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여행 - 네가 원한다면, 그곳이 어디든
박선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일곱살 여행



여행이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 책이었어요.

숫자도 열밖에 세지 못하는 7살 딸아이와 마흔 세살의 엄마가 단 둘이 80일간의 세계여행을 떠답니다!!

정말 멋지죠! 우리 신랑은 이 책을 보더니 세계 여행이야기? 왜 그런걸봐 가지도 못하는데... 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엄마랑 딸이서 둘만! 세계여행을 간거래라고 말을 하니.

그럼 남편은 회사다니면서 돈벌고?라는 말이 바로 나오더라구요.



그렇죠! 평범한 가정 주부라면... 남편을 80일이나 방치?하고 딸과 함께 80일!의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가 않을거에요.

몇 년동안 아이의 사교육비를 줄이고 여행적금!을 들면서 오랫동안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도 그 화살이 저에게

돌아올 것 같네요. 저도 책을 보면서 왜! 나는 결혼 생활 10년동안 아이를 위한, 가족을 위한 여행적금을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까하고 말이죠. 제 나이 아직 마흔도 되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모아서

여행자금을 턱 하니 남편앞에 두고 싶은 희망이 생깁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였기에 가능했던 이야기겠죠.

젊은 시절 여행에 '여'자도 몰랐던 저에게는 정말 활동적인! 저자에게 감동했답니다.

근접할 수 없는 부러움과 존겸심이 생기더라구요.

직장생활도 20년이나 몸담았고 이제 쉴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회사를 과감하게 때려치고!

딸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생각했다는 자체가! 대단해보입니다.

그리고 어릴 적 꿈을 결혼을 해서 애를 낳아서도 잃지 않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말이죠.



이 책을 보면 '여행기'이지만 그것보다 딸아이와의 여행을 하면서 아이는 정말 이렇게 키워야한다!라는 것을

실감나게 느끼게 해준 것 같아요.

학원에 아이를 밀어넣어 넣고 학교 성적 1점 10점 올리는게 절대로 중요한 것이 아님을 말이에요.



일곱살 손양은 영국, 이집트, 터키, 그리스, 독일을 다니면서 여행전문가!인 엄마보다도 훨씬 더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어도 못하는 아이가 용감하게 1파운드만 들도 가게로 가서 잔돈과 우유를 사오는 모습을 보면서!

아 아이는 정말 이렇게 키워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양도 여행을 떠나기전에는 굉장히 수줍음도 많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니었다고 해요. 하지만 여행을 하며

세상 곳곳의 여러사람들을 만나면서 달라졌다고 하네요.

정말 내 아이가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손양은 여행을 다니면서 스스로 터득을 했더라구요.

그런 모습에 이 여행이 무척이나 부러웠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가 만약 손양의 엄마였다면

과연 이렇게 할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손양의 엄마는 냉정?하게 보일 정도로 손양을 강하게 그리고 올바르게 키우더라구요.

그런 엄마이기에 이토록 손양을 멋진 아이로! 키우게 했을텐데요.

정말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손양처럼 되도록 바라기 전에 내가 손양의 엄마처럼 변해야한다는 것을 말이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또래의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How old are you?"라고 물어보고

한국어로 "나랑 놀래?"라는 말을 건네며 스스럼없이 친구를 만들어버리는 손양을 보면서

영어는! 이렇게 배워야하는거야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거창한 영어가 아니라 친구를 만드는 영어. 그런게 진짜 영어인데 말이에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고 다가오게 만드는 손양.. 처음부터 끝까지 손양이 크면 정말 뭐가 되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아이를 위해서 공부!를 시킬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들어야겠다!는 당연한 생각도 하게 되구요.



7살 손양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보는 것들이 무엇이 중요할까요!

손양이 여행을 마치고 난 후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뭐하러 기억도 하지 못할 여행을 하냐고 물어온다고 해요.

하지만 손양과 저자에게는 외국의 풍경과 박물관, 화려한 문물이 기억에 남는게 아니었어요.

여행후에는 사람들. 그곳에서 만났던 따뜻한 사람들,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 자신들을 솎여먹던 사기꾼들

정말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한층 더 성장한 것 같아요.



이게 여행의 진짜 이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흔히 여행을 가면 멋진 풍경과 맛난 음식을 먹고 기억한다고 하지만 가만히 기억해보면

누구와 함께 했었는지 누구와 무엇을 했던지 그런 기억들이 차곡 차곡 모아져서 여행의 기억으로 쌓이는 것 같아요.

여름에 떠났던 캠핑에서 저는 유독 생각하는 것은 아주 추운 새벽 텐트안에서 아이들 가운데 두고 잠을 자는데

남편이 제 손을 꼬옥 잡아주는 기억이에요. 아직까지도 그 따뜻함과 사랑이 느껴져요.

