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소녀 생각하는 숲 14
잭 샌닥 글,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서커스 소녀 모리스 샌닥을 향한 형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

 



   20세기 최고의 동화작가! 모리스 샌닥의 별세로 그의 책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1957년이 초판이이 벌써 60년이나 훌쩍
   지나버린 책이지만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지는 샌닥 형제의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 일까,.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서커스 소녀는 모리스 샌닥이 그림을 그의 형 잭 샌닥이 글을 썼습니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그림책 작가로 불리며 화려한 길을 걷던 
   모리스 샌닥과 달리 잭 샌닥은 라디오 방송국과 우체국에서 일하며
   조용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요.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이 책에는
   모리스 샌닥의 생각보다 
   그의 형 잭 샌닥의 생각이 더 많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일이 많았던 동생 모리스 샌닥에게 세상은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니라며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주는 이야기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 누군가를 향하기보다 그 동생의 상황을 잘 알기에 더욱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있있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모리스 샌닥을 향한 형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아있는 듯합니다.

 

   모리스 샌닥의 책들은 '괴물들의 나라'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칼데콧상 시상식에서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라고 말했다고 하죠.
  

 

 

 

 

 

 

 

한바탕 신나는 모험 꿈을 꾸고 난 듯한 이야기가 모리스 샌닥의 이야기였다면

형 잭 샌닥의 글은 조금 더 차분하고 사랑하는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마도 그런 생각들이 자꾸 깊어지는 것은 샌닥형제의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모리스는 형 잭은 웃음과 위안을 주는 존재였으며 "형은 내 삶을 구원해 주었다."라고 했다는데요.

  모리스가 세상을 떠나기 나흘 전까지 병상에서 최종 원고를 검토했다는 책이

  나의 형 이야기라는 사실을 들었을때 더욱 마음이 아련해졌습니다.

  죽을 때까지 먼저 세상을 떠난 형을 그리워했다는 뜻일테니까요.

  그 의미를 알기에 '서커스 소녀'를 보는 내내 모리스를 향한 형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눈부신 별이 지구와 부딪혀 지구를 두동강낸다.
  형은 차가운 얼음 대륙에 갇혀 꽁꽁 얼어붙고 동생은 땅에 떨어진다.
  동생은 형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 나의 형 이야기 줄거리.

 

 

 

 

 

플로라는 서커스 소녀입니다. 서커스단에서 태어났기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은 전혀 접할 수 없었어요.

서커스단에서의 생활은 행복했지만 플로라는 접해보지 못한 세상이 궁금합니다.

밤이면 서커스를 찾아오는 관객들이 나오는 섬뜩한 꿈까지 꾸게 되었어요.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이 더해지자 폴로라는 서커스 단원들에 묻습니다.

 

 

 

 

 

 

 

 

 

"밤에 우리를 보러 오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 사람들은 여기 오지 않을 때는 뭘 하나요?"

 

곡예사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머리를 땅에 대고 빙빙 돈다고 말해주었어요.

공중 곡예사들은 거미랑 비슷하다고 해요.

"그래? 하여간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일 것 같은데."

 

라며 누구도 관객들의 정체를 정확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럴수록 플로라는 더욱 더 관객들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신기하고 희한한 바깥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든 알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섬뜩한 꿈이 진실인지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서커스 단원들은 플로라에게 진실을 알려줄 수 있었어요.

하지만 플로라가 직접 그 진실을 알아가길 바랬던 것이죠.

플로라가 더이상 무서움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찾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요.

 

아이들이 뭔가를 무서워하고 궁금해할 때 쉽게 그 해답을 알려주기보다

스스로 호기심이 폭발해서 찾아보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알게됩니다.

 

 

 

 

 

 

 

어두운 밤 플로라는 용기를 내어 바깥세상으로 나가봅니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면서 마을을 속속들이 살펴보기 위해 플로라는 계획을 세웁니다.

처음엔 강아지 그림자만 봐도 놀라 무서웠지만 점점 행복해지고 용감한 기분이 들게되요.

하지만 플로라가 생각한 계획은 오히려 바깥 세상의 사람들을 단단히 오해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술래잡기를 해보지 못했던 플로라는 아이들이 싸운다고 생각했고

농담을 주고 받고 있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 말다툼을 벌인다고 생각했어요.

플로라는 자기가 잘못 보고있는 것들이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플로라는 자기 생각이 맞는 확인해 볼 수가 없었어요.

너무나 겁이 나서 바깥세상 사람들 가까이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까요.

어쩌면 정말 다 똑같이 생겼는지 모른다는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어요."

 

플로라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외로워지고 울고 말았어요.

자기가 멍청하게 군다는 건 알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맙니다.

 

바깥세상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플로라는 서커스단으로 돌아갔을까요?

그 뒤로 플로라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플로라는 더이상 섬뜩한 꿈을 꾸지 않게 되었을까요?

 

아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두려움과 용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을 모리스 샌닥은 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모리스 샌닥의 유작 나의 형 이야기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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