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스테이츠 - 1%를 극복한 사랑
체탄 바갓 지음, 강주헌 옮김 / 북스퀘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세얼간이'의 작가 체탄 바갓의 책이라는 것에 주저없이 집어들게 되는 책이었다.
발리우드하면 뭔가 굉장히 과장되고 우리와는 거리가 먼것 같이 느껴졌는데 체탄 바갓의 '세얼간이'를 통해 발리우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인도인들의 교육환경과 생활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에도 놀라게 된다.

이 책에서는 인도라는 한 나라이지만 지역감정, 인종차별, 언어장벽으로 큰 문화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 남인도 타밀과 북인도 펀자브라는 두지역의 남여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도판 '위험한 상견례'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다.

 

Two states 제목은 바로 남인도 타밀과 북인도 펀자브를 뜻한다. 보는 내내 우리나라의 전라도, 경상도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같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때만되면 빨랑과 노랑으로 확연하게 갈리는 곳. 실제 결혼도 전라도와 경상도가 결혼하는 비율이 지극히 작다고 하니 이 책의 내용이 전혀 낯설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Two states' 북인도 펀자브 남자 크리슈와 남인도 타밀 여자 아나냐가 대학원에서 처음만나는 장면에서부터 결혼후 2년까지의 모습을 차근차근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두 지역의 남녀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다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소재이긴하지만 크리슈가 아나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그녀의 부모님과 가족, 자신의 가족에게 진정으로 인정받는 결혼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조건 남여의 사랑을 위한 도피를 하는 것이 아니라 6개월동안 꾸준하게 아나냐의 집에 드나들며 장인과 장모, 처남을 위해 하나씩 해내는 일들이 감동적이다. 승진에 매번 뒤쳐지는 장인을 위해 며칠을 장인과 보내며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해주고 자존감을 잃어가는 장모를 위해 여러 사람앞에서 무대에 설 기회를 주는 모습. 처남을 위해 밤늦도록 과외 공부예습을 하는 이야기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다. 한 여자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가족까지도 사랑한다는 느낌에 참 멋진 남자다라는 생각이든다.


그런 크리슈에 반해 아나냐의 행동은 살짝 눈엣가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여성을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크리슈가족에게 크리슈가 보이던 만큼의 헌신없이 마냥 철부지처럼 굴고 다소 즉흥적인 모습에 두남녀가 살짝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아무도 저항하지 않던 불공평한 전통에 거침없이 맡서는 아나냐의 모습은 참으로 멋있었지만 크리슈가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다.

 

결혼이 두 연인의 사랑이 아니라 두 집안의 화합과 사랑이라는 것을 많이 보여줘준 이야기였다.
가부장적 아버지와 크리슈의 이야기는 가슴뭉클하게 했는데 인도의 아버지들도 우리나라의 아버지와 다를게 없음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크리슈는 자신을 억압하고 어머니에게 폭행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지만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알게되면서 화해를 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을 나오게 했다.
사람사는 건 어디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사실도 새삼깨닫는다.

 

체탄 바갓의 약력을 보니 작중 크리슈의 이야기와 너무도 닮아있었다. 체탄 바갓은 실제로 인도에서 태어나 델리 인도 공과대학과 아마다바드 인도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09년 국제투자은행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읽는 내내 인도. 남의 나라 이야기같지 않는 낯설지않음을 느낀다. 결혼을 앞둔 이들이 읽으면 더욱 공감하면서 내가 어떤 결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절실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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