물론 경치도 좋고 물도 흐르는 멋진 곳이었지만 그런 것들보다 아이들과 젖은 뗄감에 눈물을 질질 흘렸던 것,

호일을 감지 않아서 고구마를 다 까맣게 태워먹은 것,

의자에 앉아서 넷이 두런 두런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던 것.

그런 일들이 제일 많이 생각나거든요.



책 속 손양도 여행 후에 가끔씩 여행 중에 있었던 엄마와의 추억들을 이야기한다고 적혀있었어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무서움 속에서 엄마가 차에 다녀왔을때 기다리면서 무서웠지만 돌아온 엄마를 보면서

기뻤다는 그런 내용들이 아마도 아이에게는 평생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을 말이죠.



여행이 좋은 곳! 멋진 곳!에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 지.

그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과는 어땠는지 그런 것들이 많이 남고 여행이 된다는 사실. 새삼 깨닫게 되요.



손양과 엄마가 여행을 가면서 해외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면 어쩔라구 그랬을까!

아빠를 왜 안데리고 갔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해봤어요.

저는 가족이 누구 하나 빼먹고 여행을 간다는 걸 아예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그렇게 둘만의 여행으로 아마 이 가족은 둘도 없이 사랑하게 되고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봐요.

집으로 돌아가는 공항에서 과연 남편과 아이, 아내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떠올려봅니다.

감동의 상봉이었겠죠!!

여행 내내 아이와 엄마의 남편을 향한 그리움도 묻어나는데요.

그런 것들을 보며 남편도 많이 그립고 사랑이 커졌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전 아이들과 둘만의 여행은... 상상하기 싫으네요.

예전에 거제도에서 부산으로 갈때 남편은 회사에 있고 아이들과 저만 배를 타고 간 적이 있는데요.

와!!! 정말 죽는 줄알았어요. 둘은 멀미를 하고 저는 긴장해서 배에서는 안했는데 내리고 나니 택시에 타자마자 멀리를 했거든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아이와의 여행이 어떤 힘든 고난이 있다는 것을 미리 경험했기에~



정말 운이 좋게도 손양과 저자는 세상의 곳곳에서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나요.

손양은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구요.

세상의 여러 사람으로 부터 사랑을 받았던 손양은 그만큼 남을 차별없이 국경없이 사랑하게 되리라는 것이 보여요.

그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나면 세상이 달라보인다고 하는 것이겠죠!



손양과 엄마가 이상적인 여행만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저자는 보통 엄마처럼 여행을 박물관답사!라는 이유를 달아서 아이와 정해진 코스로 꼭 하려고 했고

아이는 그것보다 놀이터에서 새로운 외국의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했죠.

정말 지극히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살짝 질투가 커지려던 제 속마음이 약간 달라지기도 했어요.

저자도 시행착오를 거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일뿐이구나 하고 말이죠.



시행착오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행에서는 아이와 여행을 가면서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해서

리얼하게 알려주고 있네요. 부모들은 꼭 아이와 여행을 가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하죠.

그곳의 문화를 접하게 해주려고 하고 학교시험에 나올 것 같은 것들, 역사에 대해서 마구 집어 넣으려고 하죠.

하지만 그런 것이 여행의 참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


목적지에 집착하는 여행은 흐르는 강물에 발만 살짝 담그는 것인데,

목적지를 벗어나는 여행은 강물에 풍덩 들어가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부드러운

물살에 온몸을 맡기며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일곱 살 손영이 내게 가르쳐준 여행의 방법이다.



여행을 하면서 아이와의 대화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말도 없이 사라진 손양을 엄마는 손자국이 선명해질 정도로 엉덩이에 손을 댔다.

하지만 아이는 잘못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아이의 행동이 위험했다는 사실을

듣고 스스로 깨달아 엄마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내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아이를 온전하게 하나의 사람~으로 대해줘야한다는 것을 다짐해본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줄 아는 손양.

정말 멋진 아이였다.

내 아이가 이렇게 클 수만 있다면 정말 남편을 떼어놓고! 여행적금을 부어가면서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남을 배려하고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라는 것도 일부러 말하지 않아도 여행을 통해서

손양을 배웠다.



"엄마, 아프리카 친구들 말고도 이집트에도 가난한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참 고마워요.

나를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게 해줘서 엄마에게 고마워요."


아이에게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이런 것이 아닐까!



일곱살 여행!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아이와의 재미있는 여행!을 생각했었는데

정말 인생여행을 제대로 한 손양과 엄마의 모습에 감탄을 하게되었다.



손양과 엄마의 대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일화가!

멋진 세계여행의 훌륭한 유적지를 구경하고 소감을 적은 것들보다 훨씬 감동적이었다.



이게 여행이다!!



나도 아이와의 여행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여행적금!!이라는 것들 들어야겠다. 당장!!

아이들아! 십년만 기다려다오! 십년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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