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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생각 아이마음 - EBS 다큐프라임, 그 후 육아는 달라졌을까?
김미연.김광호 지음 / 라이온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며 20년을 길러준 고모가 자신의 머리채를 잡았다고 같이 머리채를 잡은 조카의 이야기를 보았다. 갑자기 그 모습이 아마도 아이만을 바라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과 같지 않은 아이를 볼때 느끼는 심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까지 애지중지 키웠는데. 내가 먹을거 안먹고 살거 안사면서 지들 잘되라고 해줬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그걸 간섭이라 생각하고 집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한다.
이 책에서 육아의 목적은 떠나보내는 것이라는 문구에 또 한번 철렁하게 된다. 아이를 위한다며 삶을 제시해줘도 그건 엄마의 삶이지 아이의 삶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한숨 푸욱. 저자는 부모 60을 시작으로 여러 육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육아노하우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지만 어느 순간 머리 속이 많은 정보많은 더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한다. 문제가 있어서 방송에 나온 아이들이 전문가의 손을 거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을 때 모두들 그 방법을 따라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방송 후 다시 그전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텔레비젼을 보면서 방송은 방송일뿐이란 생각이 들때가 많았다. 실전에서 써먹기란 너무 힘든 이야기들. 어설프게 따라하려고 해봤다가 머리끝까지 참지 못하고 폭발하기가 일쑤였다.
저자는 그 근본적인 이유들이 제대로된 정보를 못얻었다기보다 육아의 목적을 정확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100% 육아를 하고자하는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편안하게 자연스러운 육아가 답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들 다하는데 왜 나는 안될까로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으며 아이를 어떻게 해보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하고 너무 잘하려하지 말아야한다는 것. 그 말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육아는 정말 육아 서적을 천권 읽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육아서를 매번 찾아들지만 들때마다 내 자신이 참 불량엄마라는 생각만 더 많이 드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아이를 키우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 기어다닐 때는 걸어다니면 편하겠지 했는데 점점 갈수록 신경써야하는 차원이 달라지는 것 같다. 저자가 아빠라서 그랬을까? 엄마의 속타는 마음을 달래주는 정답을 딱 꼬집어서 알려주지는 않아서 참 아쉬웠다. 그 정답을 만나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방송 후 육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실제 사례들과 이야기를 세세하게 듣고 싶었는데 그것보다는 앞부분에서는 60분 부모와 마더쇼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등의 육아솔루션들이 더 많이 다뤄진 것 느낌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가볍고 편한 육아가 어찌보면 아빠들의 육아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아이의 행동에 욱하지 않고 좁게 보지 않고 들여다보는 것. 그런데 하루 종일 아이와 붙어있는 엄마들이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라는 속타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게 안되니까 버럭거리며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게 되는데 말이다. 육아에 지쳐 뻗어버린 엄마끼리만 통하게 되는 말들은 정말 당사자가 아니면 누구도 공감해줄 수 없는 것 같다.
결국 책을 덮고 나니 좋은 육아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내 자신을 내가 알고 정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육아는 정말 도 닦는다는 말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