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BLOOD RED ROAD 블러드 레드 로드 - 모이라 영

 

책을 덮은 후에도 진한 여운이 남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요.

오랜만에 아주 진하디 못해 다음 권을 보고 싶은 설레임을 주는 그런 책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책상 위에 잠시 책을 뒀는데 남편이 하는 말 " BLOOD RED READ 피,빨간, 길. 뭐야 피철철 책 읽는거야?"

 

평상시 미스테리 추리물, 일본 소설. CSI같은 분야를 참 즐겨하는 저이기에 책을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저는 이런 분야를 참 좋아하지만 피철철 하드고어는 좋아하지 않아요.

이 책은 제목과 까마귀가 나오는 으스스한 분위기의 책표지와는 다르게 하드 고어가 아니에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까마귀도 참 멋지게 보이게 됩니다.

 

 


책의 두께도 상당합니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로 처음 봤을 때는 허헙!하게 되는데

막상 읽게되면 너무 빨리 읽어버려 "안돼! 조금 더 조금 더~ 이야기를 들려줘" 라고 하고맙니다.

 

 


이 책의 저자. 참 독특한 경력을 소유했습니다.

배우이자 댄서, 오페라 가수 등으로 활동하다 작가로 데뷔한 드문 케이스라 소개되고 있어요.

책을 읽다보면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는데요.

아마도 저자의 다양할 활동등이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콸콸 불어넣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이 '피철철'이라는 이야기냐고 물어와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에 수여하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고 말해주었는데요. 처음에는 피철철이라는 단어가 싫어서 대답해줬는데 이제는 수상의 이유에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등을 만든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 리틀리 스콧이 정식 출간 전부터

판권을 사들여 영화화 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글래디에이터급 영화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듭니다.

 

아쉽게도 이 책은 '더 스트랜드 3부작'의 첫번째 권이에요. 2,3권을 기다릴 생각을 하니 암담합니다!!

2권이 올 후반에야 나온다고 하니. 전권을 보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대부분의 책들이 시리즈로 이어지만 첫번째 권에서는 지리한 도입부가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가서 파바박 터뜨리는 형식을 갖추는데 이 책은 이 책 하나만으로도 완성도가 있네요.

처음부터 중간, 그리고 끝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멈추질 않았어요.

 

 


 

 

"루가 먼저 태어났다. 동지날, 해가 하늘에 낮게 내려앉을 무렵에

그 다음에 내가 태어났다. 두 시간 후에.

그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루가 앞장선다. 언제나 앞장서고, 나는 그 뒤를 따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옳은 거니까.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거니까."


 

열여덟살 주인공 소녀 '사바'는 황량한 사막과 같은 곳에 아빠,여동생, 쌍둥이 오빠 루와 함게 살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 하나  살지 않는 곳. 어쩌다가 행상들이 한 둘 지나갈 뿐입니다.

사랑하는 엄마는 여동생을 낳다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바'는 동생을 미워합니다.

자신과는 다르게 잘생기도 멋지고 뭐든지 다 잘하는 오빠 '루'만이 소녀 '사바'가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사람들에게 '루'가 납치를 당합니다.

'동지날 태어난 남자 아이'라는 비밀스러운 말만을 남긴채. 그들에게 아빠는 살해되고

동생과 단 둘이 세상에 버려진 '사바'는 그녀의 빛이자 희망인 오빠 '루'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납치 당한 가족을 구하러 떠난다는 소재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지만

'사바'가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생생하게 '피철철'이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자신이 존재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사바'는 동생 애미를 무척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만약 오빠 '루'가 아니라 '애미'가 납치 되었다면

이 기나긴 모험을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애미에 대한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사바'는

오빠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족의 사랑. 늘 거추장스럽게만 여기던 동생에 대한 끈끈한 혈육의 정을 찾습니다.

아마도 너무 어렸기에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이 살았다는 생각에 그렇게 미워하고

돌아보지 않던 동생. 그런 동생이 자신이 사랑하는 '루'와 똑같은 눈을 지녔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사바'는 죽음의 천사로 철장에 갖혀 글레디에이터에나 나올법한 싸움을 벌입니다.

상대와 싸워 세번 지면 철장 밖에 구경하는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살아야만 '루'와 '애미'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바'는 본능적 힘을 발휘해 싸움의 전사가 됩니다.

2,3권에 자세하게 나오겠지만 '사바'는 보통의 소녀가 아닌가 봅니다.

쌍둥이 오빠에 비해 아무것도 지니지 못하고 태어난 것 같던 소녀는 정말 강한 아이로 그려집니다.

연약하고 이쁜이 아닌 강하고 대담한 아주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잭'이라고 불리는 멋진 남자도 만나게 되는 '사바'

둘 사이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들도 솔솔한 읽는 재미를 줍니다.

세상에 오로지 '루'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바'에게 세상은 정말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성간이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루 말고 애미도 자신의 혈육이라는 것.

 

무뚝뚝하고 볼품없게만 보이던 소녀의 허물을 벗는 듯한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헝거게임도 그렇고 스노우 화이트도 그렇고 요즘은 전사의 매력을 가진 여인들이 인기가 있나봅니다.

가려림뒤에 숨겨진 강인함! 그런 것을 엿보는 매력이라고 할까요.

 

매력철철 '잭'과 이번 권에서는 사랑의 결실을 이루진 못하고 끝을 맺었지만

2권에서는 어떤 스릴 넘치는 이야기들이 있을지 무척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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