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사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앗! 노르웨이의 숲. 빨강과 초록색의 표지가 강렬한 이 책들은 이제 온라인서점에서는 만날 수가 없다. 모두 품절.

거기다가 중고판매에서는 12만원의 가격에 기존 책가격보다 몇배를 불린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아니 왜!! 도대체 왜!!!

내가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은 이렇게 책값이 뻥뻥 튀겨져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냐고!

실제값보다 몇배의 이윤을 받고 파는 중고판매상들에게 보란듯이 이 책들이 새롭게 출판되길 간절히 바란다.

 

예전 내가 20대초반 '상실이 시대'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 이야기를 접했었다. 물론 그 당시 눈으로는 읽었지만 마음으로는 읽지 못해서 왜 이 책이 인기라는거야?라고 투덜거리면 몇번을 잡았었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했었는데.

이번 '노르웨이의 숲 상,하'권에서는 완전 몰입. 어허라? 내가 이제 하루키의 소설을 재미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냐? 드디어?라면서 놀라면서 술술 읽어갔다.

 

와타나베, 기즈키, 나오코는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기즈키와 나오코는 어린시절부터 소꼽친구로 자란 연인사이고 와타나베는 그 사이에 끼여 데이트를 즐긴다. 그러다 기즈키가 자살을 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친구의 자살과 남겨진 와타나베와 나오코. 와타나베는 그럭저럭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있으나 기즈키와 깊은 사이였던 나오코는 요양원에 머물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와타나베는 그런 나오코를 지켜줘야한다는 생각들을 사랑이라 부르며 정작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랑을 밀어낸다.

사랑이라는 것도 제대로 모른 채 육체의 따뜻함을 쫓던 와타나베는 상처받은 주변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보듬어주며 자신도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가고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이 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책을 집필하던 시기의 하루키를 '먼 북소리'라는 그의 책을 통해서 접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와타나베가 실제 하루키와 겹쳐지면서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걸 깨닫기 되었기 때문이다.

배낭을 메고 홀로 여행을 즐기고 음식을 즐기고 책보는 것을 즐기고 다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하루키의 모습이 와타나베의 모습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평소 그의 에세이를 통해 하루키라는 사람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있던 차에 와타나베를 만나게 되니 새롭게 보이게 된거란 생각이 든다. 

 

얼핏보면 너무도 방탕하게만 보내는 20살즈음의 와타나베의 인생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의 하루키의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당사자들은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들. 10년뒤, 20년뒤 인생을 살아본 후에야 그때를 뒤돌아 보면서 회상해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그가 왜 그랬는지, 그녀가 왜 그랬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서야 와타나베와 그 주변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한 그 때를 떠올리며 이 책을 다시 접하니 사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듯하다.

왜 처음 이 책을 봤을땐 몰랐을까? 책이란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그리고 때에 따라 정말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또 한번 새삼스럽게 느낀다.

 

지금 당장 손에서 놓게되는 책일지라도 언젠가 한번은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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