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가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7
송미경 지음, 서영아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아이가라고 쓰여진 노란 종이를 들고 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아이가 뭐?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을 가진 다섯편의 단편동화 묶음집입니다.

 

"어떤 아이가, 어른동생, 없는 나, 귀여웠던 로라는, 아버지 가방에서 나오신다." - 책에 실린 다섯편의 제목들

 

어린 시절 하루의 대부분을 그림 그리기와 소꿉놀이로 보냈다는 작가의 소개가 또 눈에 들어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기와 소꿉놀이는 공부의 반대말이 아닐까 싶어요.

공부는 안하고 그림그리고 논다고 엄마의 잔소리가 펼쳐질게 뻔한데요. 역시 작가의 어린 시절은 행복했던가봅니다.

한동안 멋진 그림과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던 큰아이가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이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지금 당장의 공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아주 당연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쳐갑니다.

어린 시절 작가와 친구는 비가 와도 마중 나와 주는 이가 없어도 걱정이 없었다고 해요.

가방 속이 다 젖어서 책들이 쭈글쭈글해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빗속을 힘차게 달렸다고 하는데요.

 

확실히 저의 기억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때 제가 초등학교 몇학년이었는지 비가 얼마나 왔는지 다른 건 하나도 기억에 안나는데요.

아버지가 우산을 들고 마중나왔던 장면만은 생생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버지가 늦게 마중을 나왔다면서 아버지를 뒤로하고 울면서 막 집으로 뛰어가던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심술을 부렸는지 똥고집도 아니고 뭣도 아닌 무슨 행동이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억들이 내 아이의 이유모를 심술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아이들과 저에게 그런 추억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내가 어른이 되서 잊고 있었던 어릴 적 마음, 아이들에게는 지금은 깨닫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게되네요.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흥미를 더합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장면들도 포함해서 말이죠. 상상할 수록 계속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들.

 

첫번째 이야기 어떤 아이가 가족들 몰래 우리 집에 살았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집에 누군가 살고 있는데 모를 수 있을까요?

그런데 가만 살펴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서로 자신의 일이 바쁘다며 방문을 닫고 마음의 문도 닫고 사는 식구들.

동생이 몇살인지도 모르고 사진 속 엄마의 주름진 얼굴도 처음봅니다.

힘들게 일한 아버지에게 시원한 물한잔 따라준 적 없는 아들들입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형제, 자매, 부모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가족이 그런건 아니겠지만요.

대부분 아이들은 식구들보다 친구들을 더 많이 찾게되고 의지하게 되는데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더 많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하게되네요.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동화.

다섯살 짜리 내 남동생이 사실은 마음은 서른 네살이라는 이야기.

가방에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버지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

소녀가 토끼로 변했다는 이야기등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속엔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는 아버지들, 식구들에게 별 관심없어 보이는 어머니들,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을 뺐겼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들이 들어있었다.

독특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눈을 끌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