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꼬마의 수상한 친구들

뉴스를 통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아이들의 학교폭력 소식에 이제는 겁이 난다.

아이들이 무섭다.

중2때문에 북한이 남침을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이제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며칠 전에도 친구들의 괴롭힘에 못이겨 자살한 아이의 유서를 보게 되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다가도 왜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을지!

왜 소중한 목숨 버리기 전에 소리쳐 외치지 못했는지!

자신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는 아이들을 향해 발차기한번 날리지 못했지는지...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 속이 다 갑갑해지는 순간이다.

 

 

 

 

책 속 주인공 프로마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꼬마랑 비슷하다고 땅꼬마 프로마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그리고 덩치큰 6학년아이는 프로마의 목덜미를 움껴잡으며 빵을 내놓으라고 괴롭힌다.

내 아이가 이런 일을 당하고 있다면? 정말 생각만해도 부들부들 떨리게된다.

 

몸이 약하고 다른 아이들과는 특이한 점이 보이는 아이들은 언제나 왕따이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왕따가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어디에나 있지라는 말로 넘어갈 단계는

많이 지난 듯하다.

 

이 책의 프로마는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참 착하고 평범한 아들이다.

엄마가 입으라는 옷도 아무말 없이 입고 건강에 좋다는 꿀꿀이죽에 비유되는 아침도 아무말 없이 먹고

엄마가 알레르기가 있어서 싫다고 해서 개를 사달라는 말도 못하고 참고 있다.

누구에게도 진짜 속마음은 얘기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기만하고 있다.

그 속앓이가 어느 날 폭발하는 계기가 생기게 된다.

 

여느 때처럼 6학년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프로마는 모래 속에서 알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그 알 속에서 태어난 것은 바로 작은 개구쟁이 난장이들.

신기한 비밀을 간직하게 된 프로마는 점점 자신이 속으로 참아오던 것들에 대해 외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프로마는 어깨를 으쓱하며 계속 웃기만 했어요. 프로마한테는 이제 비밀이 생겼으니까요.

그리고 프로마는 비밀을 비밀로 간직할 수 있는 아이였어요. 프로마는 아이들이 놀려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눈곱만큼도 화가 나지 않았어요. 털이 덥수룩한 비밀이 손안에 있었으니까요." - 본문 중에서

 

 

 

 

뭔가 말 못할 것들로 꽉 차있는 프로마.

이 아이를 보면서 어쩌면 나도 내 아이에게 프로마의 엄마와 같은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를 위한다면서 하는 행동들이 아이를 점점 나약하고 특이한 아이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띵하고 스쳐간다.

엄마의 틀에 아이를 가둬놓고 생활하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수도 있는지 깨닫게 된다.

 

"순간 프로마의 몸속에서, 배 속에서 뭔가가 통통 튀었어요.

뭔가가 뛰고, 춤추고, 데굴데굴 굴렀어요. 난쟁이들인지도 몰라요.

프로마는 웃음을 떠뜨렸어요. 그러고는 배를 두드리며 달리기 시작했어요.

최대한 빨리, 있는 힘껏요." - 본문 중에서


 

학교폭력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에선 피해를 당하는 아이들이 우선적으로 자신의 틀을 깨고 나와서

폭력에 저항하고 자신을 나타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출발점을 이 책의 난장이들과 함께하면 좋을 듯하다.
지금 예전의 프로마처럼 소심하고 친구들에게 놀림만 당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꼭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엄마들에게도.

 

이봐 친구!! 네게도 너만이 알이 있다고, 그 알에서 난장이를 깨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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