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껴지는 감동은 더한 것 같아요.

보트에 탄 소년과 곰 ㅣ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보트에 탄 소년과 곰! 라이프 오브 파이를 연상시키는 책, 유머는 이 책이 한 수 위!라는 문구에 홀려버린 책이었습니다.

파이 이야기는 영화 장면에 홀딱 빠져서 원작인 책을 읽었는데요. 마지막 결론때문에 판타스틱한 영화장면이 묻혀버렸다죠.

그렇기때문에 이 책이 꼭 읽고 싶었어요. 보트에 탄 소년과 곰에서는 조금은 긍정적인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결론부터말하자면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는내내 저는 저와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려는 딸아이가 생각났어요.

표지를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밖에 보이지 않는 바다가 펼쳐집니다.

그 위에 보트 하나가 있고 한 소년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시는 곰이 서있죠.

참 평온해보이는 풍경이지만! 이 둘은 앞길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엄청난 폭풍을 만나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나기도 해요. 하지만 그때마다 곰은 아무일도 아닌 것 처럼 소년을 안심시킵니다.

처음엔 소년은 곰을 믿지 않고 의심했어요. 그런 소년을 보며 곰은 슬픔에 잠기기도하죠.

많은 역경과 고난을 견뎌내면서 곰과 소년은 서로를 의지하게 되고 진정으로 함께하게 된다는 이야기에요.

마지막 결론은 첫 시작만큼이나 오픈된 결론이에요.  첫 시작에서 소년이 곰의 보트에 올라타면서

"그냥 저 건너편 아무 데나 내려 주세요."

소년은 고개를 들지 않고, 멀쩡한 손을 들어 바다 건너편 어딘가를 대충 가리켰다.

"잘 알아서 데려다 주마."

소년은 목적지도 없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아마도 책 속 내용을 보면 자신이 싫어하는 학교 친구가 나오는 것을 보면

학교도 다니는 것 같은데 말이죠. 부모님이 없는 걸까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걸까요? 소년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요? 소년의 행동은 어딘가로 무조건 가버리고 싶은 듯해보입니다.

그런 소년을 곰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보트에 태워주고 있어요. 다 보듬어 줄 수 있다는 태도인 것 같아요.

처음 시작부분을 읽으면서 소년은 어디로 가려는 걸까? 둘의 마지막이 어떻게 될까? 가 참 궁금했는데요.

읽다보면 그런 것보다는 둘이 함께하는 순간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둘 사이의 관계가 점점 끈끈해지는 모습들에 눈길이갑니다.

이런 점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저는 곰이 저인 것 같고 배에 탄 소년이 제 아이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아이는 곰을 의심하기도 하고 화도 내고 토라지기도하고 못되게 굴지도 하지만 점점 곰의 마음을 알아가게 되죠.

그리고 마지막 풍랑을 만난 뒤 곰을 위해주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씨익 미소짓게 됩니다.

이 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정말 여러가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책을 덮은 후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곰과 소년의 이야기.

푸른 수평선을 향해 씩씩하게 노를 젓고 있는 소년의 뒷모습이 기억에 선명해집니다.

파이이야기와 비교해본다면 정말 소소하게만 보이는 사건,사고들이지만 뒤에 느껴지는 감동은 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