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 개정판,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박완서 지음, 고정순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 휴이넘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故 박완서 작가의 글을 그녀의 짧은 글을 담아 놓은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책에서 처음 만나고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라는 책을 찾아들었었다. 그때 느꼈던 것들은 아! 정말 한편의 드라마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들의 모티브가 여기에 다 있었구나!라고 생각될 정도의 한마디로 말해 요즘에도 먹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특별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일상 속의 아픔과 고난 역경들을 잘 담고 보듬어주고 있는 작가의 글들이 공감이 많이 가고 참 마음에 들었었다.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지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던 중에 박완서 작가의 책들을 초중등 청소년 눈높에이 맞게 나온 책이 있다고 해서 "엄마의 말뚝"이라는 책을 얼른 찾아들었다.

휴이넘의 교과서 한국문학 "엄마의 말뚝"은 서울대 교수진이 내놓은 통합 논술 능력을 키우기 위한 책이라서 이제 곧 한국문학을 접하게 되는 딸아이를 위해 눈이 더 많이 갔다. 요즘은 수학 문제도 단순한 단답형이 안나오는데 생각하는 사고력을 키우는게 참 힘든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아주 필요한 것인데 이것 또한 그냥 아무책이나 읽는다고 길러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흥미위주의 책들만 찾아들었던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고 한국문학에 대한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확 깨버린 책이었다. 아이를 위해 읽었다가 오랜만에 책을 보면서 두번이나 눈물이 울컥나왔다. 초중등용의 청소년 눈높에에 맞게 나왔다고 해서 그냥 쉽게만 풀어놓았으리라 생각했는데 정서가 매마른 날 울리다니 박완서 작가의 글에는 사람을 푹 빠지고 잡아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엄마의 말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원한 고전이란 평을 듣는다.

중.고등학교 각종 교과서에 수록 되었고, 1981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평론가와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고 하니 내가 눈물을 흘린 것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지껏 한국문학 특히 교과서 문학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게만 느껴지고

공부라는 생각에 찾아들지 않게 되는데 딸아이에게 한국문학을 처음 접하게 해줄때

꼭 박완서 작가의 책들을 먼저 읽어보게 권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느낀 이런 감동들과 공감들을 내 아이에게도 똑같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故 박완서 작가의 글들을 살아생전에는 왜! 접하지 못하고

이제야 뒤늦게 접하게 되었는지 참 아쉽게도 느껴진다.

특히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던 점은 교과서 한국문학이 학생 독자들을 위해

지금가지 발표현 소설들을 쉽게 재미있게 고쳐 쓴 것이지만

박완서 작가가 직접 학생들을 위해 고쳐썼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냥 축약본 처럼 원본을 고친 것이 아니라 원 작가가 쓴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이제는 근현대사와 같은 역사에대해서도 접하게 되는데

요즘 아이들은 나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일제 강점기, 6.25전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환경도 그렇지만 시험이라는 한계에 많은 비중을

차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것들이 점점 아이들에게 과거를 잊게하고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공감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일본을 싫어하고 반감정을 가지는지 왜 6.25전쟁으로 빨갱이라 칭하며

분단의 아픔을 겪고 이산가족등의 문제가 나오는지 그런 것들을 아이들이

단편적인 사건으로만 접하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다.

요즘 신세대들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박완서 작가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

근현대사의 배경을 아주 드라마보듯이 리얼하게 접하고 그 소소하고

마음을 울리는 감정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좀더 일찍 학창 시절 이런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왜 책을 읽어라 읽어라 했는지를 이제야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된다. 무슨 책을 읽는지까지 이야기 해줬다면 이런 책들을

접하라는 것까지 이야기 해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내 아이들에게는 꼭 알려줘야겠다.


휴이넘의 교과서 한국문학 엄마의 말뚝은

논술대비 한국문학을 알려주는 책이라서 그런지

목차를 살펴보면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를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었다.

문학을 굉장히 어렵게만 생각하는 나에게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서 성인이 읽어도 문학을 어떻게 접하고

읽어야할지를 알려주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맨 뒷편을 살펴보니 박완서 시리즈 말고도

황석영, 박경리, 공지영, 조정래등 이름만 들어도 딱아는 작가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이 책들을 모조리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만화로 세상엿보기라는 부분에서 책 전반에 주제로 나오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엄마의 말뚝은 근현대사의 여성에 대한 시선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자는 가정일을 모두하고 공부도 안시키고

장손이라고 아무것도 안하고 대접받는 시대.

지금은 덜하다고 하지만 '남아선호사상'이 심하던 옛날의 상황을

요즘의 시선으로 이해하기란 힘들텐데 그런 것들을 아주 쉽게 풀어놓고 있다.

책을 읽고 생각을 넓히기란 쉽기가 않는데

알고 가자, 논술거리에서 '엄마의 말뚝'을 읽으며 생각해볼 것들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 할 거리를 넓혀주고 있었다.


중간 중간 들어가있는 삽화도 책을 쉽게 읽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한국문학에는 요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어서 읽기가 수월치는

않은데 휴이넘의 엄마의 말뚝은 초중등 학생들이 읽기에도 아주 편하게

볼 수 있게 쓰여진 것 같다.

'엄마의 말뚝'은 총 3편으로 이루어진 연작형 소설인데

각 편마다 선생님과 나누는 작품이야기로 작품해설을 담고 있어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을 갖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어떤 생각을 갖는지 내가 미쳐 생각지 못한

작가의 생각들을 놓친 것들이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책을 읽는

한 재미라는 생각에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

책을 덮고나면 엄마,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오랫동안 잠기게 된다.

'엄마의 말뚝'에는 가난과 시골의 무매한 사고로 남편을 잃은 어머니가

두 자식을 데리고 서울로 상경해 모진 고생을 하며 자식들을 키워온 이야기가

8살 딸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2,3편으로 이어질 수록 일제강점기에서

6.25전쟁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8살 딸아이도 성장하고 어머니도 나이가 든다.

이 책한권으로 우리의 근현대사를 다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에서도 사람들은 살았고 그 속의 일상들을 소소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여자, 특히 어머니라면

내 딸아이와 내 엄마를 생각나게 할 것 같다.

"딸아, 괜찮다 괜찮아. 그까짓 몸 아무 데 누우면 어떠냐, 너희들이 마련해 준

데가 곧 내 잠자리인 것을......."

유언대로 해주지 못한 딸자식을 위해 죽어서까지

이름 석자로 위안을 주는 어머니.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을 '엄마의 말뚝'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박완서 작가의 다른 휴이넘 책들도 어서 찾아들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