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족과 1시간 - 매일 만나는 행복한 기적
신인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4월
평점 :

가족과 1시간.
겉으로 평범해보이는 한 가족이 있다. 아빠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라는 말에 오랜만에 온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으려한다. 하지만 큰 딸아이는 학원에 가야한다며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도 않고 나가버리고 아들녀석은 컴퓨터에만 시선이 가있다. 엄마는 남편의 마음도 모르고 요즘은 무관심한 아빠가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되는 거라는 실없는 농담을 던진다. 그 뒤로 아빠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집에는 더이상 일찍 들어가지 않고 밖을 헤맨다.
서로가 서로에게 더이상 의지가 되고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가족이 되어가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책 속에서는 엄마,아빠,딸,아들의 시선으로 각각의 포커스가 맞춰져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걸 공감하게 되기때문에 더 이런 현실이 답답하게 와닿게 된다. 알고는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그런 답답함.
남편과도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봤다. 내가 아이들 공부시킨답시고 스트레스를 받고 두통약 먹고 버럭버럭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에게 나의 에너지의 99%를 쓰지 말라고 하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 50%만 아이들에게 쓰고
35%는 나에게 쓰고 10%는 자기에게 쓰고
나머지는 다른데 쓰라고.
그리고 나중에 나이들면 자기한테 50%써달라고. "
이 말을 들었을때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나도 책속에 나온 엄마와 다를바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덜커덕 들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과 남편, 나한테도 미안해진다. 뭘 위해서 사는건지에 대해 갑자기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오롯이 집중해있다가 나중에 후회한다는데 그 전에 정신을 차려야한다는데 그게 정말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알콩달콩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아이가 커가면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가족간의 대화도 사라지고 아이 사춘기도 오고, 경제적으로 버거워짐이 겹쳐서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어렸을때를 추억하면서 그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하게 된다고.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실감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가끔씩 딸아이가 초등사춘기를 겪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나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때면 아 이제 멀지 않았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가족과 1시간. 정말 짧아 보이는 시간이지만 실제로 1시간 동안 가족간에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가족도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같이 하는 시간엔 모여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하는 정도에 그치니까 말이다. 주말에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야외로 캠핑이며 나들이를 쫓아다니지만 이것도 돈과 체력이 뒷받침되야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책 속 아빠처럼 어느 한 순간에 확! 깨닫고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보려고 해본다고 어릴 적부터 차곡차곡 쌓아오지 않은 가족관계가 회복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가족간의 친밀함이 꾸준하게 지속되야한다는 생각한다. 그러기 위한 방법들이 이 책속에는 많이 제시되어있다. 모두 다 따라하기는 버거운 활동들이지만. 가족이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보는 것이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다. 무언 가를 같이 공유한다는 것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일테니까.
매번 피곤하다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마음을 기울이고 여유를 가지고 대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이번 주말에는 맛있는 도시락 싸들고 가족등산을 하러 가까운 동산에라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