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3 - 조선 건국부터 조선 후기까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3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유남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 역사 공부는 살아 있는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역사 교육에는 시대별 왕과 업적, 건국 및 주요 사건 발생 연도, 정치?사회 제도의 이해만큼이나 생활사, 문화사의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때는 인물이나 문화재 같은 친근한 소재를 바탕으로 거기에서 파생된 역사 사건을 접하는 것이 전체적인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선 건국부터 조선 후기까지

유적지 25곳을 돌아보며 발로 배우는 역사!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온몸으로 느끼고, 만지고, 보고 듣는 교육이 아니라, 실제 삶과는 동떨어진 지식 교육에 치중한다는 데 있습니다. "

 



이 책은 "역사는 체험이다!"라는 문구로 내 눈길을 끌었다.

학창시절 단답형으로만 외워오던 역사, 두껍고 재미없게만 느껴지던 역사책.

그동안 학교 역사 교육이 왜 잘 못되었는지,

앞으로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역사를 접하게 해줘야하는 지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 덥썩 집어들었다.


책속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얼마 전 1박 2일에서 유홍준 교수가 설명해주던 궁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아이들을 위한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체험을 하고나서도 제대로 기억도 못하고 엄마는 갔었잖아 기억안나니?라고 묻지만

아이는 몰라 기억안나!로 일관하는 체험이 되지 않을 방법이 여기에 숨어있는 것 같다.

 

아이들과 유적지나 박물관을 찾아 다닐때마다 무척 아쉬웠던 점이

내가 아이들에게 유홍준 교수처럼 재미난 이야기를 흥미롭게 설명해 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뭔가를 설명해주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데 머리가 텅 비어있으니

건물밖에 소개된 안내판의 지루한 내용만을 지리하게 읽어줄 수 밖에 현실이 참 답답했다.

그래서 늦게나마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시기부터 아이때문에,

아이가 역사를 나처럼 재미없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역사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을 하려니 너무나 답답하기만 했는데

아주 쉬운 아이들 학습만화 역사책으로 조금씩 글밥있는 역사책으로

그리고 역사를 다룬 소설로도 눈을 돌리니 저절로 흥미와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아직도 알고 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역사를 대하는 마음은 확실하게 달라진 듯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런 마음을 아이가 역사를 시험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꾸 자꾸 이런 역사책들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체험을 하기 전에 역사를 조금은 알고 가야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준다.

유적지마다 이용시간, 입장료, 문의 전화 그리고 미리 알아야할 사항도 담고 있다.

유적지 총 25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조선의 건국에서부터 조선의 후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조선의 문화, 정치적 상황들을 먼저 들려준다.

아이들이 이 부분을 자세하게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엄마,아빠가 먼저 숙지하고

아이들과 함께 책속 소개된 장소로 체험을 떠났을때 설명해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든 것은 체험하는 유적지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준 것이었다.

 

"출입문 예절 - 외신문이나 내신문을 드나들 때는 동입서출이라하여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나와야 해요. 정전의 계단을 오를 때도 오른발을 먼저 올리고 왼발을 가지런히

붙이며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하고, 내려올 때는 왼발 먼저 내리고 오른발을 가지런히 붙이며

한계단씩 내려야해요."

 

출입문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있는 옛조상들의 생각에 그저 오래된 건물로만 보이던

유적들이 달라보이고 아이들 눈에도 재미있게 다가갈거란 생각이 든다.

 

 

정전 건물 지붕쪽에 한쌍의 거북은 목조 건물인 경기전에 화재가 일어나지 않고

조선왕조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물에 살며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 모양을 만들어 붙여 놓았다는 사실등은

건물을 한번 쓰윽 지나치기만 했던 체험에서 보물찾기하듯 하나하나 깊게 살피도록 해줄 것 같다.


 

1박 2일에서 퀴즈로 나왔던 차일골, 드므등을 찾아 읽는 재미도 있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책속에서 보고 텔레비젼등을 통해서 자주 접한 것들은

까먹지 않고 용케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 같다.

체험장소를 방문할때 자신이 아니는 것을 발견할때마다 엄마 내가 아는거야하면서

이름도 잘 모르지만 아는 척하는 아이를 보며 그런 것들을 많이 느낀다.

궁월 지붕의 추녀마루 끝에 올려져 있는 작은 조각상들이 뭔지 궁금했는데

이는 잡상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손오공, 자팔계, 사오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작은 조각상 하나 하나를 볼때마다 누가 손오공인지 사오정인지 아이들과 찾아볼 것 같다.



요즘 오락 퀴즈 문제로 왕이 쓰던 화장실 매화틀이 많이 나오는데

역시나 이 책속에도 빠짐없이 소개되고 있었다.


 

 

유적지를 방문하다보면 돌길을 무심코 지나가게 되는데

돌길에도 다 의미가 있었다.

외대문의 경우 울퉁불퉁한 돌길 중 가운데 높은 길은 신이 가는 신로,

오른 쪽 길은 왕이 걸아가는 어로, 왼쪽 길은 세자가 다니는 세자로라고 한다.

그리고 울퉁불퉁한 이유도 조심해서 걸으라는 뜻까지 담겨있다고 하니

알면 알수록 정말 보이는 것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두 사자가 받치고 있는 하마비, 성벽의 벽돌 모양이 다른 이유!

주인의 신문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 이름등 이제는 유적지를 방문할때마다

꿀먹은 벙어리가 아니라 옆에서 아이와 조잘조잘 할말이 많아질거라는 생각에

다음 체험여행이 기다려진다.


책 속 말대로 "역사는 체험이다!"

알고가야 더 많은 것이 보이고 흥미가 생긴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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