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결혼을 하고 난후 나의 주말은 늘 남편과 아이들고 함께한, 누군가와 함께하는 주말이었던 것 같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헤어지기 싫어서 결혼을 한다고 하는데 주말에 할꺼리를 만들기 위해 만나다가 결혼을 한게 내가 아닐까?

이 책은 신혼은 보내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이다.

너무도 일상적인 신혼생활에서의 남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둘 사이의 싸움으로 혼자서 공원산책을 나선다던가,

퇴근해서 매일 일찍 자버리는 남편을 자라고 놔두고 혼자서 서점을 가거나 집을 나서는 아내의 이야기.

신혼의 깨소금 달달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게 진짜 신혼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신혼생활엔 정말 많이도 투닥거리면서 싸웠던 기억이 든다.

"다른 부부들도 이렇게 싸우는걸까?"라는 남편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몇십년의 서로의 틀에 맞춰서 살아오던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계속 붙어 살아야한다면!!

달달한 연애시절과는 다른 것들이 많이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부부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끌려서 결혼하는 거라고 한다.

내가 없는 부분을 채워주기를 바라면서.

때로는 그런 부분들이 반대의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애 둘을 낳고 10년을 넘게 함께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함께하며 살아보니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 옆에서 내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멋진 일이지 않는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일을 마음대로 하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는 존재. 어쩌면 그런 존재는 내 옆지기뿐이 없을 것 같다.

한 30년은 더 살아봐야 이 사람이 어떤 속을 지닌 사람인지

내 시커먼 속을 다 꺼내보일 수 있는 사람인지 그때야 알 수 있지 않을까.

40년이 조금 모자란 삶을 살아온 나도 날 잘 모르는데 10년 산 사람이 날 알까.

그 반대도 마찬가지.

결론은 앞으로 30년은 더 살자는 뜻.

지지고 볶으면서 다른 장소에서 다른 풍경을 보더라도 서로에게 끌리면서 그렇게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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