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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따라 세계사 ㅣ 아이세움 배움터 33
히로시 후지노 지음, 오근영 옮김, 조혜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세계사... 저와는 정말 거리가 아주 멀고도 먼 단어입니다.
학창시절 정말 지루하게 교과서만 보시고 수업하시는 선생님을 만난 덕에? 수학은 40점 맞아도 국사와 세계사 과목은 100점 맞는다는 이야기는 소문에 불과한 이야기였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 듣는 재미로 국사와 역사가 정말 재미있었다는 우리 남편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소문은 거짓말은 아닌듯합니다.
이런 세계사를 제 두 아이들때문에 언 20년만에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지구본의 세계지도를 보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도 찍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 이러다가 내꼴나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내가 먼저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흥미를 줄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그래서 믹스커피 두봉 탈탈 털어 아이스커피 진하게 타서 졸음 쫓고 아이 수학문제집 체점할때나 쓰던 빨간 색연필까지 준비하면서 열공에 들어갔어요. 학창시절 정말 머리 싸메가면서 공부하던 세계사라서 겁먹기 200% 졸릴 것 같다는 걱정 300%
그런데 시험공부가 아니니 부담없이 읽어서 그런가요. 정말 단답형으로 공부하던 세계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심지어 재미있네!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길따라 세계사"는 기존의 역사를 사건형식만 줄줄이 나열해서 알려주는 책이 아니었어요. 읽으면서 이건 내가 원하던 것이야하고 느끼게 됩니다. 세계사에 대해서 잔다르크, 십자군전쟁, 2차 세계대전, 소승불교, 대승불교 이런 단어들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이게 뭔지 설명하라면 머리에서만 맴맴 돌게 되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인류가 어떻게 생겨 지금까지 왔는지부터 시작해서 진정한 혁명가라고 불린 사나이 체 게바라까지 인류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들을 수 있었어요. 단답형의 단어들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머리에 담을 수가 있었어요.
그리고 읽는 내내 인류의 삶이라는 것이 '침략의 길'로 걸어왔지만 지금은 정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낄 수가 있었어요. 왜 세계사를 알고 역사를 알아야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읽으면서 침략을 행하는 강대국의 행보에 주먹이 저도 모르게 불끈불끈하게되 되네요. 자신의 배를 부르게 하기 위해 다른 이의 것을 빼앗는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게됩니다. 무참하게 다 빼앗겨서 역사속에서 사라진 나라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새삼생기고 말이죠.
책속에서는 총 6개의 길에 대해 시간적인 순서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계사의 장을 연 태고의 길, 세계의 틀을 만든 고대의 길, 세상을 뒤흔든 중세의 길, 세계로 뻗어 나간 대항해 시대의 길, 인류의 삶을 바꾼 근대의 길, 오늘에 이르게 한 근현대의 길.
" 현대인의 조상은 10만 년쯤 전에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신인이고, 그 신인이 세계 각지로 흩어져 각지의 현대인이 되었다는 거예요. 이 신인은 아프리카 동부에서 출연했기 때문에 이 설을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라고 해요. 현재는 이 설이 유력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 인류의 아프리카 탈출의 길 "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신기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저도 모르게 신이나서 들려주게 되더라구요. 아는 만큼 많이 보인다고 하더니 학창시절에는 잠만 오던 것들이 이제야 흥미롭게 다가오다니 신기합니다. 지금은 아직 책속의 이야기들을 다 제것으로 만들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다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불교, 크리스트교, 유대교, 이슬람교등 종교에 대한 것, 시험으로만 접했던 장미전쟁, 아편전쟁등을 쉬운 설명을 통해 알게되니 세계사도 소설처럼 재미있을 수 있구나를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역사와 세계사를 공부하게 된다면 이렇게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알려주는 책을 먼저 접하게 해줘야겠다고 느꼈어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찰턴 헤스턴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을 좋아하시던 아버지 덕에 모세와 같은 영화들도 많이 보았는데요. 지금 이 책을 읽으며 그때 보았던 영화 속 이야기들이 하나 둘 떠올라서 놀라기도 했어요.
그런 저를 보며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도 좋은 것들을 많이 접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다 기억을 하게 될거라는 생각에 말이죠.


"길따라 세계사"는 지루하지 않게 읽고 세계사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서 저처럼 역사에 초보인 분들에게 특히 세계사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강추합니다. 단답형으로 외우는 세계사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아는 것이 먼저라고 세계사 공부를 지질히도 안한 선배로서 말해주고 싶어요.
이 책은 딸아이가 좀 더 크면 꼭 읽어보라고 잘 간직해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