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는 이불자락을 잡아채더니 머리끝까지 할머니를 덮어 씌웠다.

잠결에 숨이 막힌 시어머니가 이불 속에서 발버둥을 쳤다.

엄마는 눈을 꾹 감은 채 팔에 힘을 주었다.

온 힘을 다해 이불을 누르고 있는 엄마의 얼굴에 뭔지 모를 비애와 독한 기운이 퍼지고 있었다.

 

" 어머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나 살았을 때 어머니가 죽어야 어머니도 편하고, 그래야 나도 편히 눈을 감지.

이제 금방 만날 거야. 어머니. 저승에 가서 내가 백배, 천배 더 효도할게..."

 

" 어머니, 어머니! 나랑 같이 죽자! 나 죽으면 어떻게 살래?

나랑 같이 죽자! 애들 고생 그만 시키고, 나랑 같이 죽자! 어머니이..." 

 

" 이런 말 하는 거 아닌데... 어머니, 정신 드실 때 혀라도 깨물어. 나 따라와.

아범이랑 애들 고생시키지 말고, 나 따라와. 기다릴게."

 

엄마는 할머니의 손목을 끌어다 얼굴에 갖다 대고 흐느꼈다.

할머니가 그런 엄마의 머리칼을 가만히 쓰다듬어주었다.

그럴수록 엄마의 서러운 흐느낌은 잦아들 줄을 몰랐다.

 

 

잠에서 깬 이른 새벽. 잠도 더이상 오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책한권을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아! 몇 줄 읽다보니 예전에 티비 드라마에서 방영되었던 이야기다.

나문희, 노주현이 부부로 나왔던 예전 드라마.

드라마를 통해 내용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사를 읽는 동안 드라마의 대사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줄줄 흘렀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기만 했던 예전 어머니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짠해지는 마음을 어쩔 수 없다.

요즘 어머니상과는 좀 다른 모습.

아이들과 남편을 챙기기보다 나를 더 돌아봐야한다는 목소리가 큰 요즘.

새삼스럽게 예전 어머니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아련해지기도 한다.

 

이 책은 특별한 부연설명이 전혀 필요없을 것 같다.

마음이 아프고 눈물만 철철 흘리게 하지만 읽고난 후 이 책만큼 따뜻한 책도 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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