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 김제동 (위즈덤경향)

 

이 책 한참 유명했는데 뒤늦게 지금에야 만나보는 것 같다.

이 책은 2010년 2월부터 저자가 경향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김제동의 똑똑똑’의 인터뷰를 엮은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25인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내고 있다.

 

1. 이외수(소설가) - 연예인이건 작가건 시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2. 정연주(KBS 전사장) - 지금의 힘든 경험은 미래를 위한 축복일 겁니다
3. 김용택(시인) - 내 아이 귀하면, 다른 아이 귀한 줄도 알아야죠
4. 고미자(제주 해녀) - 어머니 제주를 그대로 살려두세요
5. 엄홍길(산악인) - 산이 놓아주질 않네요. 산에 보답하며 살래요
6. 박원순(변호사) - 역사의 바른 편에 서 있는 지금 제 자리가 좋아요
7. 정재승(과학자) - 공동체 이익을 대변하라고 지식인에게 권력을 준 거 아닌가요?
8. 홍명보(올림픽축구대표감독) - 수비수처럼 제일 뒤에서 경기장을 지켜주고 싶어요
9. 고현정(배우) - 연예인은 광대, 대중은 귀족이지
10. 강우석(영화감독) - 조롱, 풍자, 공감이 어우러져야 인간적인 영화죠
11. 이정희(민노당 대표) - 진보가 분열됐다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래요
12. 김C(가수) - 아티스트로서의 자뻑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지
13. 남경필(한나라당 의원) - 군대 가고, 세금 내고, 법치를 해야 진짜 보수죠
14. 안희정(충남도지사) - 이제 국민들은 다 알아요. 어떤 대통령이 좋은 건지
15. 양준혁(야구선수) - 땅볼이라고 뛰다 말고 돌아오는 거, 난 인정 못해!
16. 설경구(배우) - 작품 속 인물이 찌꺼기처럼 남아서 늘 괴롭혀
17. 조정래(소설가) - 대기업이 잘돼야 잘산다는 건 잘못된 교리입니다
18. 황정민(배우) - 예술은 밑바닥 비주류의 힘으로 진보하는 거라구
19. 정호승(시인) - 인간에 대한 믿음을 버리면 안 돼요
20. 소녀시대 수영(가수) - 스물두 살 철부지이고 싶은데, 세상이 용납하지 않아요
21. 최일구(MBC 앵커) - 문턱을 낮춰 사람들을 끌어안는 뉴스를 전하고 싶어요
22. 문용식(나우콤 대표) - 상식적으로 얘기하는 게 좌빨이라면, 좌빨하고 말죠
23.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예술은 거리로 나오기 전에 어두운 곳부터 밝혀야죠
24. 나영석(KBS ‘1박2일’ PD) - 거칠고 투박한 감성 포장하지 않을래요
25. 신영복(성공회대 석좌교수) - 길은 누가 여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가야 생겨납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25인이 모였지만 김제동이라는 인물이 만나 서로 융합되고 어울린다는 느낌. 그들도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미처 내가 모르고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는 계기가 된것 같다. 정치에는 완전 무관심한 나. 거의 방관자의 수준이지만 민노당대표, 한나라당 의원, 유인촌까지 정치색이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곳에서 잠시나마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25명의 사람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누구와 옆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 그런 사람이 김제동인 것 같다. 정치적 성향을 보였다고 여기저기서 눈길을 받아 힘든 일을 겪고 있지만 김제동이라는 사람의 이런 매력까지 밟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소박한 외모만큼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는가보다. 그러니 제 집에 아무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도 허락하는 사람인가보다...

 

조정래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서 아직까지도 태백산맥을 읽어보지 못한 내가 올해는 기필코 태백산맥을 꼭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

예전에 신영복 교수님과 대면했을때를 떠올리게 되면서 그때 책사서 싸인을 받아둘것을!!!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 책. 교수님이 이렇게 유명하신지는 그때는 정말 몰랐다. 바보같이도. 후회막심!

저자의 텔레비젼에 보이는 모습은 정말 100% 리얼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준 책.

어느 방면에 내놓아도 누굴 만나 부딪히더라도 머리에 든것이 많아 가슴에 든 것이 많아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

어느 프로에서인가 지인이 김제동에게 하는 충고. 트위터를 통해 여러 사람과 소통할 생각말고 한사람하고 제대로 소통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해서 약간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25인의 인터뷰는 깊숙한 내면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다. 5-6장 정도의 분량으로 한 인물과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그 사람의 매력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정도였다. 앞으로 계속 궁금해지게끔 만드는 효과는 톡톡하게 한 것 같다.

그 중 내 마음에 가장 와닿는 인터뷰는 시인 정호승님과의 만남이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중에서

 

인터뷰중 정호승 시인의 말 : 그 시는 50대 초반에 썼어요. 당시에 제 친구 하나가 저를 붙잡고 외롭다고 하더군요. 집사람이나 자식, 친구, 직장에서도,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건 당연한 거라고. 외로움이 인간의 본질인데 괴로워하면 곤란하다고, 인간이기 때문에 외롭고,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그런데 그 말 한마디가 결국 나 자신에게 한 말처럼 느껴지더군요.

 

이 몇줄의 글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말이 계속 마음속에 울린다.

내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내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동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내 마음을 울릴 감동적인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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