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 <100만부 이상>팔린 화제작이라는 문구에 이 책이 무척 궁금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애독서, 나오키 심사위원으로 32년간 활동한 일본 문학계의 거장의 책. 미국 <Book of the year> 스피리추얼 부분 수상작이기도 한 책. 소개문구가 정말 거창하다못해 대단하다.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라는 궁금함으로 펼쳐들게 된다. "타력"이라는 단어를 사전을 찾아보니 "남의 힘"이라는 평범한 뜻과 "부처나 보살의 능력, 또는 그것을 자기의 성불의 힘으로 삼는 일"이라는 뜻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타력은 후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이 책은 100개의 작은 제목으로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만 '잡다한 발언'을 모아 수록한 것이다. "외톨이라는 소외감", "슬픔의 용량과 기쁨의 용량은 같다.", : 마음에 남는 것은 잊히지 않는다." 와같은 제목자체로 충분히 공감 할 수 있는 내용들도 있지만 "티끌처럼 작은 나를 초월한 우주의 파동","이단의 요염한 빛은 정통을 비춘다.","과연 아사하라의 영혼도 구원받는가"와 같은 다소 나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 같은 다소 모호한 이야기들도 접하게 된다.

 

"이전부터 막연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오늘날까지 나를 지탱하고 살아가게 해준 것은 무엇일까. 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대에 과연 믿을 수 있는게 있을까. 끊임없이 엄습해오는 일상의 문제들. 좋지 않은 몸 상태. 노화의 기미, 일과 관련된 여러 가지 어려움. 그리고 불안과 초조, 자기혐오와 쏟아낼 곳 없는 분노. 무력감과 체념.
그런 것들이 뒤섞인 '잡탕'같은 일상을 수십년이나 용케 지속해왔구나, 다소 기가 막히면서도 감탄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정말 끈질긴 존재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라고 시작되는 저자의 이야기에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자기혐오, 이유없는 분오, 무력감과 체념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런 불편한 것들을 벗어던질 수 있는 해법이 담겨있을거라는 기대도 한다.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입니다. 나 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자기 혼자 힘으로 했다는 생각은 얕은 생각으로 그 밖의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내 운명과 관계되어있습니다. "

 

저자는 자신의 불운과 불우함을 한탄하면서 보낸 20대를 돌아보며 '타력'이라는 감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고 한다.

노골적으로 말해 정직한 사람은 대체로 손해를 본다는 이야기, 노력이 보답 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는 당연히 착하고 순한 것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들은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데 오히려 걸림돌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상의 이치에 그건 아니잖아!라고 과감하게 말하는 타력의 이야기게 더욱 눈에 들어온다.

 

'불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때는 잠시 머리가 멍해져서 이해가 힘들었다. 하지만 소제목마다 한장 반의 짧은 이야기로 나만 그렇게 느끼고 있었나싶은 삶의 불합리함을 콕 짚어서 알맹이만 그대로 내뱉는 것에 놀라게 된다.
대부분의 마음을 치유하는 책을 보다보면 긍정적으로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라며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실천을 강요하는데 무조건 긍정적이 되라 강요하지 않고 부정적인 것도 발산을 해야한다는 말에 이 책에 더욱 공감가게 된다. 실현 불가능의 이상이 아닌 실천 가능한 공감가는 이야기들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기쁨과 희망에 가득 차 있다"라고 해봤자 아마 전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인생은 스스로 내던질 만큼 지독하진 않아"라고 하는게 그나마 와 닿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사는 것, 존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괴로움 많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절망도 해보고 고민도 해보고 겪어봐야 한다는 것도 되네이게 된다. 세상은 지독하게 살아야한다!

 

"바람이 불어왔을 때 나룻배의 돛을 내리고 앉아서 졸고 있다면 달릴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따라서 바람이 불지 않는 상태가 아무리 계속되도 꾹 참으며 주의 깊게 바람이 불 낌새를 기다리고, 하늘을 살피고, 또 바람을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타력'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한 이 문구가 주저앉아 있지 말고 힘내라는 위안으로 다가온다.

타력에 대한 저자의 근원적인 힘은 한번 읽어서 다 이해하긴 힘들 것 같다. 이 책은 가까이 두고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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