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학입시가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이 되었다!

이 문구가 더이상 책 속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의 현실 속에 벌써 수능전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 있을 수능을 알리는 붉은 응원의 메세지가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당신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힘차게 달리라는 말들이 뾰족한 가시처럼 느껴진다.

 

미래의 암울함을 담고 있는 디스토피아 소설 테스팅은 아이들에게 대학입시만이 초,중,고 12년의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느끼게 해줄 이야기이다. 내가 1등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 하고 내 옆의 친구도 더이상 친구가 아니다. 아이들을 일렬로 세우고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미래를 결정해주는 사회. 책 속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똑같다.

 

 

 

 

 

 

"만약 제한 시간보다 문제를 빨리 풀면 이미 썼던 답안을 다시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을 경우에 대비해서. 시간을 잡아먹는 문제를 만날 때마다 귓가에는 시끄러운 초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다른 문제에 쏟을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거다. 벌써 연필을 놓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무서워서 주변조차 둘러볼 수 없었다. 시험이 종료됐다. 버저 소리가 울렸을 때 세 페이지가 손도 대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심장이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못 푼 문제가 너무 많다. 완전히 망쳐 버린게 분명하다." - 95page

 

예전 수능시험을 볼때의 긴장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시험에 무슨 문제가 나왔는지 어디로 갔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의 그 심장이 뚝 떨어질 것 같은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며칠 있으면 수많은 학생들이 이런 기분을 또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도. 무기력하게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을 저자는 디스토피아라는 공간에 더욱 잔혹한 생존경쟁 테스팅을 모습을 그렸다. 총들고 칼들고 싸우는 것만 아닐뿐 현실이 이 책 속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단 생각에 씁슬해진다.

 

 

 

 

 

 

 

 

"매년 통일연방 정부는 열여덟 개 식민주에서 졸업한 학생들의 성적과 능력을 면밀히 검토합니다. 가장 뛰어난 학생들은 토수시티로 가서 테스팅에 응시하게 되고, 합격자는 대학에 진학하죠." - 27page

 

16살 소녀 시아는 다섯 호수 마을대표로 뽑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테스팅"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시험을 보는 장소 토수시티로 가기 전 시아는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된다. 테스팅은 바로 옆의 친구가 나를 죽일 수도 있고 반대로 죽는 모습을 봐야하는 시험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자신도 테스팅때의 기억이 삭제되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그동안 아버지는 열심히 테스팅을 준비하는 시아에게 공부를 하지 말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인생이 목표를 테스팅이라 여겼던 시아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건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큰오빠는 왜 테스팅에 응모하지 못하도록 아버지가 손을 썼다는 사실이다.

 

처음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테스팅을 거치면서 알게되는 시아의 따뜻한 마음이 그 이유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제일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되는 상황에서 시아는 생존경쟁보다 사람됨을 택할 아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알았기때문이 아닐까. 자신은 비록 방관하다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지만 딸 시아라면 목숨을 건 생존 게임, 테스팅을 바꿀 수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아봤을지도 모른다.

 

 

 



 

 

 

"더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동급생을 해치는 아이가 다섯 호수 마을에 한 명이라도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 모두 풍족하지는 않다. 하지만 굶어죽는 사람도 없다. 이제 더 이상은. 다섯 호수 마을에 사는 어떤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도우러 나선다. 경쟁에서 승리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친구에게 독을 먹이는 세계란 나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다."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사랑받고 자란 시아는 외로움을 못견뎌 자살하려는 친구도 구하고 친구들에게 외면당하는 친구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테스팅 중에 자신의 옆에서 죽어가는 친구의 모습에 의문을 제기할 줄 알고 혼자서 살아남으려하기 보다 같이 살아남는 법을 택한다.시아와 달리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른 경쟁자들을 죽이고 속임수를 쓰는 썼던 아이들은 모두 죽음을 맞는다.

 

첫테스팅은 수학과 역사, 과학같은 시험이었지만 마지막 4차시험에 가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살아남아야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된 사람들. 시아는 더이상 사람의 모습이 아닌 그들의 눈에서 인간적인 빛을 보게된다. 폐허의 공간에서 살아남는 생존게임은 마치 헝거게임을 연상하게 한다. 빠른 속도감과 흡입력이 파라마운트 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이 팔렸다고 하는 걸 증명해주는 듯하다.

 

테스팅은 시리즈였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이야기. 테스팅의 뒷이야기, 시아와 달달한 로멘스를 시작한 토마스의 비밀, 시아 아버지가 숨기는 비밀, 백발남자의 정체등 아직 풀지못한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하다!

두번째 이야기는 내년에야 출간예정이라고 한다. 그때까지 이 궁금함을 어찌 해소해야할지 애가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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