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븐
장정욱 지음 / 책나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당신은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 행복한 순간을 가지고 있다는 뜻일테니까요. 반면에 어떤 사람에게는 이 질문 자체가 지독히도 되돌리기 싫은 끔찍한 과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때 내가 이랬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짊어지고 사는 삶을 살고 있을테니까 말이죠. 과거란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100%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사람의 의지대로 지우고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무의식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사람의 기억. 그것만큼 혼동스러운 것도 없을겁니다.

  

축하합니다.

귀하는 2027년 3월 18일부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헤븐(Heaven)의 테스터로 임명되었습니다.

 

"프로젝트 헤븐"은 그런 생각들을 2027년이라는 미래의 세계에서 돌아보게 합니다. 미래의 세계라고 해서 판타지에서 나올 법한 화려한 이야기들은 나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잔잔하게 느껴지는 미래세계였습니다. 2012년 지금부터 15년 밖에 지나지 않은 미래라 더욱 그런 느낌이 드나봅니다. 프로젝트 헤븐이란 자신이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를 다시 체험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사람들은 프로젝트 헤븐의 테스터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은 전혀 관심이 없는 '류찬'이라는 사람이 신청도 안했는데 테스터로 임명이 됩니다. '류찬'은 테스터로 임명되기 직전 경찰에서 잘리고 말죠. 그 이유나 류찬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서 더욱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무슨 일로 잘렸을까? 라는 생각해서부터 경찰과 관련된 사건인가?라는 의문까지 들게 되죠. 첫장을 넘기게 되면서부터 마지막까지 왜? 라는 질문과 무슨 사연일까라는 추측으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네요. 물론 제가 품었던 의문들은 모조리 물거품으로 남게 되지만 말이죠.

 

'프로젝트 헤븐' 가상의 공간에서 '류찬'은 '연'이라는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연'은 현실세계에서는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두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처지인데 프로젝트 헤븐에서는 걸을 수 있어요.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자신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기에 프로젝트 헤븐은 사람들이 누구나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공간입니다. '류찬'과 '연'은 이상하게도 '연'의 과거 속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꽃피워갑니다. 30일 동안의 두 사람만의 친밀함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면 좋았겠는데요. 그런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책의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달려가면서 두 사람의 결말이 아련하게 느껴지기엔 부족함이 있었어요.

 

가상의 공간을 체험하는 사람들의 과거만 들어갈 수 있는데 류찬과 연이 함께 같은 과거를 경험하게 되는 진짜 이유가 밝혀지면서 인간의 기억에 대한 진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있는 공간이 정말 진짜일까?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기억들이 거짓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저는 당연하게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실도 상대방은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경우를 보면 실제와 저의 기억이 100%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섬뜩하게도 다가옵니다.

 

내가 알고 있던 과거가 거짓일지도 모른다!!!

 

류찬과 연의 안타까운 결말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되버려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꼭 다음 이야기가 남아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버리게 되는 속도감있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책 표지와 디자인이 예뻐서 자꾸 자꾸 만져보고 눈이가는 책으로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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