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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꿈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2
최유정 지음 / 시공사 / 2013년 1월
평점 :

사자의 꿈 : 십대를 맞이할 엄마와 아이에게
이제 십대에 들어선 딸아이. 어느 순간부터 딸아이가 내가 알던 예전의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욕심이 덧붙여져서일까 아니면 아이가 정말로 변한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는 전쟁아닌 전쟁을 시작으로 엄마의 기분을 하루에도 열두번씩 오르락 내리락하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아이. 혼자서는 도저히 내 아이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도닦는 마음으로 십대를 이해하기 위한 엄마인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기 위한 책들을 찾는다.
사자의 꿈. 이 책은 세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가족과 학교에서 동떨어져 외로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아파해야 하고 절마으로 곤두박질쳐야 하는 아이들.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절망의 목격담이기보다는 매일, 매시간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이고 우리 아이들이 몸짓이었다." - 본문 중에서
첫번째 이야기 사자의 꿈에서는 점점 경제적으로 기울어져가는 형편때문에 부모님은 매일 싸우게 되는 환경의 상호라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상호는 어린 동생이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화풀이의 대상으로 폭행을 당할까봐 자신이 먼저 아버지 앞에 나서는 그런 아이다. 하지만 점점 엄마의 무관심과 아버지의 폭력이 더해질수록 동생이 불쌍하면서도 아버지와 똑같이 동생에게 폭력을 쓰게된다. 반복되는 폭행과 죄책감. 그리고 학교에서는 그와 반대로 무기력함으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상호의 주변 인물들은 아무도 상호를 제대로 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자신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단 한마디 못하고 따가운 질책을 받는 상호. 그리고 아무도 상호를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상호는 자신을 유일하게 방어할 수 있는 게임 속에 빠지게된다.
어른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면 눈앞의 아이들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눈앞의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아이들. 그런 모습을 떠올리며 정말 많은 반성을 하게된다. 내가 무심코 행했던 일들. 내 선입견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판단했던 것들도 떠올린다. 그 무심코라는 말이 아이를 무시무시한 절벽으로 밀어넣고 있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두번재 이야기 흉터는 친구간의 오해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세상은 참 내맘같지가 않다. 내가 생각하지 않은 것들로 의도하지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 사로고 이마에 큰 흉터가 있는 재인은 친구들에게 그 상처를 보이기가 싫다. 그래서 얼굴을 반이나 가리도록 앞머리를 내리고 다닌다. 그러다 절친이라 느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이 친구라면 내 흉터와 허물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앞에서 자신의 흉터를 공개해버리는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고 점점 더 큰 오해를 쌓아가게 된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른다. 다 알아주면 좋겠지만 다 내맘같지 않다. 친구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마음을 다독이는 친구를 만난다는 건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이야기 매듭은 평소 잔소리를 마구 퍼부었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며 마구 찔리게 하는 이야기였다. 아빠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란 민지. 하지만 그 기대치가 너무 부담이 되서였을까 민지는 피아노도 공부도 어느하나 두각을 내지 못한다. 점점 움츠러드는 민지.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싶지만 눈치만 보인다. 부족한 자신때문에 사람들 앞에 기죽는 엄마도 밉다. 자신보다 공부도 잘하고 좋아하는 남자친구까지 뺏어가는 친구를 보며 화가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것 같아서 가만 둘수가 없어 미술시간에 결국 큰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마음아파하는 민지도 눈에 들어왔지만 부모의 기대치에 미치치 못한 민지를 바라보는 민지 부모님에게 눈이 갔다. 아! 내가 내 아이에게 이런 부모일 수 있겠구나. 앞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진다.
내 아이를 제 삼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제 삼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며 아이를 여유롭게 지켜봐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사춘기를 호되게 치룰 나와 내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십대와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많이 살펴보고 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