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이번에는 설마 울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가 순간순간 뭉클하게 올라오는 감동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힐링하는 책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만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주는 이야기도 없는 듯하다.
누군가를 향한 사랑하는 마음은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닐지라도 똑같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나도 그런 사랑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왠지 지금보다 더 착해져야겠다는 생각까지하게 하는 반려동물들을 만났다.
 
얼마 전 겨울방학동안 생각지못하게 15일이 넘게 집을 비우게되었다. 한 일주일 정도 비울 생각이었는데 예상치못하게 긴 기간 집을 비웠다.
그로인해 2011년부터 키워오던 구피들이 다 죽어버렸다. 처음에 5마리 키우기 시작해서 40마리가 넘는 식구가 되버린 녀석들이 너무 예뻤다.
다른 집 구피들은 새끼낳으면 다 잡아먹는다는데 암컷 한마리가 잡아먹지도 않고 새끼들과 잘 자라는 모습에 모성이 있는 구피라는 생각에 더더욱 정이가고 왠지 흐뭇했었다. 내가 어항으로 다가갈때마다 물 위로 올라오며 밥달라고 올라오는 녀석들, 새끼를 낳아 잘 자라는 모습이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는데...... 집을 비운사이 너무 많이 죽어있는 모습에 깜짝놀랐고 그 후로도 한마리씩 계속 죽어가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동안 나도모르게 정말 정이 많이 들었구나라는 생각에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편치않다. 가끔씩 텅 비어있는 어항을 바라볼때마다 신나게 헤엄치던 구피들이  떠오른다.
 
만지지도 못하고 그저 밥주고 물갈아주는 게 다인 구피에게도 이런 정이드는데 하물며 옆에서 부비부비 애교를 떨며 살갑게 구는 반려동물들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든다.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를 읽고 있으면 꼭 내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본듯한 느낌이 들면서 괜시리 지나가는 길고양이도 사랑스럽게 보이게된다. 그만큼 책속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고 착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을 담고 있는 것 같다. 한없이 주인에게 애정을 퍼부어주는 반려동물처럼 말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는 동물이 아닌 꼭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이드신 분들은 자식들이 출가하고나면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것만 같다.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돌려주는 동물들. 사랑할 줄만 알고 미워할줄 모르는 동물들. 그리고 내가 필요한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는 동물들. 반려동물들은 마음을 힐링하는데 더없는 소중한 존재들인 것 같다.
 
 

 

 
 
이 책은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고양이 순대, 장기탁묘 뾰롱이, 열입곱 살 된 귀도 안들리고 눈도 안보이는 낭낙이의 이야기이다.
머그컵에 들어갈만한 작은 외모도 누구나 한번 보면 한번에 반해버릴 외모를 가진 동물들이 아니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력만점이다.
무엇보다 작가가 직접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들과 함께한 이야기들이고 그 사랑이 담겨진 진솔한 이야기들이라 그런 것 같다.
1,2권을 통해 순대와 낭낙이의 일상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나도 한번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왠지 모르게 이 책에서는 그들과 헤어지는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낭낙이가 건강할 때, 순대의 눈이 잘 보일 때 이 만화의 끝이 눈물이 아니게끔 작별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욕심이 난다."
- 작가의 말
 
처음 책을 읽으며 이 문구를 봤을 땐 3권이 결말이 아니라 계속 이야기를 더 들려주지!라는 아쉬운 마음이 더 많았는데 책을 덮고 나서 지금 다시 이 문구를 떠올려보니 울컥하며 눈물이 난다. 작가는 바라건대 부디 이야기의 창을 닫을 때 당신이 웃고 있기를..... 원했는데 난 울고 있다. 하지만 낭낙이와 순대, 그리고 그들을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고 함께했던 일상의 모습들은 행복하고 감동적이고 따뜻하게 영원히 내 안에 남을 것이다.
 
책 속 에피소드 중에 청계천 애완동물 상가거리에서 아이에게 거북이를 사주려던 엄마가 " 거북이는 오래살고 얌전해서 애들 장난감으로 딱!"이라고 하는 말에 "아하하, 아저씨 장사 못하시네~! 전, 우리 아들한테 거북이 한마리 사주려고 했거든요. 장난감 말고요." 라고 던진 말은 정말 멋졌다!
순대와 낭낙이를 생각하며 나도 이런 엄마가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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