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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케미돋다. 예쁜 케미 커플, 케미 터지네, 케미 폭발, 케미 지수.
요즘 방송과 인터넷 뉴스에서 많이 듣는 말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케미 : chemistry에서 유래된 단어. chemistry의 뜻 중에 사람 사이의화학반응(주로 남녀 간에 서로 강하게 끌리는 감정·궁합이란 뜻도 있음)을 지칭하는 말로 쓰임.
케미돋다 : 표준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신조어/사투리/유행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국어사전에 제정된 의미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케미(chemical ->chemi) 화학작용할 때 쓰이는 말로 주로 남녀간에 잘 어울리거나 하면 '케미돋다.'
하루가 멀다하고 탄생하는 신조어들때문에 검색어를 두드리가 바쁩니다.
일상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말들이 연예방송 자막을 통해서 많이 생겨나고 있는 듯해서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더욱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아이들이 방송을 보고 그대로 따라한다는 점이죠.
초등4학년인 딸아이가 말하는 것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말인데도 줄여서 씁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제대로 말하라고 물으면 엄마는 그것도 모른다며 짜증을 내고 그런 아이를 보며 저도 짜증이 납니다. 같은 한국말을 쓰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어이가 없습니다.
"포텐" 영어 단어 포텐셜의 줄임 말로 잠재력, 가능성을 뜻함.주로 운동선수가 실력 발휘를 할 때 포텐 터졌다라고 표현함.
드림 : 애드리브의 줄임 말로, 황당하거나 어이없는 말에 쓰이는 단어.
삼포세대: 경제 상황이 좋지 앟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
버카충: 버스 카드
돋네 : 소름이 돋다에서 파생된 신조어, 놀랍다, 대단하다의 뜻.
ASKY : 안 생겨요의 줄임 말. 보통 이성 친구가 생기지 않음을 푸념하여 하는 말.
광탈 : 광속 탈라의 줄임 말로,대회 등에서 일찍 탈락하는 것을 빛의 속도에 빗대 쓰는 말.
이태백 :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의 줄임 말.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풍자한 말.
쩐다 : 아주 대단한 것을 표현함을 뜻하는 말.
쉴드 : 영어 단어 쉴드에서 나온 말로, 게시판에서 한 명 또는 특정 집단이 비난당하고 있을 때
이 집단을 옹호하는 의견을 포현하여 보호하는 경우에 사용함. 주로 쉴드치다라는 표현으로 쓰임.
요즘 신조어들의 뜻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의 신조어들은 학생들이 자주 쓰는 용어라고 하는데 제가 알고 있던 것은 돋네 정도.
이러니 아이가 점점 커갈 수록 대화자체가 힘들어질거란 생각이 듭니다.
정말 말 그대로 말이 통해야하는데! 뜻조차 알 수 없게 되는 상황이라니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
10월 9일 한글날이 23년만에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글날이라는 의미보다 노는 빨간날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요.
한글날 재지정에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을 알리자라는 생각보다 노는 날 하루가 추가되었다고 생각했던 저.
신조어를 쓰는 걸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에 많이 찔리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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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을 하나 꺼내듭니다.
세종 대왕부터 헐버트까지 한글을 지킨 사람들.
한글 지킴이와 가꿈이가 되고자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아이들이 한글을 제대로 쓰길 바란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줄임말을 제대로 못알아 듣는 아이들에게 세종이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새 문자를 고민하다가 한글을 만들었다는 사실.
절대음감의 소유자 세종의 둘째 절의공주가 훈민정음 창제를 도왔다는 사실.
연산군이 한 때 한글을 가르치지도 말고 배우지도 말 것이며 이미 배운 자도 쓰지 못하게 했고,
훈민정음을 아는 모든 사람을 적발하여 보고하게 할 것이고 알면서도 보고하지 않는 자는 이웃 사람까지 함께 죄를 주려고 했던 진짜 이유.
일제시대 우리말 독립운동으로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우리에겐 우리말 한글이 필요한지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초의 한글 전용 교과서를 펴낸 미국인 교사 헐버트의 마지막 답변이 마음에 남습니다.
" 나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 "
이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우리말 한글.
제대로 대우도 못받고 쓰이지도 못하고 있는 지금이 참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아이가 신조어와 제대로된 한글을 쓰지 않고 있다면 꼭 이 책을 한번 읽게해주면 두번 잘못쓸 말, 한번을 줄이게 되지 않을까요.
아이들도 미국인 교사 헐버트의 마음이 우리말을 지키려던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