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원형 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이야기로 치유하는 여성의 심리
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 손영미 옮김 / 이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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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클라리사 에스테스

 


"길을 가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면 뒤를 돌아보라.
그러면 네 발로 서 있는 아름다운 야성의 그림자가 보일 것이다!"

 

?"나는 융 계통의 심리학자 겸 이야기꾼이다.
수년간 심리학, 고고학적으로 파괴된 여성의 잠재의식을 파헤친

끝에 나는 약해진 여성의 힘을 되찾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방법으로 여성의 타고난 심성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여성성의 상징인 여걸 이미지를 통해 여성 본성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 10page

 

1992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어 200만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국내에는 1994년에 고려원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나

출판사의 부도로 절판됐던 책!  전 세계 18개 언어로 출간, 여성심리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이 다시 나왔습니다.

얼마전 목수정 저자의 '월경독서'에서 근본을 뒤흔드는 질문을 던지는 책, 삶의 지평을 열어둔 책으로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을 꼽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검색해보니 절판된 책을 구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글들이 보입니다.

웃돈을 주고 구해야하는 절판책이었는데 이렇게 재출간되니 책을 못구해서 안타까워하는 분들께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존책과는 달리 본문에 소제목을 붙여 읽기 쉽도록 편집했다고 하는데 심리학을 다룬 이야기라서 그런지

쉽게 읽기는 다소 버거웠습니다. 흥미위주의 책을 읽듯이 대충 읽으면 감흥을 받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읽을 때와 두번째 볼때 다가오는 느낌이 확실히 다른 책입니다.

 

 

"우리는 본능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본능도 우리를 힘껏 도울 것이다.

단,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를 읽을 때 마치 남의 얘기인 양 관망하지 말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야 한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내적 치유의 문을 열어야 한다."

 

"고대 해부학자들은 청각 신경이 뇌 깊숙히 도달하면 최소한 세 갈래길로 갈라진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귀 역시 세 가지 차원에서 소리를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차원은 속세의 이야기를 듣는 귀이고,

두번째는 지식과 예술을 포착하는 귀다. 끝으로 세 번째 차원은 영혼의 귀로 속세에서 얻은 지혜와 교훈을 듣는 귀라고 한다."

- 41page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를 읽을 때 마치 남의 얘기인 양 관망하지 말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를 두번째 책을 볼때 이해하게 되네요.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은 원형 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이야기로 치유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융의 심리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고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건 여성의 무의식 속에 뿌리박힌

잘못된 의식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여성의 본성을 깨닫는게 중요하다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여자는 예뻐야 최고다!는 외모지상주의,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드라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을 보면

여성의 심리와 의식이 예전과 그닥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고보면 20년 전에 그런 여성의 현실에 테클을 걸고 있는 이 책은 획기적이었겠단 생각이 듭니다. 

여성이란 단어의 어원이 늑대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더이상 여성다움의 이미지에 갖혀있지 말고 뚫고 나와

늑대처럼 야성을 갖으라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최초의 여성의 이름이 '에바Eva'였고 그 이름은 늑대Vae, Woe라는 말의 조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여성을 woman이라고 표현할 때의 어원이 바로 Woe

즉 늑대+man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야성의 늑대가 원초적인 신성한 어머니의
원형을 갖고 있다는 에스테스의 논리는 극히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게 되리라.
그러나 기독교의 영향으로 이런 어머니 늑대의 원형은 손상되고 마녀재판, 마녀사냥으로 무수한 세기에 걸쳐 학살되었다.
그리하여 '문화'라는 이름의 기성복이 '여성다움의 이미지'를  성모 이미지나 집안의 천사 이미지, 나이팅게일과 같은 간호 여인의 이미지로 과대 재생산하는 동안 열렬하고 따스한 야성의 힘에
넘치는 늑대-어머니-는 문화의 벼랑으로 밀처져 변두리 심연의 틈 속에 갖히게 되었다." - 6page

 

여성 안에 야성적 본능이 있다는 의식이 사라지면서 지구의 처녀지 역시 파괴도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태고의 원시림이든 나이 많은 여성이든 모두 쓸모없는 존재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여걸은 늑대, 코요테, 곰과 비슷한 존재로 간주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인간의 본능을 상징하는 것으로 철저히
그리고 천부적으로 위험하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취급된다.

-9page

 

 

늑대!하면 남성적인 이미지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런 편견또한 내면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여성의 심리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읽게되는, 아니 너무도 당연하게만 생각하던 동화속 여주인공들의

생각과 행동들을 이 책에서는 깨알같이 비판하고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요즘 아이들 책에서도 백설공주와 신데렐라같은 공주 시리즈에서 여성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 책은 좀 더 깊은 여성의 심리와 사회적 문제점을 인식하게 해줍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늑대처럼 여성도 같은 운영을 겪어 왔다.이들의 천부적인 따뜻함, 뛰어난 적응력과 높은 직관력,
진취적인 용기는 종종 탐욕스럽고 교활하며 호전적이라는 낙인과 함께 수세기 동안 약탈당하고 매장되어 왔다.

전 세계의 신화, 민담, 동화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융의 원형 심리학으로 분석한 이 책은 여성들이 잊고 있던 여성 본연의
야성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세상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한 채 여전히 그들의 본능대로 살아가는 늑대처럼, 이 책의 독자들이 내면의 야성을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를 바란다.

 

 

이 책에서는 오랫동안 억압과 사회적 통념에 사로잡혀있던 여성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동화, 민담, 신화들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줍니다. 우리가 흔하게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푸른수염이나 분홍신, 성냥팔이 소녀 같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천적의 제물이 되는 순진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 푸른수염에서는 무엇이 여자의 마음을 폐허로 만드는지를 살펴보고

여성의 창의력을 앗아가는 파괴적인 움직임과 창조력을 방해하는 존재를 인식하고 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여자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든가, 남이 부당하게 취급해도 참아야한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금기를 깨고 거기에 맞서 싸우라고 합니다.


얼어붙은 미운 오리 새끼는 원형 심리학에서 감정이 결핍된 사람으로 본다고 합니다.

얼어붙거나 아무 감각이 없는 아이, 얼음 속에 갇힌 시체는 바뀔 수 없는 상태, 새로운 것이 생겨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요.

동화속 얼어붙은 오리와 같은 상황일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란 의문이 드는데요.

저자는 그저 하던 일을 묵묵히 계속하라고 합니다. 움직이는 것은 얼어붙지 않는 법이니 끊임없이 움직이라고요.

그리고 엉뚱한 틀에 자신을 맞추지말라고 합니다.

 

사회적 틀과 편견으로 가득차서 뭐가 이상한 것이 생각도 해보지 못한 이야기들.

무의식을 사로잡고 있던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읽어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한번 볼때보다 두번째 볼때가 더 많이 보이는 듯합니다.

딸아이가 좀 더 크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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