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얼굴이 그려진 봉지탈을 쓴 아이가 서있다. 한마디로 못되게 생겼다!는 말이 어울리는 돼지 얼굴이다.

깡 마른 몸매에 하얀색 삼각팬티를 입고 서있는 아이. 그 위로 몽둥이를 들고 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인다. 위협적이다!

그렇지만 아이는 더이상은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꿈쩍도 하지 않을 기색이다.

피그보이는 책표지만으로도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굴하지 않을거라는 느낌을 준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왕따문제가 남일처럼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이런 이야기게 관심이 가게 되는 것 같다.

 

 

피그보이는 이름이 댄 호그인 소년이 주인공이다.

호그는 hog 돼지라는 뜻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놀려댄다. 선생님까지

"닭, 소, 호그(돼지) 같은 가축이 전통적으로 어떻게 키워지는지 체험할 수 있을 거다."라면서 체험학습으로 돼지농장을 가자고 한다.

친구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를 소년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머리카락 때문이 아닐까, 이빨 때문이 아닐까, 안경때문일까.

아니면, 벤비 선생님이 질문만 하면 자기가 정말 천재라도 되는 양 대답을 해서 일까.

이상하게도 소년은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선생님마저도 그를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소년은 댄 호그!라는 자신의 이름이 더 싫다.

 

 

"난 셰인이 정말 싫었다.

난 이 멍청한 체험학습이 정말 싫었다.

하지만, 가장 싫은 건, 바로 내가 댄 호그라는 사실이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아이들에게서 왕따가 되버린 소년. 난 셰인이 정말 싫었다로 시작해서

자신이 댄 호그라는 사실이 가장 싫다는 대목에서는 아이의 답답한 심정이 느껴졌다.

의도하지 않게 일어난 상황들. 그렇다고 부모님께 말할 수도 없고 선생님도 알아주지 않고 그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피해 조용히 있는 것이 전부인 아이의 생활이 점점 눈에 들어온다. 이 아이가 어떻게 왕따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가 궁금해진다.

 

"버스 문을 열자마자 난 깜짝 놀랐다. 크리저 선생님이 얼굴을 바닥에 처박은 채 엎드려 있었고, 그 주위로는 피가 낭자했다."

 

정말 가기 싫은 농장체험을 떠난 소년은 그곳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된다.

평소 왕따는 당했지만 소년은 똑똑했던 것 같다. 단지 친구들사이에서 조용히 주눅 들어 지내왔던 것 일뿐.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때 소년의 용기와 기지는 참 멋졌다.

스릴있었다고 할까! 오 이거 은근 재미있는데 하면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당장 도서관에 달려가서 작가의 다른 책들 불량엄마 납치사건, 불량엄마 굴욕사건을 냉큼 빌려왔다.

 

피그보이는 얇은 책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짧은 글에서 왕따인 소년의 마음도 잘 이해가 가고

왕따탈출이야기도 정말 통쾌하다! 어찌보면 정말 흔한 이야기이고 독특한 이야기도 아닌데도 뒷이야기가 궁금하고

소년의 생각들이 참 유쾌하다.

그리고 처음 자신의 이름을 싫어하고 괴로워하던 모습에서 자신감을 찾고 행복함을 느끼는 것에 쓰윽 웃음짓게 된다.

 

소년과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이렇게 멋지게 극복했으면 한다.

딸아이에게도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너무 재미있다면서 권했다. 빨리 불량엄마 납치사건과 불량엄마 굴욕사건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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