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정말 같은 책을 같은 사람이 읽어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빅 픽처. 이 책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는 소문에 올해 여름 펼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왜 그랬는지 몇장 보다가 그냥 덮었다.

지금 돌아보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궁금해진다.

처음부터 끝장까지 쉼없이 읽어내려도 지루하지 않았던 이야기인데 그 땐 내가 왜 그랬을까!

 

책을 읽다보면 섣불리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이순간 나에게 감흥을 주지 못했던 책일지라도 언젠가는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기에.

 

빅 픽처는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대가로 포기한 인생, 바로 지옥이었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사진에 관심이 있었지만 고소득의 안정된 수입이 있는 직업을 가지길 바라는 아버지를 핑계로

주인공 벤은 하고 싶은 것을 버리고 잘 할 수 있는 편안한 삶, 무난한 삶을 늘 선택했다.

 

나는 내 자리에 안달하지 않았다. 로펌에서 나에게 주는 돈 -연봉 31만 5천달러에도 안달하지 않았다. 그 연봉 정도면 확실히 나는 고소득칭이라는 천국에 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직업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것들 역시 환상적이었다. 가족건강보험, 뉴욕애슬레틱클럽 무료 회원권, 배터리파크시티의 회사 아파트 무료 이용권, 무이자 자동차 할부, 사무실 반경 80킬로미터 이내에서는 어디든 무료로 갈 수 있는 심야 리무진 서비스, 루테스와 포시즌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회사 장부로 계산하고 먹기......


이제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변화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거나 다른 생을 꿈꿀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리란 걸 알면서도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인 양 살아왔다는 거야. 잊는 더 이상 환상조차 품을 수 없게 됐어.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완전히 비껴난 것이지.

최소한 연봉 50만 달러, 수많은 특권...... 그러나 그 모든 건 내가 뷰파인더 뒤의 인생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은 것들이었다. 잭이 오래전 맥두걸 가 화실에서 꿈꾸었던 인생, 이제는 백일몽이 되어버린 인생,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대가로 포기한 인생.

잭은 그 안정된 삶이 바로 지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아내와의 결혼도 그랬고 변호사의 길을 택한 것도 그랬다.

남들이 보기엔 어디하나 부족함이 없는 부유한 삶.

하지만 벤은 그 허울뿐인 삶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아내는 그런 벤을 더이상 견디지 못했다.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는 무명의 사진작가와 바람이 난 아내.

아내는 그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사랑하는 아이들도 데려가버렸다.

벤의 안정된 삶은 하루아침에 지옥같은 삶으로 변해버리기 시작한다.

 

아내와의 관계를 돌리고 싶은 벤은 하지만 아내의 정부를 홧김에 죽이고만다.

모든 것을 자수하고 죄값을 치르고 살 것인지 도망갈 것인지 고민하던 벤은 자신을 사고사로 위장한다.

그리고 아내의 정부인 게리의 신분, 사진작가로 새로운 삶을 산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두려운 도망자의 신세였지만 새로운 사랑을 만나 사진작가로도 인정을 받으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지만 비밀은 오래갈 수 없는 것. 점점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위기에 빠진다.

벤은 또다시 위기를 모면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을까?

처참한 비극을 맞이하게 될까?

 

결말이 궁금해서 마지막까지 계속 읽게 되는 이야기였다.

마지막 반전에 역시 보기 잘했다는 생각을하게 된다.

 

흔히들 생각하는 경제적 안정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기엔 한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주저말고 지금, 당장 더 늦기 전에 시작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짧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치열하게 하면서 살아야겠다.

 

이제는 백일몽이 되어버린 인생,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대가로 포기한 인생.

잭은 그 안정된 삶이 바로 지옥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문구를 오래 오래 마음에 담아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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