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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적게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지극히 적게 도미니크 로로 : 그녀가 무척 궁금해진다!
전 세계 100만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도미니크 로로, 그녀가 들려주는 '적게 소유하며,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지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적게 소유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로 왠지 철할적인 이야기들만 가득 담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무소유. 불교의 수행처럼 뭔가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 한편으로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딱딱한 느낌.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첫느낌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일본여성에 관한 이야기, 일본의 선불교와 동양철학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일본저자였나? 싶어서 다시 앞으로 넘겨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게 됩니다. 아! 일본작가가 아니라 프랑스 여성 작가!
그녀가 궁금해져서 급검색에 들어갑니다. 일본 정원에 매료되서 일본에 살게 되었다는 것과 7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 살고 있는 프랑스의 수필가라고 나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한글로된 인터뷰자료나 내용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영어 좀 잘하고 싶다는 충동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순간입니다. 궁금증 폭발. 안타깝게도 그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 출간된 도서들은 해외에서 출간된 도서들과 표지의 느낌이 너무도 달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해외에서 출판되는 책표지들은 왠지 더 여성적이면서 감각적인 분위기로 심플하다!라는 생각이 딱 뜨는데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책들의 표지느낌은 정말 철학사상을 가득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책들이서 놀람과 함께 안타까웠어요. 개인적으로 해외출간된 책들의 분위기가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서두에 "이 작은 책에 관하여"라고 시작하는 이유를 해외책 사진을 보고 깨달았기때문이죠.

"개인적으로 나는 두껍거나 크거나 묵직하거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을 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 왔다. 쉽게 손에 들고 다니고, 침대 머리맡 탁자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읽을 수 있는 책, 내용도 군더더기 없는, 알찬 책을 만들고 싶었다. 이 책은 일본의 분재처럼 가지치기가 잘 되어있고, 간결하고, 한 번에 읽을 수 있으면서도 소중한 정보를 담고 있다." - 11page
L'INFINIMENT PEU 심플하면서도 손바닥만한 크기! 아! 이런 책이라서 이런 문구를 담았구나!!! 이걸 보고나니 아쉬움이 너무 컸어요.
다른 책들도 도미니크 로로의 책이다!라고 딱 알아볼 수 있는 느낌의 표지들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렇게 표지디자인을 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좀 더 철학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싶었던 것인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말이죠.

개인적인 느낌의 차이겠지만 느낌이 너무 다른 느낌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이것 저것 도미니크 로로와 그녀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검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그녀가 궁금해지고 그녀의 다른 이야기들에까지 관심이 가게 하는 끌리는 매력.
전 세계 100만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꿨다고 하는 저자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들고 아무페이지나 펼쳐서 한페이지로 끝이나는 짧은 이야기를 맛볼 수 있는 구성입니다.
동양철학과 서양의 라이프스타일이 만났다고 할까요?
분명 의미하고 뜻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적게! 덜어 낼 수록 충만해지는 것들, 정돈된 삶이 가져다주는 깊이와 기쁨,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의 소제목과 같은 무거운 이야기일텐데 들려주는 이야기는 예상외로 파격적이기도 하고 쉽습니다.
"내게 어울리는 옷, 필요한 옷만 갖추는 기술" 에서는 옷이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고 신중하게 고른 기본적인 옷과 저렴한 개성적인 옷만 있으면 충분하며 옷보다 중요한 것은 잘 가꾼 몸매와 고상한 정신이다라고 말합니다. 기존의 철학 책이라면 고상한 정신!이라는 것에만 눈이 갔을텐데 잘 가꾼 몸매라는 것에도 눈이 가네요. 무조건 갖지 말고 적게 살라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있는 지극히 적게 소유하는 방법을 들려줍니다. 나도 한번 해볼까? 이거 멋진데 라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진정 멋을 아는 여성은 하나의 핸드백만 가지고 있으며 무게와 실용적인 부분도 꼼꼼하게 따진다며 요즘 여성들은 평균 6kg으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지적합니다. 겉과 함께 속도 알차게 가꾸라는 것도 잊지 않고 있네요. 액세러리는 한두 개로 충분하다!등 20대 여성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들도 들려주지만 한페이지의 짧은 조언에 끄덕끄덕 그래 맞는 말이야로 수긍하게되네요. 뭔가를 많이 갖추고 치장하지 않아도 나를 멋지게 가꾸는 방법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요. 오래전에 산 타이트한 청바지하나면 나를 위한 웰빙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말도 머리 속을 떠나질 않네요. 한달에 500g부터 시작!


가볍게 소유하고 절제하며 소식하여 운동하기, 하나만 있어도 충분한 나만의 제품들, 그리고 효과만점의 미용비법, 머리에 볼륨을 살리는 비법등 깨알같은 여성들을 위한 팁, 말을 아끼고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내면의 절약까지. 겉으로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꼼꼼하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합니다.
"피상적인 온라인 인간관계를 줄인다." - 186page
인간관계는 질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친구들을 너무 자주 만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페이스북이나 SNS로 연락하는 관계야말로 피상적인 관계가 아니냐며 물음을 던지는데요. 인터넷이란 공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피상적인 관계가 아닌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하고 있었나라는 의문도 갖게 하네요.

도미니크 로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신보다 다른 것에 더 마음을 많이 두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고 알차게 사는게 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녀의 말처럼 바쁜 전철안이나 손가방, 손쉽게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에 두고 짬이 날때마다 꺼내서 아무 곳이나 펴서 하나씩 읽어나가면 바쁘게 살다가 잠시라도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뭘 위해 살고 있나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