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
문현아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초등학교 때는 서울대를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서울우유를 먹여,

중학생이 되면 연세우유를 먹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건국우유를 먹어.

그러다가 고3이 되면 매일이유를 먹는데."

 

막말로 지새끼는 천재로 보인다!!!라는 말이 나에게도 허튼 말이 아니었다.

똑똑해보이는 딸아이 가만히 둬도 잘하길래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내비두면 다 잘할 줄 알았다.

그러다 초등학교 2학년때 갑자기 달라진 수학문제집 앞에서 여지없이 그런 환상은 한방에 깨졌다.

버럭버럭하기를 일상으로 가슴 저 밑에서 터져나오는 울화통을 참지 못해서

남편을 붙잡고 쓸데없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러던 나에게 던진 남편의 "우리 딸은 천재가 아니야." 라는 말한마디에 정말 한순간에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거짓말처럼.

내 아이를 평범하게 보는 것. 나와 아이를 일치시키지 않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큰 홍역을 치루며 겨우 깨닫게 되었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

이 책을 보면 정말 그때 생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내가 아이에게 얽매여 들인 공만큼 나를 평가해주지도 않았고

아이도 변하지 않는다. 아이는 아이 그대로일뿐 나와 일치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도 안되는 존재이고.

 

이 책에서는 엄마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의 엄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더 편안한 인터뷰의 내용을 담고 있었으면 더욱 공감의 고갯짓을 격하게 끄덕이며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통제자료의 삽입처럼 약간은 분석하는 듯한 느낌이라서 그럴까. 

이미 속이 너무 뻥뻥 뚫려서 그럴까.

더 리얼하고 속시원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만족스럽게 채워주지는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21명의 엄마들의 소리를 더욱 깊게 듣고 싶었다.
현실에서 요구하는 엄마의 역할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다.

아이의 양유에서 교육까지.

거기에 하나 더해 아이가 잘못되면 모든 책임과 차가운 손가락질은 모두 엄마에게로 향한다.

무언의 그 손가락질을 받지 않기 위해 엄마라는 여자는 천하무적이 되야한다.

 

워킹맘이 되면 전업주부가 하는 일에 일까지 모든 것을 떠맡아야한다.

물론 시대가 변해서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남편은 내게 없다!

 

앞으로 아이들이 더 크게되면 자연스럽게 사회로 뛰어들어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합쳐져 더욱 암담함으로 다가온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다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조만간 닥쳐올 나의 이야기들이기에 한숨반 고민반으로 쉽게 쉽게 책장이 넘겨지질 않는다.

 

모든 육아서들이 말하고 있듯이...

결론은 엄마도 자기 자신을 찾아야한다는 것.

아이와 나를 일치하지 말라는 것은 공통된 분모인 것 같다.

거기에 사람들을 향해 어마에 대한 손가락질을 이제 그만 두라는 과감한 말을 더한다.

물론 그 속에는 '엄마'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성적에 연연하지 말자!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자!고 생각하면서도 참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한글과 영어 천천히 하면 되겠지하고 생각했지만 때가 되니 한글떼기로 조급해지고

초등학교 되기 전에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엄마가 되자고 결심했지만 때가 되니 아이 성적표에 심장이 벌렁벌렁해지는

그런 엄마가 되어있었다.

지금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엄마들을 보며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하면서도

때가 되면 분명 나도 그 대열에 어김없이 합류해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까짓 엄마노릇!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순탄치만은 않은 일정이겠지만

이왕이면 죽겠다 죽겠다하지 말고 살겠다 살겠다하면서 해야겠다.

 

엄마도 때론 사표 내고 싶지만!!! 그 사표 마음 안에 그냥 고이 모셔놓겠다.

내 구여운 두 녀석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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