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 -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이영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 - 와이즈베리

여지껏 정말 많은 육아서들을 읽어왔지만 오늘 읽은 이 책만큼 공감가고 거침없이 다가온 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기다리는 부모가 아이를 꿈꾸게 한다는 소소한 제목으로 표지까지 특이하지 않은 잔잔한 분위기여서 기존의 육아서와 별반 다를 게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먼저 가지고 읽었는데 정말 기대이상이었어요.

기존의 육아서들은 다 저리가라할만큼의 감흥과 깨달음을 주고 공감하게 하고 앞으로 우리 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의 자녀들은 이른 바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눈이 갑니다.

이른 바 육아서라함은 저자의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갔거나 사회적 성취를 해야 출간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상식을 철저하게 깨버렸지요.

저자는 "아이가 어느 대학 다녀요?"라는 질문에

" 아이는 자신의 꿈을 찾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 라고 대답한다고 해요.

그리고 큰 아이는 동생에게

" 공부의 목적이 대학 입학이 되어서는 안돼. 정말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준비와 과정으로서의 공부여야 해." 라고

말한다는 대목을 보고 그래! 아이는 바로 이렇게 키워야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 나는 좋은 엄마이기보다 행복한 엄마, 행복한 아이들의 엄마이고 싶다. "라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요. 제가 평상시에 계속 생각하고 추구하고 있던 것들을 저자는 실천하고 이뤄가고 있더라구요.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내가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어요. 돈을 떠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 자체가 아주 행복한 일일텐데요.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이겠죠. 좋아하는 것에서는 또 열심히 일하게 되니 그 분야에 최고가 되기도 할테구요.

왜 어릴 때 그런 것을 몰랐을까 남들하고 똑같이 앉아 똑같은 목표=대학이라는 것에만 집중해서 살아왔을까 멋진 학창 시절을 보내지 못했을까라는 후회도 밀려오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런 삶을 살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행복한 가족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짓인지... 영어유치원에 과외에 공부에 열을 올리기 바빠있는 아이들의 틈사이에서 우리 아이들이 특이해지고 이상하게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해서도 걱정이 자리잡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런 불안이나 걱정들을 어떤 식으로 보안하고 해결해야하는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실제 저자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어서 이론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항상 언제든 아이들에게 비상구같은 존재가 되어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였던가를 되돌아보게 되요. 가장 힘들고 지칠때 사건이 터졌을때 학교에서 혼날 일이 생겼을때 엄마가 알게되면 큰일나는 존재가 아니라 말하고 싶고 찾게 되는 존재인가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건 아닌것 같아요. 얼마전 아이가 받아쓰기 시험에서 50점을 맞았다면서 울면서 오더라구요. 아마도 제가 혼낼거라는 생각을 해서 미리 운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공부를 안시킨다하면서도 낮은 점수를 가져올 때 보이는 저의 행동이 아이를 울게 만들었겠죠. 아주 많이 반성이 되면서... 아이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봤어요.

아이의 꿈을 대신 꾸려 하지 말자고!!!

그런데 저자가 아이를 그냥 놀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화장실에 아이를 위해 바닥에 나무판을 깔고 한쪽면에 아이를 위해 그림 낙서판이 될 칠판을 달고 영어 문장들을 외워 암기력 테스트를 하고. 학원만 보내지 않았을 뿐이지 가만히 살펴보면 엄마표로 열심히 요리도 하고 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여행도 가고 영어도 공부하고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했던 것 같아요.

아이를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고 북돋아주고 같이 하는 것들이 보였어요.

그것이 진짜 힘들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 책에서 참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책속의 이야기 책밖의 내 생각" 이었어요.

좋은 책들을 소개해주고 관련된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요.

동화책에서부터 소설, 육아서까지 40권정도의 책과 같이 이야기가 실려있는데요.

정말 좋은 책들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어요. 하나하나 체크해가면서 저도 소개된 책들을 하나씩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책의 저자는 다음 블로그(모성애결핍증 환자의 아이 키우기)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부모들과 자녀교육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고 하네요. 네이버밖에 관심이 없어서 다음은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한번 찾아가봐야겠어요.

그리고 저자는 현재 중학교 과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들을 대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이런 선생님을 학창 시절에 꼭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해봅니다. 10년이 넘는 학창시절동안 존경할만한 은사가 한분도 없다는 사실도 정말 불행한 일이네요.

아이들과 동화책을 그냥 보지 말고 겉표지 안쪽의 빈부분을 이용해 발이나 손도장을 스탬프로 찍고 아이와의 일이나 책에 대한 기억을 적어두라는 것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책을 그저 깨끗하게만 봐왔는데 왜 그랬나싶네요. 이렇게 아이의 추억이 남겨있으면 정말 소중한 책이 될텐데 말이에요. 이제부터는 책을 아이만의 것으로 만들어줘야겠어요.

맞벌이부부로 일해서 저녁식사를 놀이터에서 사온 음식으로 먹기도 하고 저녁식사 후에 무조건 산책으로 일상의 박물관을 만든다는 저자의 말에 정말 많이 반성하게 되었어요. 전업주부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뭔가 제대로 해주지도 못하면서 밍기적 밍기적 대고 살았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아까 저녁에는 책을 보고 필받아서 두 아이를 데리고 집근처에 마트로 괜히 한번 나가봤네요. 늘 가는 곳이었지만 왠지 아이들을 한번 더 안아주고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도 더 많이 하려하고 자연스럽게 되더라구요.

이런 일상이 계속되면 저도 좋은 엄마는 못되더라도 행복한 엄마, 행복한 아이들의 엄마는 될 수 있겠죠!!

행복한 가족은 역시 엄마하나의 생각만으론 불가능하다는 것도 저자의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어요.

저자의 남편은 맞벌이라는 이유로 주말에 잠만보라 불리는 잠만자는 아내를 뒤로 하고 아이들과 시장을 보고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답니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그런 남편에게 " 아범아, 뭐든지 네가 해라. 어미 직장 다니느라 바쁘니 서로 돕고, 조금이라도 힘든 일은 아범이 하거라."라고 한다네요. 와... 정말이지 무엇보다 눈이 띠용하고 뛰어나오게 만듭니다. 이런 것들은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 노력과는 무관한 일인 것을...

장애인에 관한 이야기, 양성평등에 관한 이야기, 아이들 언어와 영어 교육, 일기쓰기, 독서록 지도방법에 관한 이야기등 책 속 소개된 책들의 권수만큼이나 정말 다양한 읽을 거리들과 유익한 정보고 가득했어요. 그 많은 책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간직한 저자도 참으로 부럽네요. 그리고 아이들을 기다려주기 위해서 엄마는 가만히 지켜만 보는게 아니라 물아래의 오리발처럼 엄청나게 공부하고 배워야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내일부터 아이들만 영어열공시킬게 아니라 저도 영어열공을 해야겠다고 결심해봅니다. 저도 이제 공주! (공부하는 주부)가 되야겠어요.

나는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써 넣는

장래 희망 칸에 직접 내 희망을 쓴 적이 한 번도 엇다

검사, 라고 엄마는 엄마의 장래 희망을

나 대신 쓴다

......

- 125 page "장래희망" 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속의 내용들을 하나 하나 담아서 실천해서 꼭! 나의 소중한 두 아이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의 희망 칸에 직접 자신의 희망을 멋지게 쓰게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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