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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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댄 브라운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예술과 문학작품, 과학과 역사는 모두 진짜다."

 

다빈치 코드의 강렬함이 남아있는 독자라면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의 이름만 보고도 이 책을 당장 집어 들 것 같다.

책 속 이야기가 사실일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일까?라는 의혹들이 증폭되고 궁금해지고 만다.

인페르토란? 단테 알리기에리의 서사시 '신곡'에 묘사된 지하 세계로서, 지옥을 그림자 즉 육신없는 영혼들이 삶과 죽음 사이에 갇혀 있는 곳으로 그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단테의 신곡을 읽어보질 못했다. 이미 읽어봤다면 이 책의 느낌도 흥미진진함도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단테의 신곡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읽은 '20세기의 셔츠'에서도 언급되었는데 도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이토록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세계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추앙받는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구성하는 세 권의 작품 가운데 첫번째 책이다. 14,233행에 달하는 대서사시 신곡은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결국은 천국에 도달하는 단테의 숨 막히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인페르노(지옥), 푸르가토리오(연옥), 파리대소(천국) 로 이루어진 3부작 중에서도 이 인페르노가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다. " - 105page

 

 

 

 

 

 

 

'인페르노' 이 책엔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 교수가 등장한다.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는 긴 세월동안 부모님에게 선물받은 미키마우스 손목시계를 차고 살며 환화게 미소 짓는 미키의 얼굴과 힘차게 내젖는 팔을 보면 늘 좀 더 많이 웃으며 하루를 살자, 인생을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되새긴다는 남자. 하버드대 교수이자 미술사와 기호학에 탁월한 사람. 그가 들려주는 예술과 문학작품에 관한 이야기들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는 오래전부터 스스로 선택한 독신의 고독감과 독립심을 즐기는 성격으로 매번 등장하는 책마다 달달한 애정전선이 나타날듯하다가 이내 막을 내리고 만다.

 

'누군가 나를 죽이려 한다' - 53page

 

어느 날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로 병원 침대 위에서 눈을 뜬 랭던은 며칠 동안의 기억을 떠올려보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퇴행성 기억상실 증세. 여기가 피렌체라는 사실,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는 사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구하세요, 반드시 찾을 거예요!'라며 꿈에 등장하는 은발의 여인. 그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며 왜 랭던의 꿈에 자꾸 등장하는 것일까?

 

랭던은 지능지수 208로 드러난 천재소녀이자 자신을 돌보던 의사 시에나와 함께 자신을 죽이려는 존재를 피해 달아난다. 옷안에 있던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는 누군가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수정되었다. 그 지도가 뜻하는 의미는 무엇이며 잃어버린 기억 속 랭던은 왜 그것을 갖고 있던 것인지 그 이유를 찾아서 시에나와 랭던은 단테와 관련된 피렌체 곳곳을 다니게된다. 1권에서는 왜? 무엇때문에? 라며 의문을 갖게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다.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보티첼리 지옥의 지도에 숨겨진 단어의 뜻을 찾아내고,  단테의 데스 마스크 뒷면에 새겨진 글자의 비밀을 찾아내며 단테라는 인물과 그와 관련된 예술작품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존하는 작품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고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옥의 지도에 어떤 그림들이 그려있는지, 단테의 데스 마스크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단테의 일생이 궁금해진다. 특히 랭던교수가 들려주는 미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는 더욱 그러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가 오른쪽 다르에 대부분의 체중을 실은 듯한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콘트라포스토라는 고전적인 전통을 채택했다. 덕분에 다비드의 왼쪽 다리에는 거의 체중이 실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수천 킬로그램의 대리석을 받치고 있는 것은 그의 왼쪽다리였다." - 57page

 

 

 

 

 

"지옥의 가장 암울한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비되어있다."

"위기의 시대에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 " - 2권 375page

 

이 책에서는 단테의 신곡과 관련된 이야기들에도 눈이 가지만 인간의 종말에 관한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이라는 종은 다른 종의 동물들과 달리 번식력이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를하며 흑사병과 같은 강제력이 작용하지 않는 한 인구증가를 막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지구의 인구가 증가하고 수명은 길어지는데 반해 천연 자원은 고갈되어가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접근해봤을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경오염도 자연의 고갈의 근원적인 원인은 인구증가라는 것을 보여준다. 책 속에 그려진 인구증가 그래프를 보면 섬뜩함이 느껴지고만다.

 

"만약 당신이 어떤 단추를 눌러서 지구 인구의 절반을 무작위로 죽일 수 있다면, 당신은 그렇게 하겠는가?"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그 단추를 누르지 않으면 인류가 앞으로 100년 내에 멸종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래요? 그러면 단추를 누를 건가요?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친구와 가족, 심지어는 당신 자신을 죽이는 결과가 초래된다 할지라도?" - 357page

인간 종말의 원인을 알게 된 당신이라면 지금 무엇을 하겠는가? 당신에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행동으로 옮기겠는가?

랭던이 맞서야할 대상, 공공의 적으로 등장하는 단테에 푹 빠져있던 천재과학자 버트런드 조브리스트는 이 근원적인 원인을 자신이 해결하고자 했다. 분명 옳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도덕적 잣대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가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기의 시대에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라는 단테의 말에 그는 엄청난 일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행동으로 옮겼던 사람. 도적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과 그가 무엇이 다를까. 방관자가 되기보다 아무리 가혹한 시련이 닥쳐도 끝내 일어서는 인간의 힘을 노래하고 있다는 단테의 신곡의 이야기가 그 해답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1권에서는 의문 가득한 이야기들 투성이다.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알 수 없고, 무엇을 지키고 찾으려는지도 알 수 없다. 의문투성이! 하지만 2권을 읽으면서 1권에서 들려주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에 대한 실마리를 하나씩 찾을 수 있었다. 비밀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의 재미도 쏠쏠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단테의 신곡과 인페르노, 데스마스크, 지옥의 지도를 검색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피렌체라는 곳도 무척 궁금해질 것이다. 그리고 다른 것들도. 해답을 찾기보다 궁금증을 더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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