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무슨 반찬이 제일 맛나우?"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떠올리면 여섯 살 옥희의 특유의 말투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떠오르는 어릴 적 보았던 흑백의 영화 한편.

요즘 아이들은 컬투의 김태균이 옥희 말투를 따라하는 것은 알아도

그 옥희가 사랑손님과 어머니이 옥희라는 건 모를 것 같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를 흉내내려는 어른 성우가 내는 아이 목소리는 무척 우스꽝스러웠지만

사랑손님과 어머니하면 옥희가 떠올리게 만들었다.

 

학창 시절 시험때문에 각 문장마다 줄을 쳐가면서 뜻하는 바를 색깔 볼펜으로 적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가 삶을 달걀을 산 이유는이라는 질문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때는 진짜 이유도 모르고 무조건 외우기위해서 읽었던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지금와서 다시 읽어보니 참 새롭다.

이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이 왜 그때는 안보였을까!

그게 나이를 먹어야만 세월을 통해 경험을 해야만 저절로 알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머리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 것.

 

 

 


 

사랑손님과 어머니인지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인지 헷갈리게 되는데

그 이유가 어릴 적 본 영화들의 제목이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였기 때문인 것 같다.

예전 기억들이 잘 생각이 안나는데 신기하게도 어릴 때 보았던 영화나 책은 그때 보았던 그림과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온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과 영화를 많이 보여주라는 말을 하는가보다.

지금은 내용도 제대로 모르면서 보는 내용들도 나중에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게 될거라는 생각을 하니

더 많은 좋은 책과 영화를 찾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아무리 어려도 무의식으로 기억한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지금와서 흑백의 영화를 요즘 아이들에게 들이민다면 이상하다며 도망갈지도 모르겠다.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시대를 넘나들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기에 아이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단편 소설이라고 하면 중고등학생 정도의 수준이 되서야 찾게되는 데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시리즈 6

주요섭의 대표 단편 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초등학생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그림책처럼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소설을 그림책처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글밥이 좀 있는 편이지만 일반 아이들 책중 글밥 많은 책과 비교했을 때 그리 많지도 않은 것 같다.

처음에는 이왕이면 그림도 조금 밝은 톤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었는데

내가 어릴 적 기억하고 있는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생각한다면 이런 느낌의 그림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여섯살 옥희의 눈을 통해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방에 살게된 아저씨의 애절한 사랑을 전해준다.

어머니는 아저씨를 서로 얼굴을 마주보지도 만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희의 눈에는 서로 화가나서 얼굴이 뻘겋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글을 읽는 내내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이 보인다.

서로 좋아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헤어지고 마는 두 사람의 사랑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그런 것보다는 옥희의 눈에 비친 모습들만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글의 내용을 진짜로 이해하게 될 때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읽고 지금 내가 느끼는 새삼스러움을 느끼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얘, 우리 엄마가 거짓부리 썩 잘하누나. 내가 달걀 좋아하는 줄 잘 알문성 생 먹을 사람이 없대누나.

떼를 좀 쓰구 싶다고 저 우리 엄마 얼굴을 좀 봐라. 어쩌문 저리두 새파래졌을까?

아마 어데가 아픈가 부다."라고요.

 

이 마지막 문구를 읽으면서 옥희의 마음보다 엄마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될때

내 아이도 아마 자신의 아이에게 지금의 나처럼 이 책을 권해주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 어려운 이야기일거라며 덮어둘게 아니라 아이에게 맞게 만들어진 책들을 찾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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