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 개천마리 기자 박상규의 쿨하고도 핫한 세상 이야기
박상규 지음 / 들녘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이게 다 엄마때문이다." 뭔가 원망섞인 것 같으면서도 고맙다는 표현이 묻어나는 이 제목때문에 이 책에 끌리게 되었다.

처음엔 포토샵기술이 대단히 발달된! 시점에서 보기 힘든 촌스러움을 풍기는 표지때문에 이 책이 난해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봐 살짝 걱정도 되었다. 그런데 왠걸! 저자 소개부터 완전 내스타일이야!를 외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 왠지 나만 모르고 있던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게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설렌다.

그리고 대충 읽어줄 수 없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시간에 정색하며 즐겨줘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오마이 뉴스의 기자이다. 청계산 보신탕집 '오작교'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내신 15등급이던 시절 14등급을 찍고! 학점도 2점대. 기자!라고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영어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이른바 모범생 학구파를 생각하게 되는데

오마이 뉴스의 '박상규'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학력사항을 지녔음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그가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님 덕분에 청계산에서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는 점,

그 아버지는 어린 그를 첩첩산중에 홀로 남겨두고 도박을 즐겼다는 점,

대학에서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었다는 점,

삼성전자에서 블루칼라였다는 점,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현재 함께 살고 있다는 점,

전국일주를 하면서 돈이 없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여행기를 올려줄테니

자신의 계좌로 돈을 붙이라고 한 점,

오마이 뉴스 기자 면접에서 영어 잘하는 경쟁자들을 죄다 물리치고 당당하게 합격한 점,

꼬린내나는 등산화를 즐긴다는 점,

공부에 시달리는 초등학생 조카의 학업을 방해한다는 점,

강원도 곰배령을 사랑한다는 점

 

책속에서 소개되고 있는 저자의 '팩트'인생기가 그는 당연히 기자여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생기지도 않는 외모의 저자를 사람들은 좋아한다고 지인이 하던데

책을 덮고나니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책은 박상규 오마이 뉴스 기자의 '팩트' 인생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 너무 심하게 까발리는 것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찌생각하면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될 수 있는 부모님의 이혼과 생활을 낱낱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문득 저자의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아실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적나라한 어린 시절을 고난이 지금 돌아보면 오롯이 그를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낮은 곳에서 바라보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펜을 들게 하는 원동력.

 

첩첩산중에 아버지와 홀로 어린 자신을 남겨두고 누나와 형만 데리고 떠난 엄마에게

왜 나만 두고 떠났냐고 물어보지도 못하는 저자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엄마와 허물없이 티격태격 간장게장 담근다고 바케스 한통을 들고 시장에 간다고

자신의 지갑이 털릴까 걱정하는 두 모자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정겹다.

 

학점은 비록 미달!이었지만 저자의 생각은 수준급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올바르다는 생각에 그의 이야기들에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의 이야기까지 짧막짧막한 주제의 이야기들로 담고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관과 철학등을 다 들여다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 일상의 소소함만을 담았다면 진한 여운이 없었을텐데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공고를 기피하는 교육현실, MB삽질이야기, 므흣한 첫사랑이야기, 지리산 곰배령,

취업까지 세상곳곳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오랜만에 멋진 책을 만난 것 같다.

이런 책을 만나면 누군가를 만나 꼭 책 속의 이야기를 주절 주절 나누고 싶어진다.

 

저자가 나중에 소설로 쓰고 싶다던 이야기를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어서 소설이 출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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