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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상처 받는다 - 10대 아이와의 기싸움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심리학
이영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엄마도 상처받는다" 이 제목이 왜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건지...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이 말한마디에 위로받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아이의 잘못은 다 엄마때문이다!!!라는 중압감으로 아이가 잘못되면 내가 잘못키워서 그런 것이라고 내 탓이라고 손가락질이 나를 향해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고, 잘못된 말투도 엄마가 평소에 그런 말투를 쓰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아니 백까지 아이의 모든 행동의 원인은 엄마다!라는 말을 듣기만 했지 그런 엄마도 상처를 받는다는 말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들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올해 11살밖에 되지 않은 딸아이. 작년 10살이 되면서부터 나는 십대다!를 외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확실히 예전 제가 자라던 모습과는 확실히 틀린 것 같아요. 이게 바로 세대차이인가요? 사춘기라고 하면 중학생이나 되서야 들을까 말까했는데. 빠른 여자 아이들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사춘기도 빨리 온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물론 이건 저의 생각일뿐이고 이런 이야기를 남편에게 하면 절대무시를 합니다. 조금한 아이가 무슨 벌써 사춘기냐고! 그런 말을 들으면 또 엄마인 저는 멘붕이오고 상처를 받습니다. 당신 딸 정말 사춘기 맞거든! 아빠와 친구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아이의 사춘기 행동들이 엄마를 더 당황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예전 엄마 말이라면 칼같이 들어주고 엄마가 제일이고 잘 따라주던 아이가 어느날 달라졌습니다.
엄마 말이라면 듣는 둥 마는 둥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고 잔소리하지 말라고 하고 뻑하면 엄마때문이야를 외치고. 미간에 내천자를 늘 그리고 있고.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가슴이 턱턱 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에 남편에게 손을 내밀어 보지만 여지없이 내가 잘못한거라는 뾰족한 화살만 가슴에 박힙니다. 어디다 호소할 때는 없고 그렇다고 딱히 방법도 보이지 않고. 이럴 때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대 아이와의 기싸움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심리학. 부제목이 또 마음에 와닿네요. 아이와 기싸움은 정말 무지하게 한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머리 풀고 다니지 말라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 정말 소소한 것들까지 눈에 들어오며 아이와 기싸움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매번 그 승자는 제가 아닙니다. 다음에는 더 기를 충전해서 버럭과 함께 아이에게 기를 발싸해보지만 더한 행동으로 절 좌절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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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변해간다......
몸이 훌쩍 어른만해진다. 그러면서도 행동은 여진히 애 같다.
부모는 그런 아이가 좀 징그럽다.
어린아이 같은 표정도 바뀐다.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서늘한 눈빛이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한다. " - 5page
"사춘기의 자녀가 인생의 새 길을 잘 개척하도록,
멋진 나비로의 탈피를 위해 준비하는 번데기의 시기를 잘 견디도록,
추운 날을 이긴 봄꽃의 만개와 같이 꽃피울 날을 희망하도록
부모도 사춘기 자녀를 이해하며 알아가야 한다.
그 깨달음 속에서 부모도 삶의 더 싶은 의미를 깨닫는다." - 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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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엄마의 마음속 상처를 먼저 들여다봅니다. 성적 앞에 뒤로 밀려버린 부모역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예전 자신이 살던 방식을 고집하는 엄마를 또 돌아보게 합니다. 왜 엄마들이 불안한지 부모의 마음을 자세하게 풀어내보여주고 있어요. 실제 사례를 통해 엄마와 아이가 겪고 있는 일상의 갈등들을 소개하고 어떤 식으로 해결해나가고 있는 지를 보여줍니다. 예전 어릴 때 나의 바보같은 모습을 아이가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면 속이 더 상해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퍼붓게 되고 더 나은 모습으로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엄마.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는 내 모습도 다시 한번 눈에 보이게 되네요.
책을 읽으면서 옆에 있던 아이를 불러 이 줄 좀 읽어봐라면서 손으로 한줄 한줄 가르키며 읽어보게 했습니다. 엄마 맘좀 알아달라고. 처음에는 아이가 읽어보지도 않고 다른 곳에 가버릴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옆에 앉아 제가 손으로 가리키는 부분들을 읽어주더군요. 이제 엄마 맘좀 이해가가냐? 너도 이렇게 똑같게 하거든!이라고 말을 하면 머쓱한지 조용하게 웃습니다. 아마도 자기도 엄마한테 하고 있는 행동들을 알고는 있다는 의미겠죠? 그냥 아이와 같이 읽어가며 제 속을 내비치는 것 하나만으로도 책을 읽으면서 위안이 되었어요.
2장에서는 아이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연습하기를 다루고 있어요. 아이의 변화된 행동에 억누르려하지 말고 이해해주라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아이를 마음대로 감정적으로 따라오게 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눈 맟춤이 되는 사랑으로 인격적으로 존중을 해줘야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게 결코 쉽지만은 않은 방법인 것 같아요. 뻔히 추워죽겠는데 짧은 치마를 입겠다는 아이, 화장을 하는 아이를 앞으로 보게된다며 버럭하지 않을 자신은 솔직히 없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도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배워야한다는 건 분명하게 알 수 있었어요. 부모는 자신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데서 생기는 혼란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동시에 자녀의 변화를 읽어내야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다고 합니다. 아이도 사춘기를 스스로 극복하는 동안 엄마도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야 된다는 것이죠! 깊은 산속에서 도닦는 기분으로 마음을 다스려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되는 순간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반항은 나 때문이 아니라 호르몬 때문"이라는 말을 되뇌봅니다. 실제로 아이가 어이없는 행동을 할때 아이를 보면서 웃으면서 너의 행동은 다 성장 호르몬때문이야!라면서 말을하니 아이도 피식 웃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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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뜻대로 아들이 움직여지지 않으니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맞아요, 선배, 제가 아들 눈치 보는 것도 싫고, 내 말에 따르던 아이가 자꾸 거세게 항의하는 데
내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도 정말 싫어요."
"이젠 아이를 진정으로 존중해야 할 때가 된 거야." -111 p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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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은 아이와 부모가 건강한 사춘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아빠는 늘 일하느라고 바쁜게 보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이 아이들에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이성에게 눈을 뜨게 될 시기도 아빠와 좀 더 친밀한 아이들이 유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하니 아이들은 역시 엄마혼자 키우는건 아닌게 확실합니다. 남편에게도 이 부분을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아이를 위해서지만 결국은 저를 위해서도 다정다감한 엄마,아빠가 되야겠다는 다짐해봅니다.
책을 덮고 난후 드는 생각은 사춘기라며 유별나게만 보이는 내 아이. 정말 지극히 평범한 아이라는 것. 그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것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알게 됩니다. 이제 변화하고 있는 내 아이를 받아들여야겠어요. 예전의 작고 귀여운 꼬맹이를 벗어날 때가 오고 있네요. 한편으로는 그때가 많이 그리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많이 엄마한테 이쁜 짓해서 행복하게 해줬으니 이제는 제가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때가 된 것 같아요.
딸아! 너의 사춘기 엄마가 행복하게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