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상수 옮김, 이선희 그림 / 신세계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비블리아 고서당때문에 나쓰메 소세키의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뿐만이 아니고 요즘 읽게되는 일본 소설책에는 죄다 나쓰메 소세키의 책들이 언급되는 것 같다.

고양이 여행 리포트에는 시작부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첫 문구가 등장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본 지폐 천엔권에 등장하는 나쓰메 소세키.

창작활동시기가 불과 12년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대작을 남겼다고 한다.

일본 근대문학사에서 위대한 작가라고 하는데 일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겐 꼭 읽어봐야할 작품.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일컬어지는 소세키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며 가장 폭넓게 연구되고 있다.


" 전기에는 다양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실험정신을 펼친 데 비해, 후기에는 리얼리즘에 충실해 가면서

주로 연애문제를 그려내면서도 고독, 죄책감, 내적 갈등 등과 같은 면에 치중을 했음을 주목해서 살펴볼 수 있다."

 

" 소세키는 근대의 문턱에서 금전과 권력의 노예가 되어 가는 일본의 자화상을 신랄하게 풍자한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며,

일본의 소외된 지식인들이 처한 곤경을 명료하고 설득력있는 문장으로 그려냈다. "

 

"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1월 5일 동경 신주쿠의 명문 권력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분명은 긴노스케이다. 집안은 유복했지만 한 살 때 시오바라 마사노스케에게

양자로 입양되어 사랑을 받았으나, 열 살 되는 해에 양부모가 이혼해 생가로 돌아왔다.

그는 명치유신이 한창일 때 태어나 격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도쿄에서 자랐다.

비록 어렸지만 이러한 시대상은 그의 문학세계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 중에서

 

 

 


 

[도련님]은 소세키가 중학교 교사로 부임했던 1년간의 단순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이 처녀작은 문화적인 야심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치유를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고 하니 또 새롭게 보인다.

일본소설을 읽다보면 유독 이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이 책은 친절하게도 캐릭터와 이름, 인물에 대한 성격까지 친절하게 담고있다.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되었다. 중간중간 도련님의 성격을 담은 삽화가 더해져 유쾌함을 더하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도련님'은 덤벙대고 단순한  성격 탓에 부모에게는 야단만 맞고, 형과는 싸움질만 하며, 동네 사람들에게는 손가락질을 받는 개구쟁이라고 표현되어있지만 알고보면 의리파에 정의파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형과 도련님, 식모 이렇게 셋만 남게 되었다. 독립하게된 형은 유산을 모두 챙겨 떠난다. 동생에게는 단돈 몇푼만 남겨주고. 그런 형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순순히 너 다 가져라!는 태도를 보이는 도련님이다. 자신을 유독 챙겨주고 아껴주는 식모살이를 하는 기요 할머니를 생각해주는 것도 도련님뿐이다. 경제적인 상황상 시골 중학교의 수학 선생으로 부임하게 되지만 돈을 벌면 기요 할머니를 꼭 모시고 살거라는 다짐을 보이고 정을 보여준다. 둘 사이의 관계는 주인과 식모살이지만 할머니와 손자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시골 중학교에 부임한 새내기 선생님 도련님이 불의를 참지 못하고 한방 날리는 이야기다.

기요 할머니는 도련님이 덤벙대고 단순한 성격이긴 하지만 속은 참 좋은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야단만 맞고 자란 기요에게 늘 칭찬을 아끼지 않고 좋은 말만 해주고 귀여워해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해줬다.

그런 도련님은 돈을 최고로 알고 왠지 남의 뒷통수를 치는 듯한 사람들에게 반감을 갖는다.

도련님에게 돈은 그다지 큰 목표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형에게도 그랬듯이 그에겐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볼 줄 아는 마음이 있었다.

 

앞에서만 살살거리면서 비유를 맞추고 착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뒤에서 온갖 나쁜 짓이며 이간질을 하는 교감 빨간 셔츠, 그 옆에서 아첨하는 남자기생 마술선생,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는 교장 너구리에 맞서는 도련님의 이야기는 유쾌하지만 시원하게 한방 날리는 것이 아니라서 살짝 아쉽긴 하다.

동네에세 최고로 미인인 마돈나라 불리는 아가씨를 교감 빨간 셔츠에게 뺏기고 학교에서 쫓겨나기 까지하는 영어 교사 끝물을 대신해 수학주임 바늘두더지와 복수를 하지만 정말 소심한 복수다. 학교를 확 뒤집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정말 착한 사람들은 학교를 다 그만두고 나쁜 사람들은 그대로 학교에 남는데 뒷맛이 참 씁쓸하다.

 

정말 소소한 복수와 일상의 일들인데 정말 술술 읽히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 계속 잡고 있게 된다.

그런 매력때문에 나쓰메 소세키를 찾는걸까? 궁금하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저자의 매력을 나도 한번 찾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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