때도 많이 써봐야겠어요.
더이상 쓰지 않아 잊혀져가는 우리말이 되지 않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