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으로 2010년 베스트셀러, 추천책을 검색하던 중에 찾게 된 책 중에 하나이다. 재미있는 책을 고를거라면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는 베스트셀러를 골라도 무난하겠다 싶었지만 요즘은 그런 인기!있는 소설말고 오래된 소설, 신간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아 이 책 정말 재미있었어요! 괜찮았어요. 읽어보길 추천해요라는 진실된 말을 듣고 책을 고르고 싶었다. 인기있는 신간이라고 읽었다가 뒤통수를 몇번 맞은 기억이 있기에 남들이 다 재미있다고 한다고 나에게 꼭 재미있고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참 별종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림슨의 미궁'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사악한 인간의 본성. 배신하라, 여기서 살아남고 싶다면! 표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사람이 극한에 몰려있을 때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되는지 아주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다가간 책일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이런 스토리의 대부분의 흐름이 비슷해서 일까? 예상을 벗어나거나 하는 결말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너무도 생생하고 치열한 생존싸움에 속이 느글거리기도 하고 불편해지기도 한다. 읽는 내내 영화처럼 주인공들의 행동과 긴박함, 배경들이 머리속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 같아서 지루함없이 단번에 읽게 된다. 크림슨 Crimson의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진홍색, 새빨간 붉은 색을 의미한다고 한다. 제목이 크림슨의 미궁인 이유는 크림슨 빛(심홍색, 핏빛) 황무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크림슨의 미궁'을 보면 영화 '10억'을 많이 떠올린다고 한다. 제로섬 게임, 게임의 승자는 1명! 이라는 소재가 똑같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내가 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을 죽여야한다는 것이 10억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크림슨의 미궁은 9명의 일본인이 미지의 장소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겨지게 되고 제로섬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후지키 요시히코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다. 40세의 나이로 젊은 시절에는 대기업 증권회사에 일했지만 회사가 망하면서 실업자가 되고 노숙자까지 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 그도 이 9명 중에 한명이다.

 

 책의 시선은 이 남자가 중심이 되어 이끌어간다. 회사에서 쫓겨나기 며칠 전 이남자의 아내는 집안의 있는 통장과 카드,도장을 훔쳐서 달아난다. 그리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아주 비루한 삶을 살아간다. 삶의 의욕도 없이. 그런데 이 이름모를 오지에 누가 그런 건지 이유도 모른채 남겨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의욕을 불사른다. 살아남아야한다. 살아남으면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 제대로 된 삶을 살것이다. 열심히!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며 살지 않았는가 하는 후회를 할수가 없다고한다. 이 책에서 주인공 후지키 요시히코를 통해서 인간의 좁은 시야를 당해보지 않고는 겪지 못하는 내면성을 찾아볼 수 있다.

 

 9명의 사람들은 동,서,남,북이라는 서로 다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눠진다. 정보,호신,서바이벌, 식량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미래는 달라진다. 생존여부가 달려있다. 주인공은 다른 8명의 사람들과 달리 굉장히 도덕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기도 하고 다친 사람들 도와준다. 나머지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이기보다는 크림슨 빛 황무지를 빠져나가는 선택을 한다. 나머지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일 것이다. 나만의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람말이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에 쳐했다면 내가 주인공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그건 솔직하게 장담하지 못하겠다. 살아남기 위해 지독하고 냉혹한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벙글벙글'은 실제 호주에 존재하는 곳이다. 그리고 나오는 동물들과 호주 에버리진의 이야기들과 전설들도 아주 흥미롭다. 허구의 배경속에 진행된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더 끌리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류의 소설을 보면 참혹하리만큼 잔혹한 인간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들을 보면서 세상에 인간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없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다. 등꼴이 오싹해질만한 소재다. 마지막 결말이 확실한 끝을 맺고 있지 않고 있어서 주인공의 앞날이 더욱 궁금해지고 여운이 많이 남는다.

 

 제로섬 게임의 삶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더욱 열심히 살아야할텐데... 나도 한낱 인간인지라 깨닫지 못하고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