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공지희 지음, 김지안 그림 / 글로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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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외규장각 의궤 반환 소식으로 들썩 들썩 하던 때 고려궁지를 찾았었답니다.

그런데 겉모습과는 또 다르게 너무나 관리도 안되있는 초라하게 보이는 모습에

너무도 실망을 했던 기억이 깊게 남아있는데요.

실제로 강화도에 가서 외규장각을 보고 무척이나 실망했었답니다.
반환되었다는 사실만 기뻐할게 아니라 제대로 알리고 지켜내야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굉장히 씁쓸했는데요.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이라는 책을 보니

더욱 더 안타까워지고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어집니다.

 

이곳이 바로 외규장각이 있는 "고려궁지"랍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고려궁지 그 안의 아주 작은 외규장각이었어요.
방송에서는 그렇게 떠들고 국가적 기쁨이라고 대대적으로 소개를 하면서

아! 이게 뭔가?라는 허탈함이 느껴졌다죠. 괜히 그때의 기분이 들어 흥분모드가 되네요.

안에는 책 안쪽 표지에도 그려져있는 의궤 속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내용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더랬죠.

아. 우리의 것이 드디어 반환이 되는구나 정도.

그런데 2002년 1월, 7월 두차례 전문가로 구성된 실사단을 파견했다는 사실에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님의 고생이 실감이 갑니다.

 

1978년부터 의궤를 해재하기 시작해서 1992년에 발표를 할때까지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눈뜬 장님으로 있었다는 사실에 굉장히 화가 나게 됩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그 시작부터 참여를 하고 알렸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박병선 박사에 대한 언급도 살짝 나오고 있었어요.

1975년 재불학자 박병선 박사에 의해 그 존재와 행방이 알려졌다.

이후 국내 학술단체와 정부가 중심이 되어 의궤의 반환을 추진하였다는 말이 나오는데

책에서 언급했던 바에 의하면

정부와 국내 학술단체는 서로 박병선의 공을 가로채기위해 급급했고

제대로된 반환 운동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점들이 참 한심스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직지에 대한 한국학자들의 태도도 마찬가지로 다가왔어요.

 

"여기서 포기할 수 없어. 내가 안 찾으면 내 조국의 위대한 유산이 세상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그냥 묻혀 버리고 말 텐데. 그래 해야한다.

내가 해야만 해. 꼭 밝혀내야만 해. " - 59page

 

"그런 고증은 서지학자도 못했는데, 당신이 어찌 그렇게 장담할 수 있어요?

당신이 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한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니, 우리 한국 학자들이 다시 보고

판단해 봐야겠어요. 그래서 그 사실이 맞으면 우리들이 한 것으로 합시다." - 68pgae

 

"글의 내용상으로는 연구는 한국의 서지학자들이 하고, 박병선은 서지학자들의 심부름을

한 모양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서지학자들은 박병선의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 직지 영인본에다 마치 자기들이 직지를 연구한 양 그대로 발표했다. " - 69page

 


프랑스국립도서관 직원의 자리를 잃으면서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

의궤를 해제하기 위해 날마다 도서관 열람실 같은 자리를 지켰을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홀로 외로이 쌓아온 외규장각 의궤 해제 작업 13년

그 긴 시간의 노력을 아직 보상받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 노력에도 아직까지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에 외규장각 의궤가 크게 다가오질 못하고

있는 모습에서 안타까움도 커갑니다.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이라는 책을 읽지 못했다면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를 그냥 국사책 시험에나 나오는 정도의 단어로

기억하게 됬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우리 것에 대한 애정, 노력들이 관심을 가지면 안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외규장각 의궤는 아직 100%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고 하네요.

프랑스가 외규장각 의궤를 한국의 것으로 인정하고 완전히 돌려주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아직은 프랑스 것으로 5년 동안 한국에 빌려주겠단든 단서를 달고 보내 주는 것이 무척 아쉬운데요.

반환이 아닌 대여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병선 박사가 어린이들에게 남겼다는 이 말이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 무엇을 하든 인내와 끈기를 가지세요.

시작을 했으면 끝을 보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소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 새겨들어야할 말인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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