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김영하의 [여행자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전 세계 여덟 개 도시를 여행하고 각 도시에서 쓴 짧은 소설과 직접 찍은 사진, 여행일화를 담은 책.

도시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한다. 도쿄에는 '롤라이35'
여덟개의 도시와 여덟개의 다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8개의 단편들.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알려면 여행을 떠나야 하고 그것도 예전에 가봤던 곳으로 가야 한다."
"여행자 시리즈는 내가 사랑한 전 세계의 도시들에 바치는 송가."

 

 

 

 

얼마 전 도서관 마감시간에 맞춰 삼분의 일만 읽고 덮어야했던 살인자의 기억법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김영하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김영하 여행자 토쿄'를 집어든다.

아! 그런데 앞부분의 짧은 에세이를 읽고서 이 책이 살인자의 기억법의 작가인가 아니면 동명이인의

작가인지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 에세이라는 말에 하루키의 여행기를 읽으며 느꼈던 매력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아니 이런! 여행 에세이는 어느 정도 작가를 좋아해야만 스멀스멀 매력이 흘러나온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작가의 매력보다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이 롤라이 카메라만이 눈으로 들어오더라는!!

 

요즘 카메라들은 누가 찍어도 같은 화질과 같은 화면을 찍게 되지만

이 카메라는 3m에 떨어진 피사체를 찍으려면 3m로 직접 카메라 초점을 맞춰줘야하는

수동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메라였다. 왠지 나만의 사진을 갖게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충문의 감성카메라.

사진의 잘찍고 못찍음의 결과를 떠나서 아날로그향 진하게 풍기는 이 카메라에만 눈이 간다.

주목할만한 젊은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가 있는 작가기에

그의 이야기에 더 눈이 갔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인지

아니면 그의 매력에 포옥 빠지지 못하고 책을 들어서인지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 책이었다.

 

이 책이 작가가 내가 아는 작가가 맞는지 검색하게 만들어버린

처음 등장하는 '마코토'이야기는 여자로서 그다지 공감가지 않는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짝사랑에 늘 성공하지 못했던 여자 주인공이 일본 유학생 마코토를 사랑하게 된 이야기이다.

질투폭발을 일으키던 동기와 한때 깊은 사이였던 남자 마코토를 우연히 카페에 만났다.

동기는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던 여자였는데 결국 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주인공은 그녀의 장례식장에도 가보지 않는다. 슬픔에 빠진 마코토를 볼까봐.

 

 

 


 

 

 

"요란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 내가 숨을 들이마시고 마코토 옆을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내 옷깃을 잡았다.

아, 이러지마, 마코토, 제발."

"나는 나를 앙망하는 그의 촉촉한 입술을 향해 최후의 순간으로 돌입하는 가마카제 특공대처럼 내 불타는 입술을 내리꽂았다.

그의 혀가 주춤거리며 내 혀를 맞으러 나왔다.......마코토가 두 팔을 뻗어 올려 허공에서 휘청대는 내 허리를 감아 안았다.

도둑 키스와 어설픈 포옹은 생각보다 오래도록 지속되었고 나는 거기가 어디인지, 내가 누구와 키스를 하고 있는지조차

까맣게 잊어버렸다." - 48page


아! 무슨 이런 생뚱맞은 일이.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것인지 왜 이 장면이 그리 로맨스로 다가오지 않고 거부감이 느껴지던지.

왠지 자뻑에 도취한 여성의 추억 되뇌기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괜한 시비조의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활개를 친다는!

그래서 그런지 이 이야기 후에 보여주는 글보다 많은 롤라이카메라 특유의 초첨 맞지 않는 사진들이

더 눈엣가시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김영하 작가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그의 더 많은 매력에 빠지게 된다면

이 책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지금 책을 덮고 난 후의 느낌은 영 좋지 않다.

 

8권의 여행자 시리즈가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2007년 하이델베르크, 2008년 도쿄를 이후로

다른 이야기들이 보이지 않는다. 두번째 이야기를 끝으로 여행자 시리즈는 마감하는 것인가?

그것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